마이크로소프트·에릭슨 주도, 디지털 신뢰 위한 글로벌 기술 연합 출범

마이크로소프트와 에릭슨이 주도하는 15개 기업의 연합이 ‘신뢰 기술(Trusted Tech Alliance)’을 출범시켰다.

2026년 2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합은 기술이 어느 나라에서 개발되었는지와 관계없이 안전하게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5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연합 출범은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 저장 위치와 기술 공급망의 신뢰성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첫 조직적 시도로 평가된다.

출범 시점의 핵심 배경으로는 미국의 고립주의적 무역·안보 기조가 부각되면서 유럽과 아시아에서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을 들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각국 정부가 미국 및 기타 해외 공급업체에 대한 디지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규제와 국내 투자 전략을 검토하게 만든 요인이다.

연합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에릭슨(Ericsson)을 필두로 총 15개 기업으로 구성됐다. 참가 기업으로는 앤트로픽(Anthropic),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알파벳의 구글(Google), 인도의 릴라이언스 지오 플랫폼(Reliance Jio Platforms), 핀란드의 노키아(Nokia), 캐나다의 코히어(Cohere), 일본의 NTT, 독일의 SAP 등이 포함된다.

연합이 제시한 다섯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강력한 기업 거버넌스, 둘째 윤리적 행동, 셋째 안전한 기술 개발, 넷째 공급망 전반에 대한 글로벌 보안 표준 준수, 다섯째 개방적 디지털 환경에 대한 지원이다. 이 다섯 원칙은 연합 참여 기업들이 기술을 제공하고 운영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으로 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브래드 스미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정부와 국가들이 기술 국경을 강화하고 자체 디지털 주권에 더 중점을 두려는 압박을 느끼는 시기다. 우리 기업들은 신뢰의 정의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이 높은 기준을 함께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에릭슨 CEO 보리에 에크홈은 “주권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다. 이 지구상에 단독으로 완전한 주권을 가질 수 있는 나라는 없다”라고 말했다.

연합 참여 기업들은 이 원칙들을 준수한다고 자체 인증(self-attest)할 예정이며, 원칙에는 독립적인 평가를 포함한 조항도 포함됐다. 즉 각 기업이 자율적으로 원칙 준수를 선언하되, 외부의 별도 평가를 통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해 둔 것이다.

연합의 구성원들은 통신·연결성(connectivity),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반도체,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브래드 스미스는 연합의 성공 기준에 대해 “국가들이 기술 문제로 갈라지는 현 추세에 우리가 제시하는 것이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 디지털 주권과 자체 인증

디지털 주권은 한 국가가 자국의 데이터, 정보통신 인프라, 디지털 정책을 스스로 통제·관리하려는 개념이다. 이는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고 누가 접근하는지, 기술 공급망의 출처와 보안성에 대한 통제권을 의미한다. 자체 인증(self-attestation)은 기업이 외부 기관의 강제적 인증 없이 스스로 기준 준수를 선언하는 방식으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연합에서는 별도의 독립 평가 조항을 포함시켰다.

정책적·경제적 함의 분석

이번 연합 출범은 국제 기술·경제 질서의 분열 가능성에 대한 민간 부문 차원의 대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국가 차원의 기술 보호주의가 확대될 경우 기업들은 다국적 공급망 재구성, 현지화(localization) 전략 강화, 복수 공급선 확보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려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 비용 상승과 관련 제품·서비스의 가격 상승 압력이 존재할 수 있다.

둘째, 연합의 원칙이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될 경우, 참여 기업들은 보안·거버넌스 비용을 선제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규제 불확실성 감소와 시장 접근성 개선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와 AI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해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규제 충돌로 인한 사업 리스크를 완화할 여지가 있다.

셋째, 비회원 기업이나 특정 국가의 공급업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시장 진입 장벽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연합이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공급자는 공공조달이나 민간 대형 고객사 입찰에서 불리할 수 있으며, 이는 기술 경쟁 구도의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

넷째,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연합 참여 기업들의 거버넌스·보안 관행 강화가 장기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단기적 비용 증가로 인해 이익률에 대한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이러한 비용 구조 변화와 연합의 실질적 영향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실무적 시사점

기업 경영자와 정책결정자들은 이번 연합의 원칙을 자사의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보안 표준 강화, 공급망 투명성 확보, 독립적 외부 평가 수용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성 제고와 규제 대응 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각국 정부는 연합의 활동을 주시하면서 국내 산업 보호와 국제 협력 사이의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결론

마이크로소프트와 에릭슨이 공동으로 주도하는 이번 ‘Trusted Tech Alliance’ 출범은 글로벌 기술 거버넌스와 디지털 신뢰 구축을 위한 민간 주도의 중요한 시도로 평가된다. 연합이 제시한 원칙과 독립 평가 메커니즘이 실질적 표준으로 자리잡을 경우, 글로벌 기술 공급망과 규제 환경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