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29일(현지시간) 포춘(Fortune)을 인용해 글로벌 결제 기업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암호화폐 결제 인프라 스타트업 제로해시(Zerohash)를 15억~20억 달러(약 2조 ~ 2조7천억 원) 규모에 인수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다섯 명의 소식통은 “양측이 가격과 조건에 대한 세부 조율만을 남겨두고 있다”면서도 “합의가 최종 단계에서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생태계에 베팅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될 전망이다.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실물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 유형으로, 국경 간 결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춘은 “마스터카드가 제로해시의 기술력을 활용해 기존 카드·계좌 결제 네트워크에 디지털 자산 정산 기능을 통합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마스터카드는 이미 ‘크립토 카드 프로그램’과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테스트 플랫폼’ 등을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딜은 규모와 범위 면에서 과거 투자들을 압도해, 글로벌 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뒤흔들 잠재적 변곡점으로 평가받는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비트코인·이더리움과 같은 기존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폭이 커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유로·엔 등 법정통화 또는 금·국채와 같은 실물자산을 담보로 삼아 가치를 1:1 비율로 고정한다.1 덕분에 투자자와 소비자는 극심한 가격 변동 위험 없이 블록체인 기반 결제·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제로해시는 이러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은행을 연결해 KYC(고객확인)·AML(자금세탁방지) 절차를 자동화하고, API 기반 커스터디·청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B2B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 10년간 ‘암호화폐 허브’로 불리는 경쟁사 비자(Visa)와 치열한 기술 주도권 경쟁을 벌여 왔다. 2021년 엔와이어(Nwire)·사이버츠(CyberSecure) 등을 인수하며 블록체인 보안 역량을 강화했고, 올해 초에는 스타트업 스테이블(Pty)과 파트너십을 맺어 미국·호주 간 리테일 결제 파일럿을 진행했다. 그러나 실시간 청산·수탁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제로해시 같은 전문 인프라 기업을 흡수하는 것이 가장 빠른 선택지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업계 전문가들은 “만약 인수가 확정되면 대형 금융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결제망에 직접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결제 모델’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규제 논의에도 적잖은 파급을 미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MiCA 규제안과 미국 의회의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모두 ‘전통 금융기관이 통제 가능한 구조’를 전제로 삼고 있는데, 마스터카드·제로해시 모델이 바로 그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Mastercard와 Zerohash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거래가 최종 타결되면 제로해시의 기존 투자자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 미국 벤처캐피털 라이트스피드(Lightspeed) 등도 대규모 지분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협상이 결렬될 경우,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둘러싼 후속 투자·M&A 레이스가 다른 글로벌 결제 업체로 이동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는 마스터카드의 최종 결정을 주목하면서도, 디지털 자산이 ‘후기 채택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분수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1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구조는 발행사·규제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는 알고리듬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