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호텔 체인 중 하나인 마리엇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이 2025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회사는 여행 수요 둔화와 경제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며, 이는 전 세계 관광·호텔 업계 전반에 신호탄이 되고 있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본사를 둔 마리엇 인터내셔널은 2025년 객실 매출 성장률(Room Revenue Growth)을 1.5%~2.5%로 제시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였던 1.5%~3.5% 범위에서 상단이 1.0%p 낮아진 값이다.
“미국 내 거시경제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출장·레저 수요가 모두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되고 있다”는 시장 관계자의 전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마리엇의 최대 수익 원천이자,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 지역이기에 금번 조정 폭이 작아도 가지는 상징성이 크다.
◆ 베데스다 본사, 그리고 마리엇의 위상
마리엇 인터내셔널은 워싱턴 D.C. 인근의 소도시 베데스다(Bethesda)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지역은 미 국립보건원(NIH)과 방위·항공 관련 연구소가 밀집한 고소득·고학력 도시로, 글로벌 본사를 유치하기 적합한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마리엇은 이곳에서 30여 개 브랜드와 8,800여 개 호텔을 관리하며, 럭셔리부터 이코노미급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 Room Revenue Growth란 무엇인가?
마리엇이 제시하는 ‘객실 매출 성장률(Room Revenue Growth)’은 전체 매출이 아닌, 호텔 객실 판매에서 발생한 수익의 전년 대비 성장률을 의미한다. 이는 호텔 업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RevPAR(객실당 매출)’과 달리, 보조 식음료·컨벤션 매출 등을 제외하고 순수 객실 매출 성장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경기 둔화 우려와 여행 수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고점 고착, 고물가 장기화, 그리고 미·중 갈등 등 복합 리스크가 겹쳐 기업들의 출장 예산이 삭감되고, 개인 소비자 역시 장거리·장기 여행을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호텔·렌터카 등 서비스 업종 전반이 ‘수요 정체의 그림자’를 실감하는 상황이다.
◆ 전문가 진단
트래블 이코노믹스 & 컨설팅의 한 분석가는 “마리엇의 보수적 전망은 여타 글로벌 호텔 체인, OTA(온라인 여행사), 항공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내수 시장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매출 가이던스 추가 하향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 투자자 관점
증권가에서는 향후 12~18개월 동안 캡티브한 럭셔리 고객과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로열티 프로그램 회원의 지출 패턴이 여행·호텔 업계의 실적 회복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또한, 최근 늘어난 리츠(REITs) 투자 흐름과의 상관관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용어 해설
리츠(REITs,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운용·임대·매매해 발생한 수익을 배당 형태로 배분하는 투자 상품이다. 호텔 리츠는 호텔 자산을 기초로 삼기에, 객실 점유율(OCC)과 RevPAR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 전망과 과제
마리엇은 팬데믹 이후 효율적 자산 경량화 전략(Asset-Light)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려 왔다. 그러나 이번 가이던스 하향은 ‘성장속도 조절기’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마리엇이 로열티 프로그램 강화와 비(非)객실 매출 다변화를 통해 어떤 반전을 꾀할지에 따라 주가 변동 폭도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