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는 누가 통제하는가: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의미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이 다시 국제적 관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몇 년간 생산·수출의 급감과 각종 제재 속에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자원 통제 문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적 파급력을 동시에 안고 있다.

2026년 1월 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누가 실제로 원유를 관리·수출하는지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했다. 현 시점에서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가 생산과 매장량의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PDVSA 정유시설 굴뚝 사진 (Yuri Cortez | AFP)
사진: PDVSA 정유시설 전경 (Yuri Cortez | AFP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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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리포우(Andy Lipow), Lipow Oil Associates 사장은 “PDVSA가 석유 생산과 매장량의 다수를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에너지기업 쉐브런(Chevron)은 자사 생산과 PDVSA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운영 중이며, 러시아·중국계 기업들도 협력관계를 통해 참여하고 있다. 다만 리포우는 지분·역할과 관계없이 최종적인 다수 통제권은 PDVSA에 있다고 설명했다.

“쉐브런은 이미 베네수엘라에서 잘 자리잡고 있어, 친(親)미국·친(親)투자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 사울 카보닉(Saul Kavonic), MST Financial 에너지 리서치 책임자

역사적으로 베네수엘라는 1970년대에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며 PDVSA를 설립했고, 생산은 1997년에 일평균 약 350만 배럴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쇠퇴가 이어져 최근 추정치는 일평균 약 95만 배럴 수준이며, 그중 약 55만 배럴이 수출된다고 Lipow 측이 제시한 자료는 밝히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기업렙솔(Repsol)에니(Eni) 등도 베네수엘라 내 기존 지분과 활동을 바탕으로 향후 상황 변화 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제시되었다.


글로벌 원유 시장에 대한 즉각적·중기적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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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권 교체 가능성이 실제로 현실화되거나 권력 공백이 발생할 경우, 베네수엘라 원유의 공급 사슬이 크게 교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리포우는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누가 실질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지 불명확하여 수출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있으며, 구매자들이 대금을 누구에게 보내야 할지 모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그림자(섀도) 선단(shadow fleet)에 대한 제재가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생산 감소를 촉발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섀도 선단(shadow fleet)은 전통적 해운·보험·규제 체계 밖에서 운항하면서 제재 대상국의 원유를 이동시키는 유조선 집단을 말한다. 이러한 선박은 종종 서류상·보험상 우회적 구조를 이용해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 등 제재 대상 국가의 원유를 운송해 왔다. 미국의 최근 제재와 단속은 이러한 이동 경로를 차단해 수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리포우는 쉐브런이 계속해서 일평균 약 15만 배럴을 수출할 것으로 예견하며, 이는 단기적 공급 충격을 완화할 수 있으나 불확실성이 커지면 단기적으로 배럴당 약 3달러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Rapidan Energy Group의 밥 맥널리(Bob McNally)는 “현재 석유시장은 단기적으로 공급 과잉 기조를 보이고 있어 즉각적인 영향은 거의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베네수엘라 산 원유의 특성과 중장기 회복 가능성

베네수엘라가 생산하는 원유는 통상 heavy·sour(중질·유황 함량이 높은) 원유로 분류된다. 이러한 원유는 생산·정제 공정에서 기술적 난도가 높지만, 복합적인 정제설비를 보유한 정유회사에는 가치가 높다. 미국 정유업계는 캐나다와 함께 베네수엘라의 ‘끈적한(gunky)’ 원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핵심 쟁점은 산업 재건 가능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이 수십 년간의 방치와 붕괴 상태에 놓여 있어 단기간에 생산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리포우는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더라도, 저장된 원유를 일시적으로 판매해 수출이 잠시 늘어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노후화된 인프라를 복구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BC의 헬리마 크로프트(Helima Croft)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마두로’ 시기 수십 년간의 쇠퇴를 지적하며, 업계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연간 최소 100억 달러(10 billion USD)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안정적 보안 환경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리비아·이라크 등에서 발생한 혼란적 정권 교체 사례를 거론하며, 권력 교체 과정에서의 혼란은 모든 정황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영향과 시나리오별 분석

가능한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시장 파급 효과는 대체로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빠르고 비교적 평화로운 정권 교체가 이뤄져 제재 완화와 외국인 투자가 빠르게 재개되는 경우, 단기적으로 저장된 원유의 유출과 설비 복구 투자로 인해 공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유럽 기업들에게 유리한 접근권이 열리며 중장기적으로 원유 공급 증가가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둘째, 권력 공백·혼란 상황이 발생하면 수출이 단기적으로 중단될 위험이 매우 크다. 구매자·중개자·보험사가 결제 상대를 확정하지 못하면 거래는 멈추고, 이로 인해 단기적 공급 위축이 발생하여 유가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글로벌 석유시장이 상대적 여유를 보이는 만큼 즉각적 급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

셋째, 장기적 구조적 쇠퇴 시나리오에서는 제약적인 투자·보안 환경으로 인해 수년간 의미 있는 생산 증가는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 베네수엘라의 잠재력은 유휴 상태로 남고,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는 다른 공급원(미국, 사우디, 러시아 등)이 그 공백을 메우게 된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단기적 이벤트 리스크(예: 결제 혼선, 제재 대상 선박 차단)와 중장기적 구조적 리스크(예: 인프라 투자 필요성, 보안 불안정)를 분리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제능력이 복합적인 미국 정유업계는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의 복귀 여부에 민감할 것이다.

마라카이보에 정박한 유조선과 시위자 (Andrew Alvarez | AFP)
사진: 마라카이보 항구에 정박 중인 유조선과 시위 모습 (Andrew Alvarez | AFP | Getty Images)


결론 및 전망

현재까지의 정보로는 PDVSA가 여전히 베네수엘라 원유의 핵심적 통제자라는 점이 명확하다. 쉐브런과 일부 외국 기업들은 운영상 유리한 위치에 있으나, 장기적 생산 회복은 정치·안보·재정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개선돼야 가능하다. 단기적으로는 일부 수출 흐름이 유지될 수 있으나, 불확실성 확대 시 배럴당 수달러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될 여지가 있다.

투자자와 정책결정자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단기적 지정학적 이벤트로만 볼 것이 아니라, 노후 인프라와 대규모 재투자 필요성을 포함한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향후 몇 달간은 정치적 전개와 제재·결제 루트 변화, 그리고 외국 기업의 참여 방식에 따라 원유 공급과 국제유가에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핵심 요약: PDVSA가 여전히 통제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쉐브런 등 외국 기업은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고 있다. 섀도 선단 제재와 정치적 불확실성은 단기적 수출 중단 리스크를 높이며, 장기적 생산 회복에는 연간 약 10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