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월마트와 제휴… 체중감량제 ‘젭바운드’ 전국 약국 픽업 서비스 첫 도입

엘리 릴리–월마트 파트너십, 비만 치료제 유통 지형을 바꾸다

미국 제약사 엘리 릴리(Eli Lilly)와 유통 공룡 월마트(Walmart)가 손을 잡고, 주사형 체중감량제 ‘젭바운드(Zepbound)’의 첫 소매 픽업 옵션을 선보인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제휴로 젭바운드는 11월 중순까지 미국 전역의 월마트 약국에서 현장 수령(pick-up) 방식으로 제공된다. 이는 그동안 온라인 직판에 의존하던 공급 방식을 오프라인 소매채널까지 확장함으로써, 공급망 한계와 가격 장벽을 동시에 완화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1. 파트너십의 배경과 핵심 내용

릴리와 체중감량제 시장의 라이벌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최근 자사 웹사이트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바이알(vial·다회 투약이 가능한 병 형태)을 판매하며, ‘복제 조제(compounding)’ 의약품 및 저가 모방품으로부터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복제 조제란, 허가된 완제품 대신 약국에서 약사의 배합·조제 과정을 통해 유효성분을 재조합해 공급하는 방식※1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효능·안전성 측면에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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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는 지난해 개설한 자사 전용 온라인 플랫폼 ‘릴리다이렉트(LillyDirect)’를 통해 모든 허가 용량의 젭바운드를 현금 결제(self-pay) 고객에게 직접 판매해 왔다. 그러나 택배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보관 온도 문제, 온라인 접근성이 낮은 환자층의 불만 등 오프라인 수령 수요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제휴로 월마트 약국은 싱글-도즈(single-dose) 바이알 전 허가용량을 취급하며, 가장 낮은 용량은 월 349달러에 판매된다. 현금 결제(Self-Pay) 기준 가격이지만, 릴리는 향후 민간 보험·메디케어 처방 확대를 통해 실질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 소비자·시장에 미치는 영향

① 접근성 제고 – 월마트는 미국 내 4,600여 개 점포와 5,100개 약국을 운영한다. 이번 오프라인 유통은 의사 처방 후 즉시 수령이 가능해져, 배송 지연으로 인한 투약 공백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② 가격 경쟁 촉진 – 노보 노디스크의 ‘웨고비(Wegovy)’·‘오젬픽(Ozempic)’과의 경쟁 구도가 심화되면서, 양사 모두 할인·리베이트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월마트 입점으로 대량 구매에 따른 유통마진 절감이 가시화되면,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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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복제 조제 시장 위축 – 미국 FDA는 최근 ‘미허가 세마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 복제 조제’에 대해 경고장을 발송했다. 정품 공급이 안정화되면, 안전성 논란이 큰 복제 조제 의존도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 전문가 시각과 전망

“월마트와의 제휴는 단순한 판매 창구 확대를 넘어, 릴리가 스페셜티 약품(specialty drug)을 대중 유통망에 올려놓는 선례를 만든다. 이는 고가 바이오의약품의 접근성을 가름하는 ‘소매 약국 모델’의 시험대가 될 것”
— 헬스케어 시장분석가, 존스 리서치(가명)

실제로 월마트는 2021년부터 헬스케어 클리닉원격의료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왔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통해 “리테일 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체중감량제 시장 매출은 2025년 기준 4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며, 릴리·노보 노디스크가 과점(duopoly) 구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월마트 유통망을 확보한 릴리는 시장점유율 확대에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4. 용어 해설※1

복제 조제(Compounding)는 의사가 개별 환자에 맞춰 처방한 성분을 약사가 직접 혼합·조제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FDA가 품질관리·임상시험을 거쳐 승인한 ‘정품’과 달리, 일관된 안전성·효능 입증 자료가 부족해 주의가 필요하다.


5. 한국 투자자·환자에게 주는 시사점

글로벌 체중감량제 수요 폭증은 국내 비만 치료 시장 성장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미국 내 유통 확대 사례는 국내 제약·유통업체가 오프라인·온라인 복합 유통망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보험 적용 확대, 약가 규제 등 정책 변수가 의료비 부담 완화에 핵심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투자자 관점에서는 유통 마진 구조시장 독점력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향후 나보 노디스크·엘리 릴리 제품의 급여 여부를 검토할 경우, 고혈당·비만 동반질환 환자군에 대한 경제성 평가가 논의될 가능성도 높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 중인 GLP-1 계열 신약의 상업화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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