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고용주 직접 연계(direct-to-employer) 모델을 통해 비만 치료제 접근성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릴리는 내년 초 기업 고객을 겨냥한 비만 관리(care)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외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사의 블록버스터 감량 치료제 이용 문턱을 낮추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 11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릴리의 새 프로그램은 유연한 비용 분담(cost-sharing) 옵션을 고용주에게 제공하고, 임상적 지원(clinical support)을 서비스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이 모델은 전통적 의약품 유통 경로를 우회해 제3자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려는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릴리는 이번 모델이 전통적 보험·유통 채널을 거치지 않고 고용주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보장 범위와 본인부담률, 약제 급여 기준 등을 보다 탄력적으로 설계할 수 있으며, 직원은 치료 과정 전반에서 의료 상담과 추적 관리 등 임상적 지원을 연계받게 된다.
릴리의 일리야 유파(Ilya Yuffa) 글로벌 의약품 총괄 부사장은 “비만 관리는 고용주 건강복지의 다음 개척지”라며 “지금 행동하는 기업이 선도자가 되어 보장 격차를 해소하고 더 건강하고 회복탄력적인 인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파 부사장은 또한, 기업이 주도적으로 급여 설계와 임상 지원을 결합하면 직원 건강성과가 개선되고 장기적 비용 부담 관리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한편 디지털 헬스 기업 월츠 헬스(Waltz Health)와 심장대사 케어 제공업체 9amHealth카디오메타볼릭 전문 등도 릴리 및 덴마크 경쟁사 노보 노디스크와의 협업을 통해 고용주 직접 연계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양사의 체중 감량 약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는 식욕을 억제하는 GLP-1 호르몬을 모방하도록 설계된 고효능 비만 치료제로 비만 치료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2030년대 초 기준 이 시장의 연간 규모가 1,5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한다.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로이터에 “이처럼 투명한 이니셔티브는 더 많은 고용주가 FDA 승인 정품 GLP-1 의약품 보장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필요한 이들이 건강을 우선할 수 있는 매끄러운(시물리스) 진료 경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 블록버스터 체중 감량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는 동시에, 허가받지 않은 혼합(compounded) 제형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왔다. 혼합 제형은 원료를 결합·혼합·변형하여 만든 것으로, 공식 승인을 받은 정품과는 구별된다.
아울러 제약사들은 이달 초 미국 행정부와의 합의를 통해 메디케어(Medicare)·메디케이드(Medicaid) 등 정부 건강보험 프로그램과 현금 결제(cash pay) 이용자에 대해 체중 감량 약제 가격을 인하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핵심 개념 해설: GLP-1과 고용주 직접 연계 모델
GLP-1Glucagon-like Peptide-1은 식사 후 분비되어 식욕 억제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이 호르몬의 효과를 모방해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음식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기사에서 언급된 “GLP-1 모방”은 바로 이 생리적 경로를 약물로 구현하는 메커니즘을 뜻한다.
고용주 직접 연계(direct-to-employer)는 전통적으로 약가 협상을 담당해 온 보험사·PBM(약품급여관리사) 등 중간 채널을 축소하고, 제약사·디지털헬스·전문케어 제공자가 기업과 직접 계약을 맺어 약제 접근과 진료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모델이다. 이 접근은 비용 투명성을 높이고 임상 지원을 통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비만처럼 지속적 모니터링이 중요한 질환에서 특히 관심을 받고 있다.
복합(혼합) 제형(compounded)과 정품의 차이
혼합 제형은 특정 환자 필요에 맞춰 성분을 재조합해 제조되는 조제 형태를 의미하나, 정식 허가를 거쳐 표준화된 품질·안전성·유효성을 보장하는 FDA 승인 정품과는 구별된다. 기사에서 릴리와 노보가 “승인받지 않은 혼합 제형의 퇴출”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은, 정품 중심의 공급망을 확립해 치료 일관성과 환자 안전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고용주 관점의 실무 변화: 비용 분담과 임상 지원 통합
릴리의 계획대로라면, 기업은 직원들의 체중 감량 치료를 위해 본인부담금 구조를 다층적으로 설계하고, 영양·운동·행동치료 등과 연계된 임상 코칭을 포함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약제비 부담이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대사질환 위험과 결근·생산성 저하에 따른 비용을 낮추는 전략적 투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또한 디지털 헬스 역량을 갖춘 월츠 헬스와 9amHealth의 참여는, 원격 모니터링과 데이터 기반 관리를 통해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개인화된 케어를 구현하려는 흐름과 맞물린다. 이는 기사에서 강조된 “매끄러운 경험”이라는 표현의 실질적 기반이 된다.
미국 공공보험과 가격 인하 합의의 의미
메디케어는 주로 고령층을,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공공 건강보험 프로그램이다. 기사에 따르면 릴리와 노보는 이달 초 미국 행정부와의 합의를 통해 이들 프로그램 및 현금 결제자를 대상으로 체중 감량 약제 가격 인하를 수용했다. 이는 가격 접근성을 높여 수요의 제도권 흡수를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비공식 또는 미승인 대체제 의존을 낮추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가격 인하와 고용주 직접 연계 모델이 결합되면, 보장 범위 확대와 공급 질서 안정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약가와 임상 품질관리가 확보되고, 직원은 정품 중심·임상 지원 통합이라는 안전망 속에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시장 함의: 2030년대 초 1,500억 달러 시장 전망
애널리스트 추정치에 기초하면, 비만 치료 시장은 2030년대 초에 연간 1,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 본 기사에서 확인되는 고용주 직접 연계, 공공보험 가격 인하, 정품 중심 공급망 정비는 모두 접근성 확대와 수요의 제도권 내 흡수를 가속화하는 정책·시장 설계에 해당한다. 이는 릴리와 노보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투명성과 임상적 품질을 전면에 내세워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릴리의 내년 초 고용주 대상 비만 케어 모델 출시 계획과 월츠 헬스·9amHealth의 참여, 그리고 노보 노디스크의 동참은 기업 복지와 공공보험이라는 양대 채널을 통해 FDA 승인 GLP-1 정품 접근성을 끌어올리는 이중 트랙 전략으로 정리된다. 동시에 승인받지 않은 혼합 제형의 시장을 축소하려는 일관된 메시지 역시 확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