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뮤니 그룹(NASDAQ: REPL) 주가가 77% 급락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고형암용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RP1’과 면역관문억제제 ‘니볼루맙’ 병용요법에 대한 생물의약품 품목허가 신청(BLA)을 ‘반려(Complete Response Letter·CRL)’했기 때문이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FDA는 “RP1·니볼루맙 병용요법을 평가한 IGNYTE 임상 2상”을 “적절하고 잘 설계된 임상시험”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FDA는 “치료 반응을 입증할 만한 실질적 효능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BLA를 공식 반려했다.
FDA가 문제 삼은 핵심 쟁점
FDA는 먼저 대상 환자군의 이질성(heterogeneity)을 강조했다. 즉, 시험에 등록된 환자 특성의 편차가 커서 치료 효과를 명확히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시험 설계에서 각 치료 성분의 기여도를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밝히며 확증 임상(confirmatory trial) 계획에도 근본적인 우려를 표했다.
다만 FDA는 안전성(safety)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슈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다. 부작용 관련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않은 점은 향후 재심사 과정에서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회사 측 “사전 협의 때 없던 지적” …“충격과 당혹”
임상 단계 바이오기업 리플리뮤니는 “중·후반기 사전 검토(mid-cycle·late-cycle review) 과정에서 이번 지적 사항이 제기된 바 없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회사는 이미 FDA와 확증 임상 설계에 “사전 합의(alignment)”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이번 FDA 결정에 놀랐으며,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진행성 흑색종 환자들을 생각하면 실망스럽다. IGNYTE 1차 데이터 발표 당시 ‘혁신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 수실 파텔(Sushil Patel) 박사, 리플리뮤니 CEO
리플리뮤니는 30일 이내에 ‘타입 A(Type-A) 미팅’을 요청할 예정이다. 해당 미팅은 FDA가 공식적으로 결정 사유를 설명하고 재신청 경로를 안내하는 자리다. 리플리뮤니는 “긴급 협의”를 통해 가속 승인을 위한 새로운 로드맵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가속 승인 없이 RP1 개발은 경제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주가·시장 영향
소식이 전해진 22일 프리마켓에서 리플리뮤니 주가는 77% 급락하며 장중 2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52주 최고가 대비 약 9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바이오 섹터 전반의 심리 위축과 함께, 소규모 임상 데이터에 의존한 파이프라인의 위험성을 재차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해설
Complete Response Letter(CRL)는 FDA가 허가 신청을 검토한 뒤 “현재 데이터로는 승인이 불가하다”고 판단할 때 발송하는 공식 서한이다. 반려 사유와 향후 보완 요구 사항을 명시하며, 해당 의약품은 자료 보완 후 재신청해야 한다.
Biologics License Application(BLA)는 생물학적 제제(항체, 백신 등)에 대한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하는 문서다. 신약허가신청서(NDA)의 생물의약품 버전으로 이해하면 된다.
Type-A Meeting은 FDA와 제약사가 긴급 사안을 논의하는 최고 등급 회의다. 통상 반려(Refusal to File)나 CRL 이후 30일 내 승인되며, 이후 30일 이내 회의가 열린다.
Breakthrough Therapy는 중대한 질환 치료 영역에서 “기존 요법 대비 현저한 임상적 개선 가능성”이 입증될 때 부여된다. 지정 시 임상 설계 자문과 심사 가속 등 규제 지원이 제공된다.
이번 사례는 혁신 치료제 지정만으로는 최종 허가 보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