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중국 국무원 총리 리창(李强)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중국 경제의 지속 가능 성장과 글로벌 발전 기여에 대한 확신을 밝혔다.
2025년 9월 2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UNGA) 일반토의에 참석해 “중국은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 경제 회복에도 의미 있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는 관세라는 형태로 나타나 세계 경제 둔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며, 무역 장벽을 경계했다.
그는 또한 “국제사회는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녹색·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고, 다자주의에 기반한 무역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자신이 “책임 있는 참여자(responsible participant)”로 표현한 중국이 녹색 및 저탄소 개발에 대해 변함없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재확인했다.

유엔 총회 일반토의는 각국 정상과 대표가 자국의 외교·안보·경제 현안을 세계에 알리고, 다자협력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1945년 창설된 유엔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회원국들은 연단에서 15분 안팎의 연설을 통해 입장을 발표한다.
리 총리가 비판한 ‘관세’는 특정 국가가 해외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관세 인상과 같은 보호무역 조치가 공급망을 단절시켜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평균 0.4%p 이상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1.
중국 GDP는 2024년 5.2% 성장했으며, 세계은행은 2025년에도 4.8% 안팎의 성장을 예측한다. 리 총리는 “산업 고도화·디지털 전환·내수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률을 5%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는 팬데믹 이후의 불확실성, 지정학적 갈등, 고금리 기조 등으로 둔화되고 있다. IMF는 2025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는데, 이는 2000~2019년 평균 3.8%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 시각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정현 교수는 “리 총리의 발언은 국내외 시장에 중국이 ‘위드 차이나’ 전략을 강화한다는 신호”라며 “제조·배터리·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에 기회와 리스크가 병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연세대학교 경제연구소 이수정 연구위원은 “관세 전쟁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베트남·멕시코 등 중간재 허브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 코멘트
리 총리의 연설은 2023년 상무부장을 거쳐 2023년 3월 국무원 총리로 취임한 이후 국제무대에서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연설 중 하나다. 강화된 ‘국가주석-총리 2인 체제’가 경제·외교 드라이브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총리가 직접 성장 청사진을 제시하며 ‘중국 위안화 자산 매력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미국은 반도체·배터리 핵심 기술 수출 통제를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경제 안보 전략’을 통해 대중(對中)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강조하는 다자주의 메시지가 실제로 보호무역 기조를 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연설 이후 중국 대표단은 개발금융·기후변화·디지털 무역을 주제로 한 다자 회의에도 참석, 구체적 협력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용어 설명
저탄소 개발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며 경제를 성장시키는 전략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태양광·풍력·전기차·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이 포함된다.
종합적으로, 중국은 ‘개방 확대·녹색 전환·혁신 주도’라는 세 축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공급망 리쇼어링(reshoring)·프렌드쇼어링(friendly-shoring)이 가속화되는 현 시점에서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로 평가된다.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기회이지 위협이 아니다”
라는 리 총리의 발언이 실제 글로벌 무역 질서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앞으로 주요국 통상 정책과 국제 관세 협상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