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 틴토(Rio Tinto)ASX:RIO가 퀸즐랜드주 암런(Amrun) 보크사이트 광산의 장기 생산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1억8,000만 달러(약 2,400억 원) 규모의 노먼크리크(Norman Creek) 접근 프로젝트 투자를 승인했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암런 광산 매장량 9억7,800만 톤 가운데 절반가량이 위치한 노먼크리크 지역으로의 진입로를 개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 측은 해당 지역 접근권을 확보함으로써 광산의 가치수명(Life of Mine)을 대폭 연장한다는 전략적 목표를 세웠다.
현재 19km 길이의 운반도로(haul road), 근로자 숙소, 통신 인프라 등 핵심 기반시설 건설이 이미 시작됐다.
리오 틴토는 “2027년 첫 생산을 달성하고 2028년에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노먼크리크 프로젝트의 경제·산업적 의미
보크사이트는 알루미나와 알루미늄을 제조하는 주원료다. 전 세계 알루미늄 수요는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재생에너지용 케이블, 항공·우주부품 등 친환경 인프라 확대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노먼크리크 프로젝트는 이러한 수요 추세에 대응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유지하려는 리오 틴토의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보크사이트는 가공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지적이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리오 틴토는 “최신 장비와 에너지 효율 기술을 도입해 운송 및 채굴 과정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캉위난(Kangwinan) 프로젝트 동반 추진
리오 틴토는 노먼크리크와 별개로 캉위난(Kangwinan)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 공사(early works)와 타당성 조사(feasibility study)도 병행하고 있다. 캉위난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경우 연간 보크사이트 생산량이 최대 2,000만 톤 추가될 전망이다. 이는 리오 틴토가 이르면 2020년대 후반 폐쇄 예정인 안둠(Andoom)·고브(Gove) 광산의 생산 공백을 메우기 위한 선제 조치다.
타당성 조사란 채굴 가능성, 경제성, 환경·사회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다. 특히 캉위난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노천(開放) 채굴뿐 아니라 친환경·자동화 기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어 업계 관심이 높다.
지역사회 및 고용 효과
리오 틴토는 노먼크리크·캉위난 프로젝트를 통해 퀸즐랜드주 케이프요크(Cape York) 지역사회와 토착민(Aboriginal) 고용 확대를 약속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역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350명의 직접 고용과 더 많은 간접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역 토목·물류 업체와의 계약 체결을 통해 현지 경제 파급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분석가는 “보크사이트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에 걸쳐 중소기업 참여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지역 산업 생태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과 리오 틴토의 전략
국제 알루미늄협회(IAI)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세계 보크사이트 수요는 3억5,900만 톤이었으며, 2030년에는 4억7,0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리오 틴토의 이번 투자는 중국·인도·동남아 등 신흥국 알루미늄 소비 급증에 대비해 자체 광산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호주 정부가 ‘핵심광물 전략(Critical Minerals Strategy)’을 통해 보크사이트를 핵심 광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탄소중립 시대에 알루미늄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면서 민·관 협력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CRU그룹은 “암런 광산 확장으로 리오 틴토는 향후 10년간 글로벌 보크사이트 수급 균형을 주도할 위치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경쟁사인 알코아(Alcoa)와 중국 CHALCO가 탐사·개발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리오 틴토의 선제 투자가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용어 풀이 및 산업 상식
보크사이트(Bauxite)는 알루미나(Al2O3)의 주원료가 되는 광석으로, 알루미늄 추출의 첫 단계다. 일반적으로 외관상 붉은빛이 도는 점토질 암석 형태를 띠며, 주성분은 알루미늄·철·티타늄·실리카이다.
타당성 조사(Feasibility Study)는 광산 개발 전 단계에서 경제성, 기술적 실현 가능성, 환경·사회적 영향(EIS)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투자 수익률(ROI), 순현재가치(NPV), 내부수익률(IRR) 등이 산출돼 최종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한편, Life of Mine(LoM)은 특정 광산 또는 프로젝트에서 채굴·생산 가능한 기간을 의미한다. LoM 연장은 기업 가치와 지역 경제에 장기적 안정을 제공한다.
향후 일정 및 전망
리오 틴토는 2026년 말까지 노먼크리크 접근 도로와 선별 시설 공사를 완료하고, 2027년 1분기 중 초도 생산(First Ore)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2028년 말까지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해 연간 수백만 톤 규모의 보크사이트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리오 틴토의 생산 증가는 알루미늄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한편, 탄소중립 기술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환경단체는 “케이프요크 지역 생태계 보존을 위한 철저한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리오 틴토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Sustainability Report) 공개를 통해 생물다양성 영향, 수자원 관리, 폐석 처리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글로벌 보크사이트 시장이 공급 부족 국면에 들어설 경우, 암런 광산의 증설 효과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친환경 알루미늄에 대한 수요 급증세와 맞물려 리오 틴토의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