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틴토 2025년 상반기 실적 분석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틴토(Rio Tinto)가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반기 기초이익(underlying profit)을 발표했다. 철광석 가격 약세와 파일바라(Pilbara) 지역 비용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리오틴토의 2025년 1~6월 기초이익은 48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Visible Alpha)가 집계한 컨센서스 50억5,000만 달러를 밑도는 수치이며, 2020년 이후 최저치다.
철광석 가격은 중국의 조강 생산 둔화와 호주·브라질·남아프리카에서 늘어난 공급 물량 영향으로 상반기 내내 약세를 보였다. 철광석은 원재료 특성상 공급 조절에 시간이 필요해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가격 조정 폭이 크다. 이로 인해 철강 원료부문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리오틴토의 수익성이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
중국 당국이 철강 업계의 과잉설비를 억제하고, 2025년 연말 이전 재고 재축적(리스톡)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며,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당·비용·향후 가이던스
리오틴토는 동 기간 주당 1.48달러의 중간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배당 1.77달러와 비교하면 16.4% 줄어든 수준이다. 회사는 구리가치 확대를 중장기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하며, 철광석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서호주 대표 철광석 산지인 파일바라 사업장의 단위비용(unit cost)은 톤당 24.3달러로 전년(23.2달러) 대비 상승했다. 이는 사이클론으로 인한 선적 차질과 물류 병목, 운송비 상승 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리오틴토는 2025년 연간 비용 가이던스를 23~24.5달러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실제 비용이 상단에 근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일바라 철광석 출하량(shipment) 가이던스는 기존 3억2,300만~3억3,800만 톤 범위의 하단을 고수했다. 회사는 “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보수적 가이던스를 유지하겠다
“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용어 및 배경 설명
Underlying profit(기초이익)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영업이익 지표로, 기업의 실제 영업역량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Wet Metric Ton(wmt)은 수분을 포함한 상태의 중량 단위로, 건식 톤(dry metric ton)과 달리 수분 함량 차이가 존재한다. 철광석 원재료 특성상 거래 시 wmt가 자주 사용된다.
파일바라(Pilbara)는 호주 서북부의 광물 부존지역으로, 고품위 철광석 매장량이 풍부해 글로벌 상위 3대 공급지로 꼽힌다.
시장·산업적 함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냉각과 탄소중립 정책이 철강 수요를 구조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인프라 투자가 재차 확대될 경우, 철광석 가격이 단기 반등할 여지는 남아 있다.
또한 리오틴토가 구리 등 친환경·전력전환 금속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은, 전기차·재생에너지 수요 증가 추세와 맞물려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평가된다. 구리는 전력 전도율이 높아 배터리·모터·송배전 인프라에 필수 소재로 쓰이며, 향후 공급부족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와 함께 동사의 비용구조 개선 여부가 투자 포인트로 부각된다. 사이클론과 같은 기후 리스크가 빈번해질수록 운송·물류 인프라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오틴토는 고효율 선박 도입, 자동화 광산 운영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망 및 분석
단기적으로 철광석 가격 향방은 중국의 생산 감축 속도, 주요국 인프라 투자 규모, 브라질 Vale·BHP 등 경쟁사의 증산 계획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예상대로 톤당 100달러 선이 지지된다면, 하반기 수익성은 상반기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철강 수요의 구조적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리오틴토가 제시한 철광석 출하량 하단 유지 전략은 보수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구리·리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지 못한 광산업체들은 수익 변동성 확대에 직면할 수 있다.
리오틴토는 2030년까지 Scope 1·2 탄소배출을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으며, 고철 재활용 사업 확대, 수소 기반 제철 기술 개발 등 다양한 탈탄소 프로젝트를 병행 중이다. 이러한 ESG 투자 확대가 단기 수익성에는 부담이 되나, 장기적으로는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합하면, 상반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리오틴토는 비용 관리와 원자재 포트폴리오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철광석 시장의 변동성을 헤지하면서 친환경 금속 수요 증가세를 선제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