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틴토, 글렌코어와의 합병 협상 세 번째 결렬…세계 최대 광산사 구상 무산

리오틴토(Rio Tinto)글렌코어(Glencore)와의 합병 협상을 중단하며, 수개월간 이어진 인수·합병(M&A) 논의가 결렬됐다. 이번 합병은 성사될 경우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를 넘기는 세계 최대 광산기업을 탄생시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양사는 최종적으로 주주가치 측면에서 충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6년 2월 5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리오틴토는 목요일 성명을 통해 양사가 주주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는 거래를 도출하지 못해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의는 이미 2014년과 2024년 말에도 교섭이 있었던 가운데, 이번이 총 세 번째 시도였다.

협상 배경과 제안의 핵심
제안된 거래는 100%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all-stock deal)으로, 초대형 광산기업의 탄생을 목표로 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HSBC 분석가는 평균 거래 프리미엄을 30%로 추정하며, 이 경우 제안 가격은 주당 535펜스에 해당해 글렌코어 주주가 합병 회사의 약 38%를 보유하게 된다고 계산했다. 반면 글렌코어 측은 40%의 지분을 원했다고 전해진다.

시장 반응 및 주가 변동
거래 결렬 소식에 글렌코어의 주가는 런던장에서 7% 하락한 467펜스에 마감했다. 리오틴토의 런던 상장 주식은 2.6% 하락한 6,820펜스로 장을 마감했다.

회사 입장과 핵심 쟁점
리오틴토는 글렌코어가 제시한 인수안이 장기적, 순환주기 관점에서 상대가치(relative value)를 반영하지 못했으며, 특히 리오의 구리 사업과 성장 파이프라인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글렌코어는 성명에서 “제안된 인수는 우리의 장기적, 주기적 상대가치 관점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내부 소식통은 글렌코어가 광범위한 실사를 받는 과정에 진지하고 엄격한 실사(due diligence)가 처음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또한 리오틴토는 단순히 구리 자산만을 노린 것이 아니라 글렌코어의 석탄 자산마케팅 사업부 전체를 인수하려 했다고 알려졌다.

과거 시도와 비교
리오틴토는 2014년에도 글렌코어의 합병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이번 논의는 2024년 말 글렌코어가 먼저 제안한 시도에 이은 두 번째 라운드로, 총 세 번째 협상 시도에 해당한다.

동종 업계의 다른 대형 거래 동향
광산업계에서의 대형 거래 시도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BHP의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 인수 시도는 제안 구조에 대한 우려로 무산되었으며, 런던 상장 앵글로아메리칸과 캐나다의 텍 리소시즈(Teck Resources) 간의 530억 달러 규모의 무프리미엄(all-stock, nil-premium) 합병 계획만이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거래로 남아 있다. 이 합병이 실현되면 세계 5위의 구리 생산업체가 탄생한다.

구리 수요와 생산 목표
글렌코어는 지난해 기준 85만2,000톤 수준이던 구리 생산을 신규·재가동 광산과 운영 효율화로 2035년까지 160만톤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전 세계 구리 수요는 2040년까지 약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거래 조건과 쟁점 정리
HSBC의 추정에 따르면 리오틴토의 제안가는 주당 535펜스로 계산되나, 글렌코어는 과거 IPO(2011년, 주당 530펜스) 수준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경영진은 IPO가치를 상회하는 추가 프리미엄을 요구했다. 양사는 구체적 제안 조건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두 회사가 향후 재교섭할 가능성은 있지만,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리오틴토가 독자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 제프리스(Jefferies)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라페미나(Christopher LaFemina)

용어 설명
무프리미엄(nil-premium)은 인수·합병에서 대상 회사의 주주에게 기존의 주가 대비 추가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거래 구조를 뜻한다. 주식교환(all-stock)은 현금 대신 주식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거래의 지불수단이 대상기업의 주식이라는 의미다. 프리미엄(premium)은 제안가가 시장가격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비율로, 인수제안의 유인력과 주주 수락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또한 구리(copper)는 전기차, 재생에너지, 전력망, 데이터센터 등에서 필수 소재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전이금속(transition metal)이다.

시장 영향 전망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거래 결렬이 단기적으로는 글렌코어 주가의 조정과 함께 광산업계 내 통합 가속화 논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리오틴토가 독자 전략을 택할 경우 기존의 개발 프로젝트와 구리 투자에 더 집중해 중기적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글렌코어는 자산 매각, 구조조정, 배당 정책 조정 등으로 기업 가치를 재조정하려는 다양한 옵션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쇄적인 대형 거래 무산은 업계의 구조적 재편 필요성을 시사한다. 전기차·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금속 수요 증가가 뚜렷한 가운데,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와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통합을 모색해 왔으나, 자산 구성, 자본 구조, 주주 지분 비율 등 복합적 쟁점이 거래 성사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6~12개월 내에 리오틴토의 독자 투자 계획 발표 여부와 글렌코어의 자본정책 변화가 업계의 추가적인 M&A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보고 있다.


결론
리오틴토와 글렌코어의 합병 협상 결렬은 광산업계의 대형 통합 시도가 여전히 높은 장벽에 봉착해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향후 양사의 전략 선택은 구리 등 주요 원자재 시장과 주식시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며, 투자자와 정책 당국은 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