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리사 쿡이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금리 인하를 포함한 정책 변경 가능성이 열려 있는 ‘라이브’ 회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다. 다만 그는 향후 입수되는 다양한 출처의 정보에 근거해 회의에서의 입장을 정하겠다고 하면서, 연방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 통계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2025년 11월 3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쿡 이사는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문에서 “현재 우리는 연준의 이중책무 양측 모두에서 위험이 높아진 시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너무 오래 높게 유지할 경우 노동시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는 반면, 금리를 과도하게 낮출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정(anchor)에서 이탈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금리를 너무 높게 유지하면 노동시장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금리를 너무 많이 내리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정 상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나는 언제나처럼 유입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의마다 통화정책 스탠스를 결정한다.”
그는 이어 “연방 정부 셧다운으로 10월 1일 이후 고용·물가·성장 관련 신규 정부 통계가 나오지 않는 탓에, 지금은 경제전망을 제시하기가 특히 어려운 시기”라고 밝혔다.
다만 쿡 이사는 “우리가 ‘눈을 가린 채 비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책결정자와 직원들이 이용 가능한 행정자료, 민간 부문 데이터, 그리고 연준이 기업·가계에 실시하는 다수의 설문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체 데이터를 통해 공식 통계 공백을 일정 부분 보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가 제시한 현재 평가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은 “관세 효과 때문에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상방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냉각 중”이고 예상보다 빠른 둔화가 나타날 소지도 있다. 쿡 이사는 물가와 고용의 상반된 신호 속에서 정책 판단을 내려야 하는 현실을 강조하며, 관세의 물가 상방 압력과 노동시장 냉각 위험을 동시에 주시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주 단행된 0.25%포인트(분기점)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 결정은 정책을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완만하게 긴축적”인 상태에 유지하되, 현 시점에서 노동시장에 대한 위험이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위험보다 더 크다는 자신의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정책 기조를 급변시키지 않으면서도 경기와 고용을 방어하는 ‘미세조정’의 의도였다는 의미다.
용어 설명과 맥락
– 이중책무(dual mandate)연준 법정 목표: 연준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물가를 너무 중시하면 고용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고용을 지나치게 중시하면 물가가 상승할 수 있어 균형이 관건이다.
– 인플레이션 기대의 ‘앵커링(anchoring)’: 가계·기업이 미래 물가상승률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느냐를 뜻한다. 기대가 “고정(앵커)”돼 있으면 실제 물가도 안정되기 쉽다. 반대로 기대가 “이탈(unanchored)”하면 임금·가격 설정이 상향으로 경직되며 물가가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 정부 셧다운: 의회가 연방예산을 적기에 승인하지 못해 비필수 공공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태다. 이 기간에는 고용통계나 물가통계 등 핵심 공식 데이터 발표가 지연될 수 있다.
– ‘라이브(live) 회의’: 사전에 방향이 굳어져 있지 않고, 회의 직전까지 들어오는 데이터·정보에 따라 금리 결정이 열려 있음을 뜻하는 금융시장 관용 표현이다.
데이터 공백 속 정책 판단: 대체지표 활용
쿡 이사의 발언은 공식 통계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연준이 민간 데이터와 자체 설문, 행정자료 등 다양한 정보원을 가동하여 정책 결정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셧다운이라는 측정 공백(measurement gap) 속에서도 정책 대응의 연속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쿡 이사는 “우리는 눈가리고 비행하지 않는다”라는 표현을 통해, 표본 기반의 공표 통계가 아니더라도 경제 활동을 읽어내는 여러 ‘대체 신호’를 조합해 신뢰할 수 있는 판단을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에 대해 “관세 효과 탓에 다소 높은 수준이 지속될 가능성”과 “상방 위험”을, 노동시장에 대해선 “견조하나 냉각 진행”과 “예상보다 빠른 둔화 위험”을 병기했다. 이는 물가 상방 위험과 고용 하방 위험이 동시에 공존하는, 정책당국에 매우 까다로운 환경임을 시사한다. 이런 맥락에서 쿡 이사가 지난주 분기점 인하에 동의한 것은, 여전히 긴축적 성격을 유지하되 노동시장 급랭을 피하려는 ‘균형적 미세조정’이라는 정책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브루킹스 발언의 핵심 인용문
“우리는 이중책무 양측의 위험이 높아진 순간에 있다…유입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의마다 통화정책 스탠스를 결정한다.”
“지금은 경제전망을 제시하기 어려운 시기다…그러나 우리는 눈가리고 비행하는 것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관세 효과로 다소 높고 상방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냉각 중이고 보다 빠른 둔화 가능성에도 노출돼 있다.”
법적·제도적 배경: 리사 쿡 이사 관련 진행 상황
기사에 따르면, 리사 쿡 이사는 연준 이사회 최초의 흑인 여성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주택 모기지 대출 신청서에 대한 정보 오기재 의혹 제기를 받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그를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쿡 이사는 연방법원에 이를 다투었고, 현재까지 연방 판사들에 의해 해임 조치가 차단된 상태다. 해당 사건은 미 연방대법원에 계류 중이며, 내년 1월 심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쿡 이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이사로 임명되었으며, 임기는 2038년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제도적 상황은 향후 통화정책 논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정책결정 과정의 연속성과 거버넌스 안정성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과 연결될 수 있는 요소다.
정책 함의와 향후 체크포인트
– 12월 FOMC의 ‘라이브’ 성격: 쿡 이사의 표현대로라면, 12월 회의는 사전 확정된 경로 없이 들어오는 지표의 결에 따라 추가 인하 또는 동결 등이 폭넓게 검토될 수 있다.
– 지표 공백의 영향: 10월 1일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 통계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민간 데이터·행정자료·연준 설문의 비중이 유례없이 커질 수 있다. 쿡 이사의 발언은 바로 이러한 데이터 믹스가 실제 정책에 실질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위험 균형의 재판단: 그는 노동시장 급랭 위험을 인플레이션 재가속 위험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지난주 분기점 인하에 찬성한 이유와 일치한다. 동시에 그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강조함으로써, 인하 속도의 과도한 가속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요약하면, 쿡 이사의 메시지는 “데이터 의존(data dependence)”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노동시장 방어와 물가 안정 사이의 미세한 균형 조정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다. 12월 회의가 ‘라이브’로 규정된 만큼, 그 사이 발표되거나 수집되는 각종 정보(공식 통계가 아닐지라도)가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