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오토모티브(NASDAQ:RIVN)가 다시 한 번 부정적인 주가 압력을 받았다. 두 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총마진이 2025년 2분기 들어 다시 음전(陰轉)했고, 경영진은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소재비 상승과 공급망 차질, 그리고 미국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가 맞물리며 비용 구조에 균열이 생긴 탓이다.
2025년 8월 2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리비안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두 자릿수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거래가 일시적으로 과열 완화장치(LRP)까지 발동될 만큼 변동성이 확대됐다.
총마진 재역전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인한 원재료비 상승이 핵심 원인이다. 회사 측은 “배터리, 전력전자 부품 등 핵심 소재 단가가 급등했고, 일부 부품은 정상 수급조차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리비안은 2025년 이후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한 비용 절감이 더욱 시급해졌다고 진단한다.
세액공제·관세 리스크도 부담이다. 9월 말로 예정된 $7,500 연방 EV 세액공제 종료에 따라, 회사는 2025년 규제 크레디트 매출 전망치를 3억 달러 → 1억6,000만 달러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세액공제는 순수 총마진이라, 감소분이 실적에 바로 직격탄이 된다”
고 CFO는 강조했다. 여기에 일부 부품에 부과되는 관세까지 더해지면 차량 한 대당 비용이 수천 달러씩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R2 SUV, ‘미래의 열쇠’
리비안은 내년 출시 예정인 보급형 R2 SUV에 사운을 걸고 있다. 시작 가격 4만5,000달러 수준인 R2는, 최고 10만 달러를 훌쩍 넘는 프리미엄 모델 R1 시리즈보다 훨씬 넓은 고객층을 겨냥한다. 이 회사는 9월에 메인 공장을 3주간 셧다운하고 설비 라인을 개조해 R2 양산에 대비할 계획이다.
리비안은 “R2는 소재 비용이 R1 대비 절반 수준이고, 공급사와 장기 고정가 계약을 맺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또 R1·전기 배송 밴(EDV)과 생산설비를 공유함으로써 고정비 분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27년 EBITDA 손익분기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감가상각·이자·세전 이익으로,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지표
2분기 실적 세부 내역
매출은 12% 증가한 13억 달러로, 인도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유지했다. 생산량은 5,979대(전년 9,612대), 인도량은 10,661대(전년 13,790대)로 모두 줄었으나, 소프트웨어·서비스 매출이 84백만 달러에서 3억7,600만 달러로 3배 이상 급등하며 빈틈을 메웠다. 이는 폭스바겐과의 합작사에서 발생한 라이선스 수익 덕분이다.
순손실은 전년 동기 15억 달러에서 11억 달러로 축소됐고, 자유현금흐름(FCF) 적자도 10억 달러 → 3억9,800만 달러로 개선됐다. 회사는 현금 및 단기투자자산 75억 달러를 보유해 유동성에는 당장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연간 가이던스는 더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차량 인도 목표(4만~4만6,000대)는 유지했으나, 조정 EBITDA 손실 전망을 17억~19억 달러 → 20억~22억5,000만 달러로 확대했다. 경영진은 “비용 구조를 더 공격적으로 다이어트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재무·회계 용어 간단 해설
총마진(Gross Margin)은 제품 판매가격에서 직접 원가를 제외한 비율로, 제조업체 수익성의 첫 관문이다. 자유현금흐름(FCF)은 영업활동으로 번 돈에서 설비투자 등을 뺀 순현금 흐름이며, EBITDA는 현금창출력을 평가할 때 쓰인다. 세액공제(Tax Credit)는 정부가 특정 산업 활성화를 위해 부여하는 환급·공제 혜택, 규제 크레디트는 친환경차 의무판매 비율 등을 충족하지 못한 업체가 구매하는 ‘배출권’과 유사한 개념이다.
투자자 관전 포인트
리비안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전형이다. 세액공제 종료·관세 인상·희토류 수급 불안이라는 3중 악재를 맞고 있지만, R2의 대중화 가능성과 소프트웨어 부문의 구조적 성장세는 업사이드로 평가된다. 75억 달러 현금 보유는 단기 유동성 우려를 덜어주고, 중장기적으로는 생산능력 확장과 연구개발(R&D) 투자를 가능케 한다.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R2 출시 전 주가 조정을 분할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
는 것이 시장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다. 반면, 매출 기반이 아직 단일 모델(R1)에 치우쳐 있다는 점, 전 세계적인 전기차 성장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상존한다.
종합적으로, 리비안은 아직 현금흐름 흑자를 달성하지 못한 ‘성장 초기’ 기업이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 고위험 자산 비중을 엄격히 관리하고, 매수 시점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