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2분기 실적】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오토모티브(Rivian Automotive)가 2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손실을 발표했다. 희토류 공급망 교란과 규제 크레딧(배출권) 판매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5년 8월 5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리비안은 중국의 중(重) 희토류 수출 규제로 인해 원가가 급등하면서 생산 차질을 겪었고, 이에 따라 손실 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리비안은 2분기 주당 조정 손실 0.8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0.65달러 손실)를 크게 상회한 숫자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억 달러로 분석기관 전망치 12억 8,000만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희토류 수출 규제의 파급 효과
중국 정부가 2024년 말부터 강화한 중·희(重稀) 희토류 수출 제한은 전기차 구동모터의 핵심 소재인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등의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충격을 줬다. 리비안은 이 조치로 인해 소재비가 급격히 상승했을 뿐 아니라, 일부 부품 확보 지연으로 생산 일정까지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희토류 공급 제약은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생산량 자체를 제한하는 구조적 위험이다.” – RJ 스캐린지(RJ Scaringe) 리비안 CEO
회사 측은 올해 조정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손실) 전망치를 종전 -17억~-19억 달러에서 -20억~-22억 5,000만 달러로 하향(손실 확대) 조정했다.
규제 크레딧이란 무엇인가?※
Regulatory credits는 미국 연방정부 및 주정부가 설정한 배출·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완성차 업체가 과태료를 피하기 위해 친환경차 업체로부터 구매하는 일종의 탄소배출 저감 인증서다. 2020년대 초반 테슬라·리비안 등은 크레딧 판매로 실적을 방어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2017~2021)가 연비 미달 벌칙을 완화하면서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크레딧 수요가 급감했고, 이 수익원 역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리비안은 “규제 크레딧 가치가 둔화된 점이 손실 확대의 또 다른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과거 크레딧 판매로 분기당 수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나, 올해 들어 그 규모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생산·판매 동향
2분기 차량 인도량은 1만 66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이는 2026년형 모델 전환 준비를 위해 생산 속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영향이 크다. 회사는 또한 2025년 하반기에 생산 라인 통합을 위한 전면 셧다운을 예고했다.
올해 초 리비안은 2025년 차량 인도 가이던스를 4만~4만 6,000대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4만 6,000~5만 1,000대)에서 약 10% 이상 줄인 수치다. 회사는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돼 수요가 약화됐다”고 밝혔다.
세제 혜택 만료와 수요 급등 가능성
미 연방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차량당 최대 7,500달러)이 9월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리비안을 포함한 전기차 업체들은 3분기 판매가 단기적 반등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소비자들이 기한 만료 전 구매를 서두를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 현황
2분기 말 기준 리비안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8억 1,000만 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1억 2,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1분기에 단행된 설비투자 축소와 비용 절감 노력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전문가 시각]
현 상황은 전기차 산업 전반이 공급망 리스크와 정책 리스크라는 두 개의 축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희토류 가격 상승은 단순 원가 증가를 넘어 모터 설계 재검토·대체 소재 연구 등 기술 전략까지 요구한다. 동시에 크레딧 정책 변화, 세제 혜택 종료 등 규제의 예측 가능성도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리비안이 예고한 2026년형 모델과 차세대 SUV ‘R2’가 시장에서 기존 문제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향후 기업가치의 관건으로 평가된다.
또한 리비안의 현금 보유 수준은 단기 생존에는 충분해 보이지만, 생산 라인 업그레이드와 신모델 출시까지 고려하면 추가 자본 조달이 필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중 무역 갈등, 희토류 공급 안정화 여부, 그리고 연방·주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가 앞으로 12~18개월간 리비안의 주가 변동성을 좌우할 요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