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트한자, 2분기 실적 시장 예상 상회…프리미엄 노선 회복세 뚜렷

독일 국적 항공사 루프트한자(Lufthansa)프랑스·네덜란드 합작 항공사 에어프랑스-KLM(Air France-KLM)이 2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발표하며 글로벌 항공업계의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했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고물가·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대서양 횡단(Transatlantic) 노선과 프리미엄 좌석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루프트한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8억7,100만 유로(약 9억9,5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 8억500만 유로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에어프랑스-KLM은 영업이익 7억3,600만 유로를 달성해 전년(5억1,300만 유로) 대비 43% 급증, 애널리스트 예상치에 부합했다.


대서양 노선은 ‘황금알’…유럽 항공사 회복 견인

대서양 횡단 노선은 항공사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구간 중 하나다.

“최근 몇 년간 브리티시항공(British Airways)을 보유한 IAG가 같은 노선에서 선전하며 실적을 방어해 온 것과 동일한 흐름”

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진단한다.

미국 항공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올해 3~4월 실적 가이던스를 속속 하향 조정한 것과 달리, 유럽 항공사들은 ‘가격 경쟁력’과 ‘관광 목적’ 수요를 무기로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美·EU 수요 흐름 대비

미국 항공사들은 6월 말부터 예약이 서서히 회복됐으나 연초 예상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반면 루프트한자 측은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수요가 강세”라고 설명했다. 에어프랑스-KLM은 자사 프리미엄 캐빈(premium offering)에 대한 수요가 견조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캐빈은 ‘비즈니스석·퍼스트석’과 같은 고부가가치 좌석을 의미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일반 이코노미석 대비 좌석당 수익이 압도적으로 높아, 경기 변동기에도 이 구간의 예약률이 실적을 좌우한다.

실적 핵심 요인 — 이탈리아 ITA Airways 투자

루프트한자는 이탈리아 국적 ITA Airways 지분 인수 효과가 ‘예상 이상의 큰 폭’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로마 거점은 독일 내 허브 대비 운영비가 저렴해 비용 절감 효과가 컸으며, 해당 조치는 지난해 과도한 인건비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었다.

반면 분석가 알렉스 어빙(Bernstein)은 보고서에서 “북대서양 매출에서 에어프랑스-KLM이 루프트한자를 실질적으로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루프트한자 항공기

주가 흐름과 시장 반응

유럽 증시가 개장한 31일 오전 11시 6분(영국시간) 기준, 루프트한자 주가는 1.4% 하락했고 에어프랑스-KLM 주가는 0.6% 상승했다. 올해 들어 두 종목 모두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2자리수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루프트한자는 지난해 아시아 노선 회복 지연과 노조 임금 인상 압박으로 두 차례 이익 경고(Profit Warning)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저유가 흐름효율성 제고 프로그램이 본격화되면서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경영진은 강조했다.


소비자 행동 분석 — 가격 민감도와 ‘럭셔리 여행’

통상 유럽 소비자는 미국 소비자보다 가격 민감도가 높다. 하지만 최근 유럽발 항공권 가격 상승에도 ‘부유층 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여름 휴가철 유럽 노선이 만석에 가깝다. 경제학자들은 달러 강세 구간에 축적된 미국 가계의 해외여행 수요가 지연 폭발한 것으로 해석한다.

반대로 미국 국내선 수요 부진이 저가항공사(ULCC)의 실적을 직격했고, 장거리·프리미엄 수요가 탄탄한 델타·유나이티드 항공의 상대적 선방을 이끌었다.

에어프랑스-KLM의 ‘파리 효과’와 암스테르담 리스크

에어프랑스는 파리 입국 수요와 ‘프랑스 명품·문화’ 이미지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확대한 반면, KLM은 암스테르담 스키폴(Shiphol) 공항의 지속적인 운영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벤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스칸디나비아 항공사 SAS 지분을 확보한 만큼, 코펜하겐 허브를 강화해 리소스를 재배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전경

환율 변수와 향후 전망

현재 환율 1달러 = 0.8751유로 기준으로, 유로 강세는 외화 매출 비중이 높은 항공사에 불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루프트한자 카르스텐 슈포어(Carsten Spohr)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유가 하락과 체질 개선으로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전문가 시각·향후 체크 포인트

① 노동 비용 —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파일럿·객실 승무원 노조와 임금 협상이 대기 중이다. 2026년에도 파업 리스크가 반복될 수 있어 인건비 관리가 관건이다.

② 아시아 노선 회복 — 팬데믹 이후 완전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 중국·일본의 국경 정책 변화가 변수다.

③ 탄소배출 규제와 SAF(Sustainable Aviation Fuel) — EU ETS(배출권 거래제) 강화와 SAF 의무 사용 비율 확대는 중장기 수익성을 결정지을 핵심 요인이다.

종합하면, 프리미엄 장거리 노선비용 최적화가 맞물리며 유럽 대형 항공사들은 단기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달러·유가·노동 협상·환경 규제라는 ‘四중(사중) 변수’가 향후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