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항공 그룹 루프트한자(Lufthansa)가 최고경영자(CEO) 카스텐 스포어(Carsten Spohr) 체제에서 또다시 엇갈린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2026년부터 야심 찬 재도약 계획을 현실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포어는 2014년 취임한 이후 그룹 주가가 약 3분의 1 정도 하락하는 등 투자자 신뢰 회복이 과제로 남아 있다.
2025년 12월 1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런던에 본사를 둔 이 그룹은 팬데믹 이후 회복이 더뎌 유럽 항공사들 가운데 다소 뒤처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스포어가 2014년 경영을 맡은 날에 투자했다면 배당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8%의 손실을 보였고, 연평균으로는 약 연 1.7%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LSEG(과거 런던증권거래소 그룹) 데이터는 집계했다.
최근 주가 움직임을 보면 루프트한자 주가는 최근 6개월간 26% 상승했으나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뒤처진다. 브리티시항공(British Airways) 모회사인 IAG는 같은 기간 35% 상승했고, 에어프랑스-케이엘엠(Air France-KLM)은 44.6% 상승했다. 이는 루프트한자가 재무·운영 지표에서 경쟁사 대비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반영한다.
수익성 개선 노력과 과제
투자자들은 비용 구조와 노동(노사) 문제를 주요 불안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회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룹의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은 2024년 4.4%로 축소됐고, 이는 2023년의 7.6%에서 하락한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2025년 영업이익률을 4.8%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IAG와 에어프랑스-케이엘엠보다 낮다.
스포어 CEO는 이러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행정직 4,000명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과 노후 항공기 퇴역을 제시했다. 회사는 2028년~2030년 사이에 영업이익률을 8%~1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일부 투자자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복잡한 그룹 구조와 글로벌 환경
루프트한자의 구조는 여전히 복잡하다. 그룹은 6개 허브(hub)와 9개 여객 항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운영·관리 비용이 높은 편이다. 브랜드에는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인 ITA Airways부터 저가항공 브랜드인 Eurowings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다중 브랜드 체계는 네트워크 확장과 시장 세분화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 효율화와 통합 운영 측면에서는 도전 과제로 작용한다.
외부요인과 잠재적 리스크
글로벌 수요 측면에서는 대서양 횡단(트랜스아틀랜틱) 노선 수요의 둔화가 확인되고 있다. 또한 루프트한자가 오랜 시간 기다려온 보잉(Boeing) 장거리 항공기 인도 일정이 공급망 병목으로 인해 지연될 수 있다는 위험과 함께 까다로운 노조 협상이 계획을 차질에 빠뜨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두 요인은 회사의 기단 현대화와 비용구조 개선 계획을 지연시킬 수 있다.
용어 설명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은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매출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핵심 영업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항공사 업계에서는 연료비, 인건비, 항공기 감가상각비 등 고정·변동 비용이 많아 영업이익률의 변동이 주가와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허브(hub)는 항공사 네트워크의 중심 공항을 뜻한다. 허브 전략은 환승 승객을 모아 노선 효율성을 높이는 반면, 허브 수가 많아지면 운영 복잡성과 비용도 증가한다.
브랜드 다각화(예: ITA Airways, Eurowings)는 서로 다른 수요층을 겨냥한 전략이지만, 운영 통합과 비용 최적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발생시킨다. ITA Airways는 이탈리아의 플래그 캐리어로 포지셔닝되어 있고, Eurowings는 저비용 모델로 단거리·관광 노선에 초점을 둔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영향 전망
루프트한자의 중기 목표(2028~2030년 영업이익률 8~10%)는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비교적 공격적인 목표다. 목표 달성 가능성은 세 가지 핵심 변수에 달려 있다. 첫째,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의 실효성이다. 행정직 4,000명 감축과 단일화된 운영 프로세스가 비용을 얼마나 빠르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둘째, 항공기 현대화 일정의 준수다. 보잉 등 제조사로부터 예정된 장거리기 도입이 지연되면 용량 조정과 노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셋째, 노동조합과의 협상 결과다. 임금 인상 압력이나 파업 리스크는 단기 수익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 보면, 루프트한자가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실질적으로 절감하고 일관된 영업이익률 개선 신호를 보일 경우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반대로, 공급망 지연과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 투자자 신뢰는 다시 약화될 수 있으며, 이는 자본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재무적 부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항공업은 경기 민감 산업으로, 대서양 횡단 수요 둔화와 같은 수요 충격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루프트한자가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기단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과 허브 구조 최적화를 병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유럽 내 경쟁사(IAG, 에어프랑스-케이엘엠)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네트워크 효율성 제고가 더욱 중요해졌다.
실무적 시사점
투자자와 채권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분기별 실적 발표, 보잉 등 제조사로부터의 항공기 인도 일정 공지, 그리고 노사 협상 진행 상황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브랜드 간 중복노선 정리, 허브 간 역할 재배치, 정비·정비주기(maintenance cycle) 효율화 등 실행 가능한 비용 절감 조치가 신속히 제도화돼야 실현 가능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루프트한자는 2026년부터 본격화하겠다는 재도약 계획을 발표했지만, 단기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성공 여부는 비용 구조 개편의 실효성, 기단 현대화 일정 준수, 그리고 노사 관계 관리 능력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