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코일, 해외 자산 매각서 Xtellus의 ‘현금 없는(주식 스왑)’ 인수안에 기울어

러시아 에너지 기업 루코일(Lukoil)이 미국계 투자은행 Xtellus Partners현금 없는 거래(cashless deal) 형태의 인수안에 유력하게 기울고 있다. 복수의 거래 관여자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Xtellus의 제안은 미국에 보유된 루코일 관련 유가증권을 현금 대신 스왑(교환) 방식으로 루코일에 반환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어, 10여 건에 달하는 경쟁 입찰들 가운데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5년 12월 1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루코일과 또 다른 러시아 국영 정유사인 로스네프트(Rosneft)에 제재를 가한 이후 루코일의 전세계 포트폴리오 매각 기한을 연장해 신규 마감일을 2026년 1월 17일로 정했다. 이번 연장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합의를 추진하기 위한 외교적 압박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번 주 Xtellus가 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루코일 주식을 조직적으로 교환해 루코일로 반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통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이유로 익명을 요청했다. Xtellus는 언론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루코일 측도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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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산운용사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코일을 포함한 러시아 기업 주식을 먼저 동결하고 결국 손상처리(write-off)하면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본 바 있다. 여기에는 블랙록(BlackRock), JP모건(JPMorgan),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주요 기관들이 포함된다.

루코일의 전세계 자산 가치는 약 220억 달러로 평가되며, 이에는 상류(탐사·생산) 석유·가스 프로젝트, 정유 시설, 그리고 2,000개가 넘는 주유소 네트워크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자산에는 미국의 사모펀드 거대기업인 Carlyle부터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인 Chevron까지 다양한 입찰자가 관심을 보여왔다.


■ Xtellus 거래의 복잡성

루코일은 파벨 즈다노프(Pavel Zhdanov) 재무부 부사장을 이번 매각 협상 실무 책임자로 지정해 잠재적 인수후보들과의 협상을 주도하도록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Xtellus와의 거래가 성사되면, Xtellus는 미 재무부의 승인을 신청해야만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미 재무부가 지난 11월 입찰자들을 대상으로 제시한 지침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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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래는 다른 입찰안보다 복잡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거래 구조에 루코일의 주식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누가 해당 주식을 소유하는지에 대한 공개와 소유자 명단, 거래의 투명성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네 명의 거래 관여자 중 세 명은 이러한 이유로 Xtellus 안이 다른 제안보다 절차적으로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상장주식·파생상품 보유 현황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루코일은 2022년 3월 이전까지는 주요 투자자 및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벤치마크로 삼는 이머징 마켓 지수에 포함돼 있었고, 이를 통해 많은 자금이 루코일 주식에 유입됐었다. 또한 러시아 내 투자자들 역시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파생상품을 통해 국내 기업의 주식을 간접 보유한 사례가 있다.


■ 미국의 조건과 러시아 승인 문제

미 재무부는 루코일 자산 매각이 미국의 국가안보 및 외교정책 목적을 지원하고, 루코일과의 연계를 끊으며, 루코일에게 일방적인 이익(윈드폴)을 제공하지 않고 제재 해제 전까지는 루코일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또 다른 복잡성은 이번 주식 스왑이 러시아 국내 승인 절차를 필요로 할 가능성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2022년 러시아가 해외에서의 모든 러시아 주식 거래를 금지한 바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루코일이 미국 측 기한 내에 거래를 체결하지 못하면 해당 자산은 법적·행정적 불확실성 속에 놓일 수 있으며, 일부 지역 당국이 자산을 몰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재가 해제될 경우 루코일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 또한 제기된다.


■ 용어 설명(독자 안내)

현금 없는 거래(cashless deal)는 인수·합병 구조에서 현금 지급 대신 대상 기업의 주식이나 다른 금융자산을 교환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본 사례에서는 미국에 보유 중인 루코일 주식을 루코일로 반환하는 스왑 구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방식은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으나, 제3국 규제·소유권 공개·제재 규정 등 복잡한 법적 쟁점을 동반한다.

미 재무부의 승인(licensing)은 제재 대상 또는 연루된 자산 거래에 대해 미국 정부가 특정 거래에 한해 예외를 허용하는 절차를 뜻한다. 제재가 광범위하게 적용된 상황에서는 예외 승인 여부가 거래의 성패를 좌우한다.


■ 시장·정책 영향 분석(전문가 시각)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몇 가지 중요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우선 루코일의 해외 자산 매각은 회사의 국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매각 대상 자산의 인수자는 러시아 외 사업 운영권을 확보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 반대로 거래 불발 시에는 해당 자산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거나 현지 규제에 따라 몰수되는 등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금융 측면에서는 미국 자산운용사들의 손실 회복 또는 추가 손상이 결정적이다. 만약 스왑 방식으로 루코일 주식이 회수되면, 미국 투자자들은 루코일 관련 자산을 청산 처리하면서 입은 손실을 일부 회복하기보다 복잡한 대차대조 및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한 미 재무부가 요구하는 투명성·보안 조건은 관련 자금의 흐름을 엄격히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시장 측면에서는 이번 매각이 러시아 원유 및 정제제품의 글로벌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인수자들이 운영 효율을 개선하거나 공급 계약을 재구성함에 따라 특정 지역의 공급망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정유·유통망(주유소 등)의 소유권 이전은 지역별 가격과 유통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 이번 사안은 제재의 범위와 예외 허용 기준이 국제 투자 거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미 재무부의 심사 기준과 러시아의 국내 규제 간 조율 문제는 향후 유사 거래에서 선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 규제 환경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거래 구조를 더욱 보수적으로 설계하도록 압박할 것이다.


■ 결론

루코일이 Xtellus의 현금 없는 스왑 제안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거래의 구조적 이점과 동시에 복잡한 규제·법적 리스크가 공존한다. 미 재무부의 승인이 필수적이고, 러시아 측의 정책적 승인 여부 또한 관건이어서 거래 성사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다. 만약 기한인 2026년 1월 17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자산은 법적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는 관련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리스크를 초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