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그룹, ‘Air’ 이후 두 번째 도전에 앞서 생산·실적 부담 직면
미국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 그룹(Lucid Group, 티커: LCID)이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생산 전망을 하향했다. 회사는 기존 2만 대에서 1만8,000∼2만 대로 목표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5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루시드는 월가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을 공개한 뒤 장 마감 후(애프터마켓)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2분기 핵심 지표
루시드가 4월 1일∼6월 30일에 해당하는 2분기에 보고한 주요 수치는 다음과 같다.
• 주당순손실(LPS): 희석·조정 기준 0.24달러(시장 예상 0.21달러 손실)
• 매출: 2억5,900만 달러(예상 2억8,000만 달러)
• 순손실: 8억5,500만 달러(전년 동기 7억9,000만 달러)
• 주당 순손실(보고 기준): 0.28달러(전년 0.34달러)
• 총 현금·현금성 자산 및 가용 신용: 48억6,000만 달러
같은 기간 총비용 및 경비는 10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동반 상승했으며, 특히 Gravity SUV의 양산 준비가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자·제휴 소식과 브랜드 강화 전략
지난달 우버(Uber)가 루시드에 3억 달러를 투자하고, 6년간 2만 대 이상의 로보택시를 배치하기로 한 파트너십이 발표됐다. 회사는 티모시 샬라메(Thimothée Chalamet)를 기용한 신규 광고 캠페인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Gravity SUV의 생산 라인 구축과 시장 진입 비용으로 현금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타우픽 부사이드(Taoufiq Boussaid)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비용 절감, 브랜드 구축, Gravity 출시 실행을 통해 단기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EV) 산업 환경과 정책 변수
루시드는 2분기에 3,309대를 인도해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으나, 애널리스트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순수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됐고, 소비자들은 가격이 낮은 하이브리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25년 7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새로운 세제·재정 법안도 EV 시장에 변수로 작용한다. 해당 법안은 9월 30일 이후 연방 EV 세액 공제 7,500달러(신차)와 4,000달러(중고차)를 폐지한다. 세제 혜택이 사라질 경우, 전기차 가격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소지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용어 해설*
*LSEG: ‘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약자로, 루시드 실적 예상치를 집계한 금융정보 제공업체다.
애프터마켓(After-hours trading): 뉴욕증시 정규장(미 동부시간 09:30–16:00) 종료 후 전자거래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는 매매 시간대를 가리킨다. 거래량이 적어 변동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분석 및 전망
루시드의 48억6,000만 달러 유동성은 단기 생산 확대와 연구·개발을 뒷받침해줄 재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간 손실 규모가 10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시장 추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 자본 조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Gravity 출시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6년부터 매출 다변화가 가능하지만, 테슬라·리비안·GM 등과의 SUV 세그먼트 경쟁, 그리고 연방 세금 공제 종료라는 이중 압박을 극복해야 한다. 시장은 생산 효율 상승과 평균판매단가(ASP) 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연초 대비 19% 하락해 있으며, 이익 추정치 하향과 함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반영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제품 다각화를 통한 스케일 확보가 없다면, 루시드가 장기 생존을 위해 또 한 번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결국 2025년 하반기 핵심 촉매는 Gravity SUV의 초기 수요와 정치·규제 환경 변화다. 소비자 인센티브 축소에도 불구하고 고급 전기 SUV에 대한 실질 수요가 확인된다면, 루시드의 주가와 사업 전망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 기사는 CNBC, 블룸버그 등의 원문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