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루룸바(Roomba)’ 제조업체인 아이로봇(iRobot)이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하고, 주력 제조사인 피세아 로보틱스(Picea Robotics)에 인수되어 비상장사가 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법정 서류와 회사 발표가 밝혔다.
2025년 12월 15일, 원문 보도에 따르면, 아이로봇은 델라웨어 연방파산법원(Delaware bankruptcy court)에 챕터 11(Chapter 11) 파산보호 신청을 제출했다. 법원 제출문서와 회사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신청은 저가 경쟁 심화와 새로 도입된 미국 관세 부담 등으로 인해 영업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이다.
회사 개요와 최근 실적
아이로봇은 1990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의 로봇공학자 3명이 설립했으며, 2002년 ‘루룸바’ 로봇청소기를 출시해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본사는 매사추세츠주 베드퍼드(Bedford, Massachusetts)에 있으며, 파산 법원 제출자료에 따르면 직원 수는 274명이다. 회사는 2024년 기준 총매출 약 6억8200만 달러(약 $682 million)를 기록했으나,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됐다.
경쟁·관세·부채 구조
법원 문서에 따르면 중국 업체인 Ecovacs Robotics(에코백스) 등 저가 경쟁사들의 공세로 인해 아이로봇은 가격을 인하하고 기술 업그레이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야 했다. 또한 미국의 대(對)베트남 수입품에 대한 46% 관세 부과는 큰 부담이 됐다. 회사는 베트남에서 미국 판매용 청소기를 생산해왔는데, 이 관세로 인해 2025년에만 약 2300만 달러의 비용 증가가 발생했다고 보고서에 명시했다.
재무 구조 측면에서 아이로봇은 약 1억9000만 달러($190 million)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 부채는 2023년 운영 재융자를 위해 조달한 대출에서 기인했다. 또한 제조계약과 관련해 제조사인 피세아에 추가로 7400만 달러($74 million)의 채무를 지고 있다.
피세아의 인수 계획과 채권자 처리
파산 계획에 따르면, 제조사인 Picea Robotics(피세아, China-based manufacturer)가 아이로봇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2023년 대출 중 잔액인 $190 million을 탕감받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아이로봇이 피세아에 진 채무 $74 million도 소멸되는 구조다. 법원 제출자료는 다른 채권자 및 공급업체는 전액 변제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문서에 따르면 피세아는 이전에 아이로봇에 부품을 공급하던 중국계 제조업체로, 아이로봇이 피세아에 대한 지급을 지체하자 피세아는 라인업을 보유한 투자펀드들(카일리 매니지먼트 계열 펀드 등)로부터 해당 대출을 인수했다. 구체적으로는 카일레 그룹(Carlyle Group)이 관리하는 투자펀드들이 보유하던 채권이 피세아로 이전됐다.
과거의 매각 시도와 기업가치 변화
아이로봇은 과거 아마존(Amazon.com)에 의해 약 14억 달러($1.4 billion)의 인수 제안을 받았으나, 유럽 경쟁 당국의 조사로 이 거래는 무산됐다. 회사 가치는 2021년 팬데믹 수요 확대 시기에 약 35억6000만 달러($3.56 billion)까지 평가되었으나, LSEG(구 런던증권거래소 그룹) 자료를 인용한 법원 서류에서는 최근 기업가치를 약 $140 million(약 1억4천만 달러)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향 범위 및 운영 지속성
아이로봇 측은 파산보호 신청에도 불구하고 애플리케이션 기능, 고객 프로그램, 글로벌 파트너십, 공급망 관계, 제품 지원 등 운영의 일상적 기능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 제출문서에서는 고객 서비스와 제품 보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용어 설명: 챕터 11과 관세 영향
챕터 11(Chapter 11)은 미국 파산법상 기업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채무 재조정(plan of reorganization)을 통해 구조조정을 시도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 절차에서는 기업 경영진이 통상 업무를 계속 수행하되, 법원의 감독과 채권자 집회 등을 통해 채무 일부 탕감·재조정·자산 매각 등의 방안이 시행된다.
관세(예: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46% 세율)는 수입 제품의 원가를 직접적으로 상승시켜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조립·완성품을 외국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전자·가전 기업들은 제조국 변경, 가격전략 수정, 원가 흡수 등 복합적인 대응을 강요받는다.
시장·가격·산업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아이로봇의 파산보호 신청과 제조사 피세아의 인수가 완료되면, 시장 내 경쟁구도와 소매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아이로봇은 여전히 미국에서 약 42%의 시장점유율, 일본에서 약 65%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회사 발표 기준), 브랜드의 구조조정은 주요 유통업체 및 판매 채널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매가격 측면에서는 피세아가 제조비용을 절감하거나 생산효율을 높이면 가격 안정화 또는 인하 여지가 있으나, 반대로 관세 부담이 유지되면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계 경쟁사들(예: 에코백스)이 저가 공세로 시장점유율을 계속 확대할 경우, 루룸바의 상대적 우위가 약화될 수 있다. 또한 피세아가 지분을 전액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되면 공개시장(증시)에서의 투명성은 낮아지고, 업계 내 합종연횡이나 기술 제휴, 특허·플랫폼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무역 관점
이번 사태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실물기업의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로 해석된다. 미국의 대외관세·무역정책이 계속 유지되면, 제조업체들은 생산 거점을 재검토하거나 제조 협력 구조를 재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특히 로봇청소기처럼 부품과 조립이 해외에 집중된 제품군은 이러한 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결론 및 전망
아이로봇의 챕터 11 신청과 피세아의 완전 인수 계획은 단기간 내 법원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승인 시에는 채권자 구조와 공급계약 재협상이 예상된다. 기술 경쟁력 유지, 관세·무역 리스크 관리, 가격 전략이 향후 재기 성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 가격과 유통 채널, 경쟁사의 전략 변화가 향후 시장 전개를 좌우할 전망이다.
핵심 요약: 아이로봇은 2025년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챕터 11을 신청했고, 주력 제조사인 피세아가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회사는 2024년 매출 약 $682M를 기록했으나, 중국 경쟁사와 신규 관세(베트남산 46%)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었으며, 현재 약 $190M의 부채를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