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소형 원자로 사업부 IPO 논란
영국 공학기업 롤스로이스 홀딩스(Rolls-Royce Holdings)가 자회사인 소형 모듈 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사업부의 기업공개(IPO) 추진설을 부인했다.
2025년 8월 30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롤스로이스 SMR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당사는 현재 IPO를 준비 중이거나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The Financial Times)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상장 가능성을 포함한 자금 조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공식 입장이다.
배경: 2.5억 파운드가 아닌 25억 파운드, 영국 정부의 대규모 SMR 투자
롤스로이스 SMR은 2023년 6월 영국 정부가 발표한 ‘소형 모듈 원자로(SMR) 프로그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영국 최초의 SMR 3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4년간 총 25억 파운드(약 34억 달러)를 투입해 2030년대 중반부터 전력망 탈탄소화를 가속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디자인을 표준화해 모듈 형태로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 설치하는 차세대 원자로다. 건설 기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출력 300MW 이하의 소규모 분산 전원으로 유연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미국·캐나다·루마니아·체코 등도 활발히 개발 중이며, 영국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대규모 글로벌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FX기준 환율
1달러 = 0.7402파운드 (로이터 고시가 기준)
IPO 논란의 전말
앞서 FT는 ‘관계자’를 인용해 “투자사 및 투자은행과의 초기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으나, 롤스로이스 측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롤스로이스 SMR 측은 “현재 사업은 정부 지원금과 자체 자본으로 충분히 추진 가능하며, 특정 시점에 IPO를 목표로 한 로드맵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SMR 시장 성장성과 에너지 안보·탈탄소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기업공개의 잠재적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2030년대 대규모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십억 파운드의 추가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SMR이란? — 기술·경제·정책 3박자의 시너지
기술 측면에서 SMR은 수냉식 경수로·가스냉각 고온가스로·소듐냉각 고속로 등 다양한 형태가 연구 중이며, 높은 안전계수와 모듈화된 비상 냉각계통을 갖춘다.
경제성 측면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아닌 공장제작·표준화를 통해 원가를 낮추며, 공사 지연 리스크가 대폭 축소된다.
정책·환경 측면에서 탄소중립(Net Zero) 목표 실현을 위한 중간 다리로써,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는 기저·백업 전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보조금·민간자본·공기업 참여 등 3원적 자금 구조가 SMR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영국 정부가 50% 이상 출자를 담당하지만, 상업 단계 진입 시점에는 민간·기관투자자의 대규모 투입이 요구될 가능성이 높다.
IPO는 리스크 분산과 자본시장 접근성을 확대하는 수단인 동시에, 불확실성이 큰 초기 원전 사업에 대한 투자자 신뢰 확보라는 양면성을 지닌다. 따라서 롤스로이스가 공식적으로 부인했음에도 추후 자금 수요 확대 국면에서 IPO 카드를 재검토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일정 및 체크 포인트
2030년대 중반까지 영국 전력망 연계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6~2027년 착공, 2031년 전후 최초 상업운전이 현실적 일정으로 거론된다. 또한 규제 기관인 ONR(영국 원자력규제청)의 GDA(일반 설계 승인) 절차를 통과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안전성·비용·지역사회 수용성에 대한 검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결국 탈탄소·에너지 안보·산업 전략이라는 다차원 과제가 얽혀 있는 만큼, 정책 일관성과 금융시장 신뢰가 SMR 산업화의 ‘마지막 퍼즐’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