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민항·전력시스템 수요 호조에 2025년 이익 가이던스 유지

Rolls-Royce Holdings Plc(LON: RR)가 10월까지의 견조한 실적 흐름을 바탕으로 2025 회계연도 연간 전망(가이던스)을 재확인했다. 회사는 민항(Civil Aerospace)전력시스템(Power Systems) 부문의 지속적인 수요, 그리고 방산(Defence) 부문의 안정적 진척을 근거로, 기존의 실적 및 현금흐름 목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그룹 전반의 성과는 내부 기대와 궤를 같이했으며, 2025년 기초 영업이익(underlying operating profit)31억~32억 파운드,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30억~31억 파운드 범위 달성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2025년 11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판 에르긴빌기치(Tufan Erginbilgic) 롤스로이스 CEO는 성명에서 “그룹 전반의 강한 성과는 우리의 실행과 전략적 이니셔티브에 의해 견인됐고, 이는 우리 기대와 부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급망 도전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2025 회계연도 가이던스에 대한 신뢰가 한층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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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항(Civil Aerospace) 부문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강세를 보였다. 올해 하반기 들어 인디고(IndiGo), 말레이시아항공(Malaysia Airlines), 애볼론(Avolon) 등에서 대형 엔진의 굵직한 신규 수주가 이어졌다. 특히 에어버스 A350F 화물기에 탑재되는 트렌트 XWB‑97(Trent XWB‑97) 엔진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중화권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객—에어차이나 카고(Air China Cargo)대한항공(Korean Air)—가 주된 수요처로 지목됐다.

대형 엔진의 비행시간(large engine flying hours)은 10월 31일까지의 10개월 누적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며, 2019년 대비 109% 수준을 회복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정상화 기준을 넘어서는 회복세로, 국제선 여객 및 화물수요 정상화와 장거리 노선 회복 흐름을 반영한다.

에어버스는 롤스로이스의 운영 성과를 인정해 공급업체 시상에서 “Ramp up and Operational Excellence” 부문 어워드를 수여했다. 특히 엔진 제조사가 이 부문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생산 확대 국면에서의 납기·품질·운영역량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제품 신뢰성 측면에서는, 6월 인증을 받은 트렌트 1000(Trent 1000)고압 터빈 블레이드(HPT blade) 업그레이드가 장착 상태 유지시간(time on wing)²2배 이상 연장시키는 성과를 냈다. 회사는 이 업그레이드 부품을 신규 제작 엔진과 기존 운용 엔진 모두에 정비망을 통해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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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트렌트 1000트렌트 7000에 대한 추가 내구성 개선도 2025년 말까지 인증을 목표로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인증이 완료되면 장착 상태 유지시간이 약 30%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걸프스트림 G800의 첫 인도도 8월 이뤄졌으며, 탑재된 펄 700(Pearl 700) 엔진은 “서비스에서 매우 매끄럽게 운영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방산(Defence) 부문에서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견조했다. 9월에는 국제전투기개발프로그램(Global Combat Air Programme, GCAP) 컨소시엄이 동력·추진계통 개발 가속을 위해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롤스로이스는 성능 향상을 목표로 적층제조(Additive Layer Manufacturing) 기술을 적용한 신형 연소기(Combustor) 시험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10월에는 튀르키예 공화국과 영국 간에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 20대 수출에 관한 합의가 체결됐다. 해당 기종에는 롤스로이스의 EJ200 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 또한 회사는 미국 정부의 이동형 마이크로 원자로 개발 이니셔티브인 프로젝트 펠레(Project Pele)에서의 역할이 계획대로 진척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서는 원자력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방산 분야가 그 중 가장 먼저 적용될 잠재 부문이 될 수 있다고 회사는 내다봤다. 이는 군 기지, 원격작전, 혹은 고가용성 전력 수요 영역에서 소형 원자로의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력시스템(Power Systems) 부문은 데이터센터정부 부문의 수요가 수주·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백업전원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엔진의 개발·시험이 진전 중으로, 여러 대의 시제품 엔진이 병행 시험을 거치고 있으며 2028년 서비스 투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또, 전력망 신규 접속을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한 신속 기동형(fast‑start) 가스 발전기 제품을 10월 론칭했다. 더불어, 세계 최초의 100% 메탄올 연료 고속 선박용 엔진 성공 시험을 보고하며, 탄소중립 추진체계 전환을 향한 의미 있는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단은 스웨덴의 원전 기술 파트너 선정 절차에서 최종 단계로 진입했다. 영국에서는 6월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뉴클리어(Great British Energy‑Nuclear)로부터 우선 기술 공급자로 선정된 이후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으며, 영국 계약의 상업조건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 규제 절차에도 공식 착수했다.

운영 효율화와 관련해 회사는 그룹 비즈니스 서비스(Group Business Services) 전략에 따라 조직 단순화를 계속 추진 중이다. 이 일환으로 인도 벵갈루루(Bengaluru)글로벌 역량·혁신 센터를 신설, 본사 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긴다.

재무구조현금 창출력 개선을 통해 강화됐다. 10월 만기가 도래한 미화 10억 달러 규모의 채권 상환을 완료했으며, 10월 말 기준 자사주 매입은 계획된 10억 파운드9억 파운드를 집행했다.


핵심 용어 해설

민항(Civil Aerospace): 항공사, 화물사 등 상업용 항공시장을 대상으로 한 항공엔진 및 서비스 사업을 의미한다.
비행시간(Flying Hours): 엔진이 실제 비행에 투입된 시간으로, 정비 매출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장착 상태 유지시간(Time on Wing)2: 엔진이 분해 정비 없이 기체에 장착된 채 운용되는 기간을 뜻하며, 수명·신뢰성 지표로 활용된다.
적층제조(Additive Layer Manufacturing): 3D 프린팅 기반의 금속 적층 기술로, 복잡 형상과 경량화, 고내열 소재 구현에 유리하다.
프로젝트 펠레(Project Pele): 미국 정부의 이동형 마이크로 원자로 개발 프로그램으로, 원격지·군사 응용 등에서 고가용성 전력 제공을 목표로 한다.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형 원자로로, 공장제작·모듈화로 비용·기간 절감과 안전성 제고를 도모하는 차세대 원전 개념이다.


전문 분석 및 시사점

2025년 가이던스 유지민항·전력시스템 수요의 질적 회복과 방산의 안정적 파이프라인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항에서의 대형 엔진 비행시간 2019년 대비 109% 회복은 정비수익(서비스) 기반의 체질 개선에 유리하며, 트렌트 1000·7000내구성 개선은 고객 운용비용(TCO)을 낮춰 중장기 경쟁우위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력시스템 부문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안정성 요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부합하는 차세대 백업전원 엔진(2028년 서비스 투입 목표)신속 기동형 가스 발전기(2026년 출시)는, 전력망 접속 지연과 전력 수급 변동성에 대응하려는 수요를 선점하는 포트폴리오로 해석된다. 100% 메탄올 고속 선박 엔진 시험 성공은 연료 전환탈탄소 흐름에 대한 기술 옵션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산에서는 GCAP의 추진 가속과 유로파이터 타이푼 20대 수출 합의, 프로젝트 펠레 등으로 수주 가시성기술 진화가 병행된다. 미국 내 원자력 협력 확대도 방산 전력의 에너지 자립 요구와 맞물려 초기 적용 분야가 될 여지가 있다. 이는 장기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편, 회사가 지적한 공급망 도전은 여전히 리스크 변수다. 다만 에어버스의 운영 우수상 수상은 램프업(생산확대) 국면 대응역량을 방증하는 신호로, 납기·품질·원가의 균형을 요구하는 상업용 항공엔진 사업 특성을 감안하면 신뢰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채권 상환과 자사주 매입 진행은 재무 유연성주주환원 의지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요약하면, 롤스로이스는 민항 수요 회복, 전력시스템의 구조적 성장, 방산 파이프라인이라는 세 축 위에서 2025년 이익·현금흐름 목표를 재확인했다. 동시에 엔진 신뢰성 개선탈탄소·신에너지 포트폴리오 확장(메탄올 엔진, SMR 등)으로 중장기 경쟁력을 다지는 모습이다. 공급망 변수 관리가 과제지만, 현재의 실행력은 가이던스 달성 가능성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