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 2분기 16억 달러 비용 반영으로 순익 80% 급감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대규모 손실을 반영하며 이익이 급감했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은 2분기 세전 기준 16억 달러(약 2조1,000억 원)의 특별 비용을 인식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프리마켓(정규장 전 거래)에서 주가가 최대 8%까지 하락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번 특별 비용(special charge)은 주로 회사 Aeronautics(항공기) 사업부 내 기밀 프로그램(classified program)과 자회사 시코르스키(Sikorsky)의 일부 국제 헬리콥터 사업 지연에서 비롯됐다. 록히드마틴은 “기밀 사업 특성상 구체적인 프로젝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 국방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록히드마틴 생산시설 전경

핵심 실적 지표2Q 2025를 보면, 순이익은 3억4,200만 달러(주당 1.46달러)로, 전년 동기 16억4,000만 달러(주당 6.85달러)에서 급감했다. 매출 규모는 기사에서 언급되지 않았으나, 해당 비용 인식이 수익성에 미친 영향이 결정적이었다는 점만은 명확하다.

회사 측은 “항공·우주 프로젝트의 일정과 비용 예측이 극도로 복잡해지고 있다”며 “특히 제4세대 이상 첨단 전투기 플랫폼의 경우, 시험비행과 인증 과정이 길어지는 만큼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밀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Classified Program은 미 국방부(DOD)가 보안 등급을 부여해 예산, 일정, 사양 등을 대외에 공개하지 않는 방위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예산 초과 비용이 발생해도 투자자에게 세부 내역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장 기업의 재무 불확실성이 커지는 구조다.

또한 시코르스키가 추진 중인 국제 헬기 프로그램은 각국 정부의 인증 절차와 맞물려 납기 지연이 잦다. 이는 계약상 지체상금(liquidated damages) 발생 위험으로 직결돼 실적에 즉각적인 타격을 준다.

시코르스키 헬리콥터

시장 반응과 전문가 분석

뉴욕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한 번의 대규모 비용”이라는 회사 설명에도 불구하고, 향후 추가 부실 여부를 면밀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중 군사 경쟁 심화에 따른 방산 수요 확대 기대가 컸던 만큼, 일회성 비용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현금흐름 자체가 건실한 록히드마틴에게 이번 충격은 위기이자 기회”라며, F-35 전투기, 극초음속 무기 등 핵심 포트폴리오의 수주 파이프라인이 견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자 유의 사항

  • 록히드마틴은 연간 현금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배당 귀족(dividend aristocrat)’ 기업이다. 그러나 대규모 비용 인식이 잇따를 경우 배당 성장 속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 방위주 특성상 미 연방 정부의 예산 승인 지연, 의회 교착 상태가 주가 변동성을 키울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7월 말 예정된 미국 연준(Fed)의 금리 결정과도 무관치 않다.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면 방산 기업의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해설 및 전망

기자는 이번 사안이 단순 회계상 이벤트를 넘어, 방위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첨단 무기 체계가 복잡해질수록 ‘알려지지 않은 비용(unknown unknowns)’이 실적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록히드마틴뿐 아니라 노스럽그러먼,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경쟁사들도 유사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결국 투자자와 경영진 모두가 장기 계약의 불확실성에 대한 공평한 정보 공유, 그리고 보다 보수적인 프로젝트 회계 기준 도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미 국방예산 추이

향후 12~18개월간 미국 국방예산 편성과 대중(對中) 전략 변화, 나토(NATO)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 추세가 록히드마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