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설문: 이란 전쟁 불확실성 지속 속 한국은행, 기준금리 2.50% 동결 전망

한국은행이 이번 주 목요일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고 연말까지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로이터 통신의 설문에서 도출됐다. 설문 응답자들은 중앙은행이 이란 전쟁이 국내 물가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평가하는 가운데 방향성을 고정하기보다 보수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년 4월 8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이후 국제유가는 50% 이상 급등해 성장과 물가 모두에 리스크를 키웠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석유 수입국으로, 수입 석유의 약 70%가 걸프 지역에서 들어오고 있어 국제유가 상승에 특히 민감한 구조다.

한국은행은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전망 안내)를 통해 금리를 최소 8월까지 2.50%로 유지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바 있다. 또한 당시에는 2026년 성장률 전망을 1.8%에서 2.0%로 상향하고, 물가(인플레이션)는 유가가 배럴당 64달러일 경우 2.1%로 전망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2.2%로 상승해 중앙은행의 2% 목표를 다소 상회했으나, 별도 로이터 설문에서의 중앙값(메디안) 전망치인 2.4%보다는 낮았다.

로이터가 2026년 4월 2일부터 4월 7일 사이에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한 31명의 이코노미스트 전원이 한국은행이 4월 10일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후 윤(Jeeho Yoon), BNP 파리바 수석 이코노미스트: “중앙은행은 특정 방향에 고정되기보다는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채택할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새로운 성장·물가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겠지만 향후 경로에 대한 신호를 줄 수 있으며, 우리는 한은이 성장 하방 리스크를 강조하는 동시에 물가 상방 리스크를 부각할 것으로 본다.”

원화는 전쟁 발발 이후 달러 대비 약 4% 약세를 보였다. 특히 3월 31일에는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해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설문 응답자들은 해당 분기에 물가가 2.6%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6년 평균 물가 상승률은 2.4%로 전망했다. 이는 1월 설문에서 올해 물가가 1.9%로 예측된 것에서 상향 조정된 수치이며, 중앙은행의 목표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장기 전망을 제시한 30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26명은 2026년까지 금리 변동이 없을 것으로 응답했고, 3명은 연말 기준금리가 2.75%가 될 것으로, 1명은 3.0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티븐 리(Stephen Lee), 메리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은이 환율을 직접 목표로 삼지는 않겠지만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환율을 주시할 것이다. 전쟁의 영향이 헤드라인 물가에 일시적으로 그친다면 연말까지 금리 동결이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방 리스크는 많다.”


용어 설명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은행 간 거래에 적용하는 대표 금리로, 신용비용·대출금리·예금금리 등 광범위한 금융 조건에 영향을 미친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미래의 정책 의도를 시장에 알리는 수단으로, 단기간의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를 형성한다. 또한 기사에서 언급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식료품·에너지 등 전체 소비자물가를 포함한 광범위한 물가 지표를 의미한다.


향후 영향과 전망

첫째, 국제유가의 50% 이상 급등은 수입물가를 통해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 시 완만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중앙은행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성장 둔화 리스크와 물가 상승 리스크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신중한 입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원화 약세(달러 대비 약 4% 하락)는 수입품 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킨다. 만약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수입물가 전가로 인해 근원물가(원자재·에너지 제외)가 아닌 헤드라인 물가 자체가 상승할 수 있어, 중앙은행의 물가 전망을 상향조정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

셋째, 설문에서 다수의 이코노미스트가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한 만큼, 금융시장은 당분간 완화적(그러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기적으로 국내 채권금리와 은행 대출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할 수 있으나,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경우 정책 기조 전환(인상)의 필요성이 재부각될 수 있다.

넷째, 정책 불확실성은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에너지·제조업 등 수입 원자재 비중이 큰 업종은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실물 성장률을 추가로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중앙은행이 성장을 강조하더라도 물가상승 압박이 지속되면 통화정책의 선택지는 제한된다.

마지막으로, 설문 결과와 같이 중앙은행이 당장의 금리 변화를 택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역할은 향후 유가·환율·물가 흐름을 근거로 한 전망 재조정이다.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원화의 향후 흐름이 향후 물가 경로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이번 로이터 설문은 단기적으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하나, 국제유가와 환율 등 외부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존재함을 재확인시킨다. 향후 정책결정 과정에서는 성장 둔화 위험과 인플레이션 위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핵심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