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은행그룹, 자동차 금융 충당금 지속 검토…대법원 판결 이후 변동성 주시

【런던】 영국 최대 소매은행 중 하나인 Lloyds Banking Group(로이드은행그룹, LON:LLOY)은 최근 영국 대법원이 자동차 할부 대출(모터 파이낸스)에 관한 핵심 판결을 내린 데 따라, 자체 자동차 금융 관련 충당금(provision)을 계속해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중개 수수료(commission)와 중개인의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에 대해 기존 항소법원(Court of Appeal) 판단을 뒤집으면서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대법원은 7월 26일(현지 시각)Wrench·Johnson·Hopcraft 사건’에서 모터 딜러(자동차 판매상)가 신용중개인(credit broker)으로서 고객에게 신의성실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며, 이 과정에서 지급받는 수수료를 뇌물(bribe)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즉, 대법원은 “딜러가 고객을 위해 행동할 특별한 신탁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수수료의 존재 자체가 위법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1심과 항소심이 일부 사건에서 인정했던 판단, 특히 수수료를 ‘비밀 이익(secret profit)’ 또는 ‘뇌물’로 본 시각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다만 법원은 Johnson 사건에 한해서, 1974년 제정된 소비자신용법(Consumer Credit Act 1974)상 ‘불공정한 관계(unfair relationship)’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대출 기관이 지급한 수수료 전액과 시중 상업이자(commercial interest)를 Mr. Johnson에게 환급하도록 명령했다.

로이드은행그룹은 “당사가 설정한 모터 파이낸스 충당금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영해 산정되었으며, 이번 대법원 판단 역시 이미 가정된 결과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 측은 “규제 환경이 아직 유동적이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행위감독청(FCA)은 8월 3일 성명을 통해 “수수료 재량 지급(discretionary commission arrangement)과 관련된 잠재적 업계 전체 배상(redress) 제도를 검토하기 위해 10월 초까지 공개 협의(consultation)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FCA는 다른 위임 또는 수수료 모델에도 제도를 확대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드은행그룹은 “초기 분석 결과와 FCA 협의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충당금 규모에 중대한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도 “상황 변화를 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시장에 즉각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은 최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실적에서 자본 창출율(capital generation) 86bp(basis point)를 달성해 연간 가이던스를 준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 용어·제도 해설⟫

1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란, 대리인 또는 수탁자가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의미한다. 딜러가 중개 업무만 수행하는 경우, 법원은 이러한 신탁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 소비자신용법 1974는 영국 내 소비자 대출 거래를 규율하는 핵심 법률로, ‘불공정한 관계’ 조항을 통해 대출사와 차입자 간 권리·의무 균형을 맞추도록 규정한다.

3 수수료 재량 지급(Discretionary Commission) 구조란, 중개인이 대출 금리·조건에 따라 자신의 수수료를 변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높은 수수료 유인을 야기할 수 있어 FCA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기자 해설 및 인사이트⟫

첫째, 이번 판결은 “뇌물”이라는 형사적·도덕적 레이블을 제거함으로써, 은행권의 법적 리스크를 크게 낮추었다. 그러나 ‘불공정한 관계’ 판단은 여전히 남아 있어, 건당 소송과 집단소송(class action)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둘째, FCA가 예고한 업계 전면 배상 스킴은 잠재적으로 수천 건의 계약을 재검토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단기적 비용 부담을 높이지만, 동시에 신뢰 회복이라는 장기적 이익을 가져올 수도 있다.

셋째, 로이드은행그룹은 자본 여력이익 방어력 측면에서 경쟁 은행 대비 우위에 있어, 소송 리스크·규제 리스크가 현실화되더라도 주주 환원 정책(배당·자사주 매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판결을 통해 “수수료 투명성”“소비자 보호 규제”라는 두 축이 향후 자동차 금융뿐 아니라 소매 금융 전반을 재편할 핵심 키워드가 될 것임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