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약사 로슈(Roche)가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이중 GLP-1/GIP 수용체 작용제인 CT-388의 2상 임상시험(CT388-103)에서 긍정적인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2026년 1월 27일, RTTNews의 보도에 따르면, CT-388는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여했을 때 48주 시점에 위약(플라시보)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위약 조정 기준으로 22.5%의 체중감소를 기록했다고 로슈는 밝혔다. 회사는 48주 시점에서도 체중감소의 고점(플래토)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고, 용량에 따른 명확한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가 관찰되었다고 말했다.
Levi Garraway, 로슈의 최고의료책임자(CMO) 겸 글로벌 제품개발 책임자는 “강력한 체중감소 효과와 잘 견디는 안전성 프로파일은 우리가 임상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뢰를 강화하며, 향후 3상 시험으로의 진전에도 자신감을 준다”라고 말했다.
로슈는 또한 체중감소 외에 대사 지표 개선 결과를 보고했다. 치료 시작 시 전(前)당뇨(pre-diabetic) 상태였던 참가자 중 24 mg 용량의 CT-388을 투여받은 대상자 가운데 73%가 48주 시점에 정상 혈당 범위로 회복된 반면, 위약군에서는 7.5%만이 정상 혈당을 달성했다고 로슈는 밝혔다. 이 데이터는 CT-388이 체중감소뿐 아니라 혈당 조절 측면에서도 임상적 의미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임상시험 방식에 대해 로슈는 본 연구가 무작위배정,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되었음을 언급했고, 주 1회 피하주사 방식으로 약물이 투여되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톱라인 결과만을 공개했으며, 전체 피험자 수나 안전성 세부 데이터 등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LP-1/GIP 수용체 작용제에 대한 설명
일반 독자를 위해 배경을 설명하면, GLP-1(glucagon-like peptide-1)과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는 소화관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incretin) 호르몬으로, 식욕 억제, 위 배출 지연, 인슐린 분비 촉진 등 체중 및 혈당 조절에 관여한다. 이들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은 식욕을 줄이고 체중을 감소시키며 당대사를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CT-388은 두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 작용제이다. 이러한 메커니즘 때문에 GLP-1/GIP 표적 약물은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 반응 및 향후 전망
로슈는 스위스증권거래소(SIX Swiss Exchange)에서 주식이 1월 27일 종가 기준 350.50 스위스프랑으로 마감했으며, 전일 대비 0.69% 상승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2상 결과는 로슈의 당뇨·비만 치료 포트폴리오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으며, 향후 3상 진입이 가시화될 경우 임상 개발 비용 확대와 함께 경쟁사들의 유사 계열 약물과의 비교 데이터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CT-388의 48주 데이터가 장기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추가 데이터와 함께 제시될 경우,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로슈의 상업적 기회 확대뿐 아니라 다른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전략에도 자극을 줄 수 있으며, 투자자 관점에서는 향후 임상 단계 전환과 규제 당국의 승인 가능성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나타날 수 있다.
분석적 고찰
이번 발표에서 공개된 핵심 수치들은 임상적 신호로서 의미가 있으나, 몇 가지 중요 변수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선, 피험자 모집단의 특성(연령, 성별, 기저 질환, BMI 범위 등), 무작위 배정 시 군 간 균형, 세부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상반응 종류 및 빈도, 중대한 이상반응 여부), 중도 탈락률, 그리고 장기간(48주 이후)의 체중 유지 여부 등이 공개되어야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로슈가 제시한 ‘체중감소 플래토 미도달’ 및 ‘용량-반응 관계’는 긍정적 신호이나, 3상 설계에서 이들 요소를 어떻게 반영할지가 향후 관건이다.
또한 규제 측면을 고려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 의약품청(EMA) 등에서 요구하는 안전성·효능 데이터의 범위가 상당하기 때문에 로슈는 향후 대규모, 장기 추적 관찰을 포함한 임상 전략을 통해 승인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상업적 측면에서는 비만 치료제의 보험 적용 범위, 처방 가이드라인, 경쟁 약물의 가격정책 등이 시장 점유율과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CT-388의 이번 2상 톱라인 결과는 임상적 효능 신호로서 주목할 만하며, 로슈는 이를 바탕으로 3상으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추가적인 상세 데이터와 장기 안전성 결과, 규제 경로 및 상업화 전략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향후 투자자 및 의료계의 판단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