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주가 74% 급등 후 레이먼드제임스, 투자의견 ‘스트롱 바이’→‘아웃퍼폼’ 하향…“2분기 기대치 너무 높아”

[뉴욕 증시 집중 포커스] 미국 게임 플랫폼 기업 로블록스(Roblox) 주가가 지난 분기 실적 발표 이후 74% 급등한 가운데, 월가 중견 증권사 레이먼드제임스(Raymond James)가 23일(현지시간) 투자의견을 기존 ‘스트롱 바이(Strong Buy)’에서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한 단계 낮췄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레이먼드제임스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 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결과, 투자자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2분기(2Q)에 ‘매우 높은 장벽(very high bar)’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 하향의 직접적인 배경은 로블록스 플랫폼 내 신규 인기 게임 ‘Grow A Garden’이다. 이 게임은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입소문을 타며 신규 이용자 수를 대거 끌어모으는 데 기여했다. 주가 역시 같은 기간 74% 상승하며 메타버스 및 소셜 게임 업종 중 가장 가파른 랠리를 기록했지만, 레이먼드제임스는 “바이럴(viral) 히트가 가진 일회성 리스크”를 경고했다.

분석진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Grow A Garden은 분명 플랫폼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는 플랫폼이 다른 신규 경험을 통해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바이럴 콘텐츠의 수명이 짧을 수 있다는 위험성도 내포한다.”

레이먼드제임스는 로블록스의 2026년 예상 EV/부킹스(기업가치 대비 예약 매출) 배수를 13.5배로 적용해 목표주가를 기존 81달러에서 13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메타버스’라는 과도한 테마 프리미엄이 아니라, 실질적 매출 성장에 근거한 밸류에이션 리셋이라고 덧붙였다.

EV/부킹스Enterprise Value(기업가치)를 부킹스(예약 매출)로 나눈 지표다. 부킹스는 사용자가 가상 화폐(로벅스) 등을 미리 구매할 때 발생하는 현금 유입을 의미하며, 수익인식 시점이 지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전통적 매출 인식과 차이가 있다. 월가에서는 성장 초기 플랫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이 지표를 활용해 미래 현금 창출력을 선제적으로 반영한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컨센서스 추정치 상향 폭이 이미 상당히 가파른 만큼, 얼마나 강력한 실적을 내더라도 주가 보상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대로 조금이라도 기대치를 밑돌 경우 주가는 과도하게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 시각: ‘완만하지만 우상향’
레이먼드제임스는 새로운 목표주가 제시에도 불구하고 “향후 주가 상승 속도는 이전보다 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밸류에이션이 재조정된 이후에도 견조한 성장 모멘텀이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바이럴 히트 지속성에 대한 변수
로블록스는 과거에도 ‘Adopt Me!’나 ‘Brookhaven’과 같은 인기 게임이 등장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트래픽이 분산되는 패턴을 반복했다. 이번에도 Grow A Garden이 동일한 수명을 보일지, 혹은 플랫폼 전반의 체류 시간을 구조적으로 늘리는지에 따라 중장기 주가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한편,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3차원 디지털 공간을 의미한다. 2021~2022년 빅테크와 벤처 자본이 대거 유입되며 ‘차세대 인터넷’으로 주목받았으나, 거품 논쟁이 일면서 최근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레이먼드제임스가 목표주가 산정 과정에서 ‘메타버스 프리미엄’을 배제한 점은, 여전히 실제 이용자 지표와 현금 흐름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자 해설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높아진 눈높이”다. 2분기 실적 발표일(예정)을 앞두고 로블록스가 월 실사용자(MAU), 평균 예약 매출, 트래픽 체류 시간 등 모든 지표에서 시장 기대를 충족해야 하는 ‘헝거게임’에 돌입했다. 성장주 특유의 고(高)밸류에이션 위험을 인식하고, 분산 투자를 통해 변동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 용어 정리
바이럴(Viral): SNS·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는 콘텐츠를 가리킨다.
EV(Enterprise Value): 시가총액에 순차입금을 더해 산출한 총 기업가치.
부킹스(Bookings): 가맹·구독 등으로 미리 받은 현금을 의미하며, 매출 인식과 시차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