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패튼 기자
파리 / 로이터통신 — 프랑스 화장품 대기업 로레알(L’Oréal)이 2025년 2분기(4~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 전망치(2.9%)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됐으며 아시아 지역의 트래블 리테일(Travel Retail) 판매가 부진했던 점이 실적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2분기 실적 세부 내용
로레알은 2분기 매출이 107억4,000만 유로(약 123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동일 점포 기준(like-for-like) 성장률은 2.4%였으며, 이는 제프리스(Jefferies)가 인용한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 컨센서스 예상치 2.9%를 소폭 하회했다.
회사는 신규 IT 시스템 전환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거한 기저 성장률은 3.7%라고 설명했다. 이는 구조적인 수요와 가격 효과를 더 잘 반영한 수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 둔화 및 물가 영향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던 화장품 수요가 최근 분기마다 급격히 식고 있다”
는 것이 로이터통신의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매출 성장률이 자연스레 낮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유럽에서 제조되는 향수(perfume)는 미국발 관세(타리프) 부담까지 겹쳤다. 미국 정부가 유럽산 제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로 인해 생산·유통 비용이 상승하면서, 관련 기업들은 가격 인상 혹은 생산 기지 이전이라는 어려운 선택지와 마주하고 있다.
CEO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의 발언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로비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EU·미국 간 15% 관세 합의는 결코 좋은 딜이 아니다.” —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 CEO
그는 “유럽 각국 지도자와 협상팀에 서한을 보내 어떤 예외 조항(Loophole)이라도 찾겠다”고 강조했다. 로레알은 미국 시장 매출 가운데 약 30%를 유럽에서 수입하고 있어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미국 내 4개 공장을 활용해 현지 생산을 늘리거나, 가격을 올리는 방안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타국 간 재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수·스킨케어 실적 전망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관세 부담으로 하반기 미국 향수 시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이에로니무스 CEO는 “현재 로레알의 향수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며, 업계 평균(7%)을 상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이 일부 존재하지만 수요 탄력성(elasticity of demand)을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해설: 생소한 용어 정리
① Like-for-like(동일 점포 기준)은 신규 매장·사업 인수·환율 등을 제외하고, 동일 조건에서의 실적 변화를 측정하는 회계 방법이다. 기업이 본연의 영업 성과를 파악할 때 주로 사용된다.
② Visible Alpha 컨센서스는 금융정보 플랫폼 ‘비저블 알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예상치 평균값을 의미한다. 시장이 기대하는 기준선을 제시해 기업 실적의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를 판단할 때 활용된다.
③ Pricing Power는 기업이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이다. 반대로 Demand Elasticity는 가격 변동 시 수요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뜻한다.
환율 정보
보도 시점 기준 환율은 $1 = 0.8674유로로 제시됐다. 이는 투자자 및 수입·수출 업체가 비용 구조를 계산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지표다.
결론 및 향후 변수
요약하면, 로레알은 유럽 내 수요 둔화와 아시아 면세채널 부진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향수 성장과 IT 시스템 전환 완료에 따른 기저 성장률 3.7%를 방어해냈다. 그러나 미국 관세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현지 가격 인상과 생산 재배치를 둘러싼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화장품 시장 성장세가 팬데믹 이후 고점 대비 둔화되고 있어,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디지털 채널 확대가 로레알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