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달라스 연은 총재 “2% 물가목표 달성 위해 노동시장 추가 완화 필요”

워싱턴/로이터— 달라스연방준비은행(Dallas Fed)의 로리 로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려면 노동시장에 더 많은 ‘슬랙(slack·여분의 공급 능력)’이 불가피하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새로운 수입관세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이 빨라지고 있다며, 그만큼 노동 수요를 다소 식혀야 물가를 억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25년 9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로건 총재는 이날 달라스 연은 주최 행사에서 배포한 연설문을 통해 “지속적이고 완만한 추가 금리 인하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이면서도, 완강한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매파적(hawkish) 시각을 드러냈다.

로건 총재는 “현 통화정책은 경제에 제한적(restrictive) 압력을 ‘다소’ 가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진단했다. 소비가 여전히 ‘탄력적(resilient)’이고 자산가치는 높으며, 투자심리도 회복세를 보인다는 이유다. 그는 “가격안정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노동시장의 잉여 공급을 약간 더 늘려야 한다”며, 구체적으로는 실업률 상승·노동시간 감소 등 여러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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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슬랙을 완만하게 더 확대하는 것이 물가안정을 마무리하는 데 필요하다.” — 로리 로건 달라스 연은 총재

그는 이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할 것”이라며 “FOMC가 2% 인플레이션 약속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 17일 기준금리를 4.00%~4.25% 범위로 0.25%p 인하했고, 10월과 12월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를 시사한 상태다.

수입관세보다 더 빠른 서비스 물가

로건 총재에 따르면, 재화·주거비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 물가 상승률만으로도 인플레이션은 약 2.4%에 이르며, 이는 이미 연준 목표 2%를 웃돈다. 그는 “시장 수요가 견조하고 금융여건이 경기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연준은 긴축 기조를 유지해 소비·투자를 다소 제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건 총재는 “경제와 금융 여건을 볼 때 정책 스탠스는 ‘다소 제한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급격한 실업 급증을 방지하기 위해 0.25%p 인하를 지지했지만, 동시에 “현재 정책금리 4.00%~4.25%는 중립금리(경제를 자극도 억제도 하지 않는 이론적 금리) 추정 상단에 근접해 있다”고도 경고했다.

중립금리(neutral rate)란 장기적으로 경제 생산능력에 맞춰 성장·물가를 안정시키는 균형 금리를 뜻한다.1 이 수준을 넘어서는 금리 인하가 잦을 경우, 통화정책은 오히려 경기 부양적(accommodative)으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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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 로건 총재는 “과도하게 완화적인 스탠스로 전환될 수 있다면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해설: ‘슬랙’과 연준의 딜레마

노동시장 슬랙(slack)은 노동 수요 대비 공급의 잉여를 의미한다. 실업자 증가, 구직 기간 연장, 노동시간 단축 등이 대표적 지표다. 연준은 이 지표가 확대될 때 임금·서비스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된다고 본다. 그러나 지나친 슬랙은 소비 위축과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어 정책 균형이 까다롭다.

현재 시장에서는 4%대 정책금리가 실질 중립 수준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로건 총재 발언은 향후 연준이 추가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속도와 폭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주식·채권시장에 ‘제한적 완화’를, 장기적으로 물가·고용 지표에 ‘점진적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10월과 12월 FOMC 회의에서 과연 로건 총재의 경고가 반영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물가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