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킷, ‘에어윅’ 등 가정용 제품 부문 48억 달러에 매각…어드벤트와 지분 30% 공동 보유

레킷(Reckitt Benckiser Group PLC)에어윅(Air Wick) 방향제 등으로 알려진 에센셜 홈(Essential Home) 사업부를 사모펀드 어드벤트 인터내셔널(Advent International)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2025년 7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레킷은 본 거래 가치(부채 포함)가 48억 달러(한화 약 6조3,000억 원)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레킷은 30%의 지분을 계속 보유해 공동경영 구조를 유지한다. 이는 지난달 로이터가 단독 보도한 ‘소수 지분 유지 가능성’이 공식화된 것이다. 에센셜 홈 부문은 Cillit Bang 세정제, Lysol 일부 제품에도 관여해 왔다.


주요 거래 조건

거래 총액 : 48억 달러(부채 포함)
레킷 잔존 지분 : 30%
잔여 지분 매각 옵션 : 일정 조건 충족 시 레킷·어드벤트 간 우선매수·매도권 조항 포함*

*구체적 조건은 양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다.

레킷은 거래 완료 후 22억 달러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하고, 주식 병합(share consolidation)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당 가치 희석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별배당’·‘주식 병합’이란?

특별배당은 일회성 이익을 주주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주식 병합은 예컨대 10주를 1주로 합쳐 주가를 10배 높이는 구조로,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주당 배당·주가 안정성을 도모한다.


실적 부진이 매각 배경

에센셜 홈 사업부는 올해 1분기 레킷 전체 매출의 약 13%를 차지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이 7% 감소하며 여러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실내 위생용품 수요가 급증했으나, 이후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실적 압박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Euromonitor에 따르면 글로벌 방향제·세정제 시장은 2024~2028년 연평균 2.1%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레킷은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성장성이 높은 헬스·영양·전문살균 부문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사모펀드 업계의 M&A 전략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30개 사무소를 둔 대형 사모펀드로, 소비재부터 헬스케어·테크놀로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에센셜 홈 브랜드 리뉴얼온라인·신흥시장 채널 확장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컨설팅사 Bain & Company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대기업으로부터 비핵심 자산을 인수해 3~5년 내 구조조정 후 재매각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레킷·어드벤트의 협력 모델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향후 전망과 전문가 평가

영국 Jefferies 증권의 애널리스트 마틴 데버럴(Martin Debrell)은 “레킷이 지분 30%를 남겨둔 것은 향후 밸류 업사이드상향 여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호”라며 “특별배당과 주식 병합으로 주주가치 환원도 명확하다”고 평했다.

반면 Barclays사라 찰턴(Sarah Charlton) 애널리스트는 “생활∙위생 사업부 매각으로 매출 다각화가 축소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국내 자문사 NH투자증권 글로벌팀은 보고서에서 “레킷 사례는 국내 기업에도 ‘선택과 집중’ 전략의 중요성을 시사한다”며 “소비재·바이오 등 고성장 부문에 대한 과감한 재배치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규제 변수

EU 집행위원회 및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대형 소비재 기업 간 M&A에 대해 환경·소비자 보호 차원의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이번 거래 규모와 구조상 독점 규제에 심각한 쟁점은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레킷은 거래 종결 시점을 2026년 1분기로 제시했으며, 단계별 규제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결론 및 시사점

레킷의 에센셜 홈 사업부 매각은 코로나19 이후 실적 변동성, 포트폴리오 최적화, 주주환원이라는 세 가지 축이 맞물린 결과다. 글로벌 소비재 시장이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상황에서, 대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사모펀드는 브랜드 재활성화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향후 레킷은 핵심 사업인 헬스·영양·살균 부문에서 신제품 혁신과 신흥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반면 어드벤트는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에센셜 홈을 몇 년 내 재상장 또는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특별배당이 단기 수익률을, 주식 병합이 장기 주가안정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매각 대금 상당 부분이 주주환원으로 귀결돼 재투자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기사 작성 기준 환율 1달러=1,300원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