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 “AI 주도 대형 기술주에 위험한 거품 형성… 연준이 긴축 전환해야 꺼질 것”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미국 메가캡(시가총액 상위) 기술주거품(bubble)이 형성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10월 2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달리오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Future Investment Institute 행사 현지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거품의 조짐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거품은 통상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설 때야 비로소 터진다”며, 현재처럼 완화적 정책이 유지되는 한 조정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Ray Dalio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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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과 ‘두 갈래 경제’

달리오는 “우리는 현재 두 파트(two-part) 경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부문에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할 정도로 경기가 약화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AI 관련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거품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0월 27일 기준, S&P500 상승분의 약 80%가 빅테크(Big Tech)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S&P500 All-Time Chart

그는 “개인적 거품 지표(personal bubble indicator)가 현재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달리오가 구체적인 계산식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밸류에이션 급등·투기적 자금 유입·시장 편중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품 여부, 그리고 언제 터질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 레이 달리오


연준의 정책 방향이 ‘트리거’

연방준비제도(Fed)는 30일(현지시간) 올해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예정이다. 시장은 12월에도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 달리오는 “우리는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내릴 가능성이 더 크다”며, 완화적 기조가 버블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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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해설: 통화정책이 거품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1998~1999년 닷컴 버블, 1927~1928년 뉴욕증시 호황 모두 완화적 정책이 거품을 부풀렸다가, 금리 전환 시 급격한 붕괴로 이어졌다. 달리오가 언급한 두 시기는 유동성 과잉‘핵심 소수 종목’ 쏠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거품’과 ‘편중’ 용어 풀이

거품(Bubble) : 자산 가격이 내재가치 대비 과도하게 상승한 상태를 뜻한다. 대개 ‘빠른 돈’을 좇는 투기적 자본이 몰리며, 외부 충격(금리 인상·정책 전환 등)으로 급락 가능성이 크다.
버블 인디케이터(Bubble Indicator) : 거품 징후를 수치화한 지표다. 달리오처럼 개인별·기관별로 자체 모델을 운용하기도 한다.
두 파트 경제(Two-Part Economy) : 동일 국가 내에서도 섹터별·자산별로 상반된 경기 상황이 전개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전망과 투자 전략

달리오는 “정책당국이 경기 둔화 부문을 지원하려면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그 결과 AI 테마 편중이 한층 심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1998~1999년처럼 거품이 더 커지면, 이후 충격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 의견 : 시장 참여자는 단기 랠리에 현혹되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특히 밸류에이션이 이미 역사적 고점 영역에 진입한 종목은 포트폴리오 비중을 점검해야 한다. 동시에 달리오가 지적한 ‘약세 부문’—소형주·경기민감 업종—에서 가치주 로테이션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끝으로, 달리오는 “거품 논의가 시장에서 과열과 경각심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이룬다”며, 투자자 스스로 ‘탐욕과 공포’ 사이의 객관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