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시온, 미 해병대 미사일 방어체계 부품 3,250만 달러 수주

레이시온 미사일 앤드 디펜스(Raytheon Missiles and Defense)미 해병대(Marine Corps)중거리 요격 능력(Medium Range Intercept Capability·MRIC) 구축을 위한 핵심 부품 공급 계약을 따냈다. 계약 규모는 3,250만 달러(약 447억 원)이며, 계약 방식은 ‘전액 고정가(firm-fixed price)’ 형태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44세트‘롱 리드 아이템(long lead items)’—본격 양산 이전에 장기간 준비가 필요한 핵심 부품—을 구매해 MRIC를 완전 양산(full-rate production) 단계로 끌어올리고, 예비품(spares) 확보 및 기존 시제기(prototype) 업그레이드까지 포함한다.

모든 제작 및 조립 공정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Tucson)에서 수행되며, 최종 납품 예정일은 2027년 11월 22일이다. 일정에 따라 투손 생산시설에는 2년 이상 추가적인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계약 체결 시점인 2025년 5월 22일 기준으로 해병대는 우선 40만 달러를 집행했다. 이 가운데 381,696달러2023 회계연도 조달예산에서, 18,304달러2025 회계연도 조달예산에서 배정됐다.

이번 사업은 버지니아주 콴티코(Quantico)에 위치한 해병대 시스템 사령부(Marine Corps Systems Command)단독입찰(sole-source acquisition) 방식으로 발주했다. 즉, 특정 기술·운용 실적을 보유한 레이시온만을 대상으로 계약을 추진한 형태다.


별도 사업 수주 소식

한편, 레이시온 모기업 RTX 산하 BBN 테크놀로지스(RTX BBN Technologies Inc.)는 항공 작전계획 환경 개선을 위한 아펙스 기어 드라이브(Apex Gear Drive) 프로젝트로 3,370만 달러 규모의 ‘비용가산·정액수수료(cost-plus-fixed-fee)’ 계약을 수주했다. 사업은 뉴욕주 로마(Rome)의 미 공군 연구소(Air Force Research Laboratory)가 경쟁입찰로 발주했으며, 2027년 10월 22일 완료 예정이다. 계약 체결과 동시에 공군은 397,085달러의 연구·개발·시험·평가(RDT&E) 예산을 집행했다.


용어·배경 설명

MRIC(Medium Range Intercept Capability)는 총 20~70km 내외 중거리에서 항공기·무인기·로켓·포탄 등을 요격하는 해병대 방공체계다. 롱 리드 아이템은 장비·소재 수급에 장기간이 필요한 핵심 부품을 의미하며, 선행 확보가 프로젝트 일정 단축의 열쇠가 된다. ‘Firm-fixed price’ 계약은 공급업체가 사전에 정해진 가격 내에서 모든 비용을 자체 흡수하는 형태로, 방산 조달에서 정부의 예산 리스크를 줄인다. 반면 ‘Cost-plus-fixed-fee’ 계약은 실제 소요 비용에 일정 수수료를 가산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 등 불확실성이 큰 사업에 주로 쓰인다.


기자 해설 및 산업적 시사점

이번 MRIC 본격 양산 전환 계약은 미 해병대의 탄도·순항미사일 대응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기존 해병대 방공체계는 단거리 요격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중거리 영역을 커버하게 되면서 적 항공 및 정밀유도무기 위협에 대한 다층 방어체계(multilayered defense) 완성을 앞당기게 됐다.

또한 레이시온은 투손 지역에서 ‘스탠더드 미사일’, ‘토마호크’ 등 다양한 유도무기를 생산해 왔다는 점에서, MRIC 생산 라인 추가가 지역 방산 클러스터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미 의회 역시 지속적인 국방예산 확대로 방공·미사일 방어 예산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어, 향후 수년간 추가 물량 발주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전액 고정가 계약 특성상 원가 상승이나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경우 레이시온이 부담을 떠안아야 해, 원재료·부품 가격 변동 관리가 수익성 방어의 관건으로 꼽힌다.

RTX BBN의 아펙스 기어 드라이브 프로젝트는 데이터 정제·통합·시각화 기술 고도화를 목표로 한다. 이는 공군의 전장관리체계(Command and Control) 개선과 직결돼, 향후 합동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s) 수행 능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두 계약 모두 미국 국방부(DOD)의 ‘기술 우위 유지’ 전략에 따라 방산업계가 R&D와 양산을 병행하며 빠르게 전력화하는 흐름을 잘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긴장 고조가 미사일 방어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며 “레이시온을 비롯한 메이저 방산기업들이 향후 중거리‧장거리 요격체계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