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딧(Reddit‧NYSE: RDDT)이 2분기 실적 발표 후 불과 일주일 만에 주가가 43% 급등하며 월가의 뜨거운 관심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특유의 탄탄한 트래픽과 빠른 매출 성장세가 맞물린 결과다.
2025년 8월 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레딧은 2분기 매출 5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8% 급증했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빠른 분기 성장률이자, 회사 설립 이래 최대 분기 순이익(8,900만 달러, 주당 0.48달러)을 남긴 실적이다. 불과 1년 전 1,000만 달러의 손실(주당 0.06달러)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일평균 이용자(DAU)는 1억 1,000만 명으로 21% 늘었다.
“알고리즘과 자동화가 지배적인 세상에서 인간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스티브 허프먼 최고경영자(CEO)는 주주 서한에서 이렇게 강조하며, 매일 5,000만 명이 넘는 ‘스크롤러’와 6,000만 명의 정보 탐색자가 레딧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브레딧’ 구조와 익명성, 레딧만의 차별화
레딧은 메타플랫폼즈(페이스북·인스타그램)처럼 실명 기반 네트워크가 아니다. 이용자는 익명으로 글을 올리고, ‘서브레딧’이라 불리는 주제별 게시판에서 게임, 자동차, 영화, 시사 등 세분화된 관심사를 깊이 논의한다. 커뮤니티별 자원봉사 모더레이터가 스팸과 벗어난 글을 통제해, 토론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브레딧(Subreddit)’은 소셜 게시판 안에 또 다른 게시판을 둔 개념으로, 특정 주제의 정보가 한곳에 모인다. 예컨대 ‘r/Stocks’는 주식 토론, ‘r/AskScience’는 과학 지식 Q&A에 특화돼 있다.
3분기 가이던스·글로벌 확장·AI 전략
회사는 3분기 매출을 5억 3,500만~5억 4,500만 달러로 제시해, 전년 동기 대비 약 55% 성장을 자신했다. 현재 매출의 80% 이상이 미국에서 나오지만, 아시아·유럽·라틴 아메리카를 겨냥해 기계 번역 시스템을 도입했고, 2분기 국제 매출은 71% 증가한 9,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또한 ‘레딧 앤서스(Reddit Answers)’라는 AI 검색 도구를 통해 플랫폼 내 정보를 한층 빠르게 찾도록 돕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주 검색 서비스는 주 7,000만 명이 사용 중이며, 레딧 앤서스만 놓고 봤을 때 Q1 100만 명에서 Q2 600만 명으로 6배 성장했다. 글로벌 론칭이 본격화되면, 구글처럼 검색 광고 수익을 창출할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 논란: 메타·스냅 대비 ‘고평가’
그러나 투자자들은 ‘가격’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260%나 급등한 레딧의 미래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메타플랫폼즈나 스냅보다 높다. 미래 P/E는 내년 또는 향후 12개월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를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가 비싸다는 뜻이다.
전문가 시각※ 본 기자가 보기에도 레딧의 성장 스토리는 매력적이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실적 대비 높은 편이다. 광고 단가 상승과 AI·검색 광고 확장 등 장기 모멘텀은 유효하지만, ‘모멘텀 랠리’ 이후 숨 고르기 국면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동종업계 내 대형 플랫폼 메타플랫폼즈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을 제공한다는 점도 비교 포인트다.
다만, 3분기 가이던스를 무난히 달성하고 해외 MAU(월활동이용자)를 확대한다면, 장기적 총 주소가능시장(TAM)은 지금보다 크게 열릴 가능성이 크다. 서브레딧별 정교한 타기팅 광고, 파트너십, 커머스 연계 등 ‘수익 다각화’ 전략이 실현되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Forward P/E(미래 PER): 향후 12개월(또는 다음 회계연도)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 투자자들이 기업의 미래 수익력을 얼마나 비싸게 사고 있는지 판단할 때 사용한다.
서브레딧(Subreddit): 레딧 내 주제별 커뮤니티. ‘r/’ 뒤에 주제명이 붙으며, 이용자 자율 관리가 특징이다.
모멘텀 랠리: 특정 종목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세를 보이는 장세를 뜻한다.
결론적으로, 레딧은 ‘커뮤니티 중심 소셜 플랫폼’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고성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상당 부분 미래 기대를 선반영한 수준이기에,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조정 국면을 기다린 뒤 진입하는 전략이 합리적일 수 있다. 반면, 공격적 투자 성향이라면 글로벌·AI 성장 스토리에 베팅하는 것도 가능하다. 투자 판단은 각자의 위험 선호도와 투자 기간에 맞춰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