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금융시장] 금리 결정을 앞두고 영국 증시가 전일 낙폭을 만회하며 소폭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최소 0.25%p 인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런던 증시 대표 지수인 FTSE 100은 0.2% 상승했고, 중형주 중심의 FTSE 250은 0.4% 올랐다. FTSE 지수는 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의 약자로,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나타낸다.
“연준이 25bp(basis point·1bp=0.01%포인트) 이상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가 확인된 만큼, 시장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려 한다.
영국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통계청(ONS)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8%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영란은행(BoE)이 내년까지는 금리 인하를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식료품 물가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어 BoE가 주시해온 ‘물가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사 Ebury의 마켓 전략 총괄 매튜 라이언은 “이번 물가 지표는 BoE가 2025년 말까지 추가 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을 뒷받침한다”며 “목요일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시장은 향후 가이던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섹터별로는 개인소비재 업종이 4.9% 상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버버리(Burberry)는 5.5% 급등하며 업종 상승세를 주도했다. FTSE 100 구성 종목 중에서는 센트리카(Centrica)가 3.7% 상승,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톱픽’으로 제시한 것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한편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Ben & Jerry’s)의 공동창업자 제리 그린필드가 모회사 유니레버(Unilever)와의 갈등 끝에 회사를 떠난 소식이 전해졌지만, 유니레버 주가는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였다.
주택 임대 전문 리츠(REITs)인 PRS REIT는 운영 자회사를 웨이포인트 애셋매니지먼트(Waypoint Asset Management)에 6억4,620만 파운드(미화 8억8,100만 달러)에 매각한다고 발표해 6.1% 급등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식적으로 영국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정치 이벤트 자체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았으나, 투자자들은 미·영 관계 및 통상 협력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슈 해설: ‘bp’와 중앙은행의 역할
기사에서 언급된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 단위를 가리키는 금융업계 관용어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정할 때 25bp는 0.25%포인트를 뜻한다. 또한 연준(Fed)과 영란은행(BoE)은 각각 미국과 영국의 통화정책을 총괄하며,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고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설정·조정한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를 상회하면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고, 경기 둔화가 심각하면 금리를 인하해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춤으로써 경기를 부양한다.
시장 전망: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영국의 높은 물가와 상대적으로 강한 임금 압박은 FTSE 기업들의 마진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시즌에 접어드는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다국적 기업 비중이 높은 FTSE 100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통화·재정 정책의 방향성, 국제 유가 변동,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향후 런던 증시 변동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지적한다. 단기적으로는 연준과 BoE의 회의 결과, 중기적으로는 2025년 미국 대선과 영국 총선 일정이 투자심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