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FTSE 100 지수와 FTSE 250(중형주) 지수가 동반 상승하며 영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산업재와 에너지 업종이 랠리를 주도했고,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을 평가하는 동시에 미국의 주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기다렸다.
2025년 9월 11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FTSE 100 지수는 그리니치표준시(GMT) 09시 56분 기준 전일 대비 0.4% 오른 반면, 내수 경기 의존도가 높은 FTSE 250 지수 역시 0.4%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같은 날 발표될 미국 8월 CPI가 전월 대비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예상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이 다소 확대되더라도, 이미 시장이 예상해 온 25bp(0.25%p) 금리 인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CPI는 글로벌 자산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주식·채권·상품 시장 투자 심리에 직결된다.
주목 받은 업종별 흐름
산업재·방위산업 업종이 1.6%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BAE Systems 주가는 4% 급등했고, Chemring Group이 2%, Babcock이 1.4% 각각 상승했다. 방독면·보호장비 등 전문 제조사인 Avon Protection은 5.2% 뛰어 올랐다.
귀금속 채굴주도 0.9% 올랐다. 멕시코·페루 등에서 금·은을 채굴하는 Fresnillo는 2%, Hochschild Mining은 1.7% 상승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힘을 보탰다.
에너지 대형주인 Shell과 BP는 각각 0.5%, 0.9% 올랐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상회하며 원유·가스 기업들의 이익 개선 기대가 커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은행주 역시 0.3% 상승했다. 리보(LIBOR) 대체 금리로 기준이 되는 손실흡수력 완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생활소비재·서비스 기업들의 명암
소비재 대형주인 Tesco, Associated British Foods(ABF), British American Tobacco(BAT)는 모두 플러스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명품 패션 회사인 Burberry는 0.9% 하락해 고가 소비 둔화 우려를 드러냈다.
산업 지원 서비스 섹터는 0.5% 밀렸다. Experian은 1.4%, 인재 파견 업체 Hays는 2.4% 떨어졌다. Analyst들은 “경기 사이클 둔화 구간에서 비즈니스 서비스 지출이 먼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광산업체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Anglo American은 0.8%, Glencore는 1.2% 내렸다. 중국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원자재 수요 둔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개별 종목 이슈
세계 1위 식음료 케이터링 기업 Compass Group은 도이체방크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2.7% 올랐다. 은행 측은 “현금흐름이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 방어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철도표 예약 플랫폼 Trainline은 올해 조정 EBITDA가 전망치 상단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히며 8.9% 급등, FTSE 250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온라인·오프라인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Playtech는 호실적에 힘입어 6.4%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영국 부동산·정책 동향
한편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RICS) 조사에 따르면, 8월 영국 주택가격은 1년 반 만에 가장 광범위한 하락을 기록했다. 신규 매수자 수요가 둔화된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같은 날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중소기업 확장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 개편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세부 내용이 공개되면 내수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재정 건전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가 해설: FTSE 100·CPI란 무엇인가?
FTSE 100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를 추종하는 대표 지수다. 우리나라의 코스피200과 비슷한 개념으로, 영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전체 흐름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CPI(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물가지수)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미국 CPI가 예상보다 높으면 달러 강세·금리 상승·주식 가격 하락 등 글로벌 자산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연준의 9월 통화정책 결정 직전에 이뤄져,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기업 실적 시즌과 거시지표 발표가 혼재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강세, 방위산업 수주 확대로 경기 방어력이 높은 업종이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