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중국 커피 체인 ‘럭킨커피(Luckin Coffee)’가 짧은 창업 역사에도 불구하고 모국인 중국에서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며 글로벌 커피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 정책과 초고속 디지털 결제 시스템은 기존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와의 차별 포인트로 꼽힌다.
2025년 7월 2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2017년 설립된 럭킨커피는 중국 전역에 2만4,00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하며 약 30%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이는 ‘테이크아웃 특화(Grab-and-Go)’ 모델과 앱 전용 주문 시스템을 결합한 공격적 출점 전략의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들은 고객 인터뷰를 통해 “1저가·스피드·음료 품질이 럭킨의 3대 핵심 가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가격만이 아니라 빠른 서비스와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럭킨커피의 성장 동력”
이라고 강조했다.
럭킨커피는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에 파일럿 매장 2곳을 열며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 행보는 스타벅스(NASDAQ: SBUX) 투자자들에게도 적잖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번스타인은 내부 메모에서 “럭킨이 미국에서 실질적인 점유율 잠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투자자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번스타인 자체 설문조사에서 57%의 응답자는 “스타벅스 매장과 도보 거리에 럭킨 매장이 있으면 럭킨으로 음료 소비를 전환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가격 민감형 소비자 및 편의성 중시 소비자를 중심으로 럭킨 브랜드가 빠르게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개점 초기 3주간 하루 평균 주문 수가 850건을 웃돌던 뉴욕 매장 두 곳은 최근 500~600건 수준으로 급감했다. 번스타인은 “현재 주문량으로는 매장 수익성이 지속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에 따르면 뉴욕 파일럿 매장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일 주문 1,200건 이상이 필요하다.
“럭킨은 공격적 할인 전략에 의존해 초기 유입을 유도했지만, 지속적 구매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장 경제성이 무너질 위험
”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번스타인은 고객 초기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투자만 수반된다면, 미국에서도 최소 운영 물량(1,200건) 달성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매장에서는 중국·싱가포르에서 이미 검증된 ‘앱 기반 충성도 프로그램’이 완전히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예컨대 선불 충전 카드·습관 유지 streak·게이미피케이션(gamified) 보상 등은 현지화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해당 기능이 추가되면 재방문률 상승과 평균 객단가 증대가 가능하다는 것이 번스타인의 관측이다.
전문가 해설|‘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디자인 요소를 비게임 맥락에 적용해 사용자 참여를 끌어올리는 기법을 의미한다. 예컨대 ‘연속 구매 일수에 따라 배지를 부여’하거나 ‘퀘스트 달성 시 무료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스타벅스 역시 리워드 앱을 통해 별(point)을 제공하지만, 럭킨은 게임적 재미 요소를 보다 강조해 MZ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차별점이 있다.
번스타인은 “럭킨은 속도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스타벅스의 편의·가성비 고객층을 빼앗을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다만 미국 전역으로 공급망을 확대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12~18개월간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도시 중심부 외곽으로 나아갈수록 물류·인력 비용이 급증해 스케일업 난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시각이다.
기자 시각으로 보자면, 스타벅스는 이미 △24시간 운영 매장 확대 △모바일 주문 ‘픽업 전용’ 매장 도입 등으로 빠른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편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커피 음료 가격에도 반영되면서 ‘저가 프리미엄’ 라인을 기획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럭킨의 가격 경쟁력이 유지되더라도, 스타벅스가 매장 경험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강화한다면 양사 간 시장 파이는 단순 제로섬이 아닌 ‘하이브리드 경쟁 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번스타인은 “스타벅스가 서비스 속도와 가격 대비 가치 포지셔닝을 가속화하지 않는다면, 럭킨이 실질적 경쟁 위협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는 향후 1년 반 동안 럭킨의 미국 내 광고·확장 전략을 면밀히 주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