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주 연속 하락하며 디플레이션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7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통계청(로스스타트)은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한 주 동안의 주간 CPI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 연속 마이너스 기록이다.
올해 들어 7월 28일까지 누적된 물가 상승률은 4.51%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5.06%)보다 둔화된 수치다. 과일·채소 가격이 한 주 사이 4.1% 급락한 것이 전체 지수를 끌어내리는 데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간 기준 디플레이션은 2024년 9월 이후 처음 관찰됐으며, 이번 주에도 그 추세가 이어졌다”
고 로스스타트는 강조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연간 기준(전년 동기 대비) 인플레이션율이 9.17%에서 9.02%로 둔화됐다고 별도 자료에서 밝혔다.
기준금리 및 통화정책 배경
러시아 중앙은행은 주간 물가 지표를 면밀히 관찰하며 정책 결정을 내린다. 중앙은행은 지난주 정책금리를 200bp(2.00%p) 인하해 18%로 조정했다. 아울러 2025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7~8%에서 6~7%로 하향 조정했다.
● 용어 풀이
‘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 변동 단위를 나타내며, 1bp는 0.01%p를 의미한다. 예컨대 200bp 인하는 금리를 2.00%포인트 낮춘다는 뜻이다.
●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디플레이션이 이어지면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져 소비·투자가 확대될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장기간 물가가 하락할 경우 기업 수익성이 압박받고 고용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와 물가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몇 주간의 물가 흐름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과일·채소 가격 요인이 일시적일 수 있어, 중앙은행이 섣부른 완화에 나서긴 어렵다”고 평가한다.
전문가 시각
경제 성장률과 환율 또한 주간 CPI 변동에 크게 좌우된다. 루블화 가치가 안정되면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 물가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원자재 가격 반등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경우 인플레이션 재가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CPI 상승률이 7% 안팎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중앙은행 전망치 상단과 유사하다. 다만,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13%대)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물가 안정이 진전됐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결론 및 전망
러시아가 두 주 연속 주간 디플레이션을 기록한 것은 식료품 가격 하락과 중앙은행의 공격적 금리 인하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물가 흐름과 통화정책 기조는 과일·채소 가격의 반등 여부, 글로벌 유가 움직임, 루블화 가치, 재정 지출 계획 등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려면 지속적인 주간 물가 안정이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료: 러시아 연방통계청, 러시아 경제개발부, 러시아 중앙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