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 통계청(로스스타트)는 2025년 2분기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같은 기간의 4.0%에서 1.1% 성장으로 크게 둔화됐다고 13일(수) 공식 발표했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치는 작년 2분기의 4.0% 성장률과 비교해 속도 저하가 뚜렷해지면서 러시아 경제의 냉각 신호를 재확인시키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로스스타트는 성명을 통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확대된 국방 지출이 2023년 동안 경기 반등을 이끌었지만, 2025년 들어서는 고금리・높은 인플레이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성장 동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 지출 효과, 한계에 직면
러시아 정부는 서방 제재를 상쇄하기 위해 군수 산업과 인프라 투자를 늘려 2023년 전체 GDP를 4.3%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방위 산업 중심의 성장 모델은 내수 소비와 민간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못해, 2025년 들어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금리 장기화와 인플레이션*1
러시아 중앙은행은 완고한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수개월째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높은 차입 비용은 기업 설비투자와 가계 대출 수요를 동시에 억제해 경기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의 반박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는 낮은 국가부채와 산업 다각화 덕분에 여전히 견조하다”며 서방 일각의 ‘심각한 경기 침체’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성장률이 중앙은행 예상치 하단(1%)에 가까워질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식 전망 조정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5년 성장률을 1~2% 범위로 제시했으며, 경제개발부도 기존 2.5% 전망치를 “곧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IMF, 신흥국 낙관 속 러시아만 역주행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말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2025년 신흥국・개도국 평균 성장률 전망을 3.7%에서 4.1%로 상향했다. 중국 경기 개선에 따른 기대감이 주된 이유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해서는 기존 1.5%에서 0.9% 성장으로 하향 조정하며 “제재 영향과 구조적 제약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용어 설명
• GDP(국내총생산): 일정 기간 안에 한 국가에서 새로 창출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부가가치 합계를 뜻하며, 경제 규모와 성장 속도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 로스스타트(Rosstat): 러시아 연방 통계청으로, 인구・경제・산업 관련 공식 통계를 집계·발표한다.
• IMF: 190여 개 회원국의 글로벌 금융 감시 기관으로, 세계 경제 안정과 금융협력을 목적으로 한다.
시장 파급 및 전망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재정 지출 확대와 금리 인하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할 경우 연말까지 성장률이 1% 이하로 추가 둔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서방 제재가 지속되고 외화 결제망이 제한된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 민간 부문의 자본투자와 생산성 향상이 동반 위축될 수 있다.
*1: 러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2024년 10월 이후 16%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어 기업 차입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