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캄차카 앞바다서 규모 8.6 강진…최대 4m 쓰나미로 태평양 전역 경보 발령

러시아 극동 캄차카 반도 인근에서 규모 8.8*초기 발표 8.6의 강진이 발생해 최대 4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이번 지진으로 건물이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경보는 일본·하와이 등 태평양 연안 전체로 확대됐다.

2025년 7월 3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러시아 캄차카 주정부는 주민들에게 해안에서 즉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일본 정부 역시 동일본 대지진(2011) 당시 피해를 겪었던 동해안 전역에 피난 지시를 발령했고, 미국 하와이 주 정부도 일부 해안 지역을 대피시키며 비상경보를 발동했다.

블라디미르 솔로도프 캄차카 주지사는 텔레그램에서

“오늘 지진은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진동이었다”

고 밝히며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를 촉구했다.

세르게이 레베데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지역 장관은 일부 해안에서 3~4m의 쓰나미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안선을 즉시 떠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남쿠릴 열도와 캄차카 해안선 항공사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진앙이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동남동쪽 119km 해역, 깊이 19.3km“천발(淺發)지진”이라고 밝혔다. 이는 강한 지표 진동과 쓰나미 발생 위험을 동시에 키우는 조건으로 평가된다. USGS는 직후 규모 6.9의 강한 여진도 관측했다.

도쿄 시내 쓰나미 경보 뉴스 시청

일본 기상청(JMA)은 “오전 1시(GMT 기준) 전후 3m 규모의 파고”를 예상하며 홋카이도·도호쿠·간토 등 광범위한 해안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공영방송 NHK 앵커는 방송에서 “높은 지대로 신속히 이동하라”고 거듭 경고했다. TBS 방송 화면에는 홋카이도 공장 근로자와 주민들이 인근 언덕으로 몸을 피하는 장면이 잡혔다.


태평양 전역으로 확산된 경보

미국 쓰나미경보시스템(TWS)은 “향후 3시간 이내 위험한 쓰나미 파고가 도달할 수 있다”며 캄차카·에콰도르 해안에 3m 이상, 일본·하와이·칠레·솔로몬제도에 1~3m의 파고가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미국 서해안·괌·사모아 등지에도 소규모 파고가 도달할 가능성이 언급됐다.

하와이 호놀룰루 비상관리국은 X(구 트위터)에

“즉각 행동하라! 파괴적 쓰나미 파동 예상”

이라는 메시지를 올리고, 저지대 주민들에게 고지대 또는 건물 4층 이상으로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

하와이 오아후 주민 휴대전화로 경보 확인

인명 피해는 현재까지 경상자 위주로 보고됐다. 러시아 TASS통신에 따르면 올렉 멜니코프 캄차카 지역 보건장관은 “창문을 뛰어넘거나 달아나는 과정에서 다친 환자들이 있지만 모두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신축 공항 터미널 내부에서도 1명이 부상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는 이번 지진을 “1952년 이후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규정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사할린 세베로쿠릴스크 항만과 어가공 공장이 부분 침수됐다고 밝혔으며, 인근 주민 전원이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다닐라 체브로프 러시아 지구물리서비스 캄차카 지부장은 “진앙 특성상 예상보다 체감 진동은 다소 낮았다”면서도 “강한 여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태평양 조산대(Pacific Ring of Fire)란?
지진·화산 활동이 특히 활발한 태평양 연안을 원형으로 잇는 지질학적 구역을 말한다. 일본,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남·북미 서해안, 그리고 러시아 캄차카 반도 등이 포함돼 있다. 지구 전체 지진의 약 90%가 이 지역에서 발생해, “불의 고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캄차카와 쿠릴 열도 역시 이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어 이번과 같은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의 빈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해저 지진 발생 시 쓰나미는 수십 분 내 인접 해안에 도달할 수 있으므로 조기경보 시스템과 주민 대피 훈련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특히 동북아·북미 서해안처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저층해안 개발 억제와 고지대 대피로 확보”를 중요한 안전 대책으로 제시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로는 러시아 극동 인프라 복구, 일본·하와이 관광 산업에 미칠 파장, 태평양 항로 물류 지연 등이 꼽힌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국방부와 비상사태부 병력을 파견했으며, 일본 총리실은 재해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모든 항만·공항의 피해 여부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