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 장 마감 직후 소폭 하락… MOEX 러시아 지수는 보합 마감

모스크바 거래소(MOSEX)에서 9일(현지시간) 마감된 러시아 주식시장은 전 종목이 0.00% 변동이라는 보기 드문 결과를 기록했다. 가장 대표적인 벤치마크 지수인 MOEX 러시아 지수는 변동 없이 1개월 만의 최고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수 산출 방식상 실질적인 주가 변동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202589,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증시는 종목별·지수별로 모두 ‘변동 없음(unchanged)’이라는 기록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례적인 ‘0.00%’ 기록이 데이터 피드 오류, 거래량 급감, 또는 특정 공휴일과 맞물린 조기 마감 때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거래소 측은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세부 종목 동향을 보면, 세션 중 가장 강세를 보인 종목은 투자지주사 AFK 시스테마(PJSC)로 마감가 16.65루블, 변동률 0.00%를 기록했다.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PJSC) 역시 63.87루블, 변동률 0.00%로 장을 끝냈다. 전력 송배전 기업 Rosseti(PJSC) 또한 0.07루블, 변동률 0.00%를 보였다. 흥미롭게도 ‘최약체’ 종목 역시 동일한 세 종목이었으며, 세 종목의 가격·변동률이 완전히 같아 ‘최고’와 ‘최저’가 사실상 구분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됐다.

하락 종목이 0, 상승 종목이 0으로 집계된 것은 통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일”이라고 현지 증권가 관계자는 전했다.


시장 전반의 변동성 지표러시아 변동성 지수(RVI) 역시 35.71포인트에서 0.00%로 고정됐다. RVI는 MOEX 옵션시장의 내재변동성을 반영하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시장 불안이 크다는 의미다. 변동률이 0.00%라는 점은 지수 산출에 사용되는 옵션 가격조차 움직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원자재·환율 동향*투자자 참고

—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491.30달러로 1.09%(37.60달러) 올랐다.
—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3.88달러, 변동률 0.00%를 기록했다.
— 10월물 브렌트유는 0.24%(0.16달러) 상승한 66.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달러/루블(USD/RUB)이 0.95% 오른 80.00루블, 유로/루블(EUR/RUB)이 0.73% 상승한 93.12루블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0.22% 하락한 98.01포인트였다.

전문가 해설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의 일부 상승과 달러 인덱스 하락은 통상적으로 루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날 주식시장이 ‘정지’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자본 흐름이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용어 설명

MOEX 러시아 지수: 모스크바 거래소 상장 대형 우량주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러시아 대표 주가지수다.
RVI(러시아 변동성 지수): 러시아판 VIX로, 지수가 높을수록 향후 30일 내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USD/RUB·EUR/RUB: 미국 달러·유로 대비 러시아 루블 환율이며, 숫자가 오를수록 루블 가치가 하락했음을 뜻한다.

기자 견해: 하루 동안 전 종목·전 지수가 0.00% 변동이라는 기록적 현상은 러시아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데이터 신뢰성에 의문을 던진다. 향후 거래소·금융당국의 해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해외 투자자의 위험 평가가 보수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국제 제재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시장 정보의 정합성은 곧 투자 매력도로 직결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편, 모스크바 거래소는 거래 시스템의 안정성과 시장 참여자 보호를 위해 특정 경우 장을 조기 마감하거나 일시 정지하는 «거래 서스펜션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제도적 조치인지, 기술적 문제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러시아 루블 약세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이 국내 경제에 미칠 잠재적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에 있어 유가 움직임은 외환 및 재정수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