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러시아 중앙은행(Bank of Russia)이 2025년 7월 25일 기준금리를 연 18%로 2%포인트(200bp)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는 로이터가 27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설문과 일치하는 결과다.
2025년 7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이번 조치를 통해 대출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기 둔화를 완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은행 측은 성명을 통해 “
현재의 인플레이션 압력, 특히 근원 인플레이션이 이전 전망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으며, 내수 수요 증가세도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 경제는 균형 성장을 향해 복귀하는 중이다
“라고 설명했다.
■ 인플레이션 전망 하향 조정
중앙은행은 2025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6~7%로 낮췄다. 종전 전망치는 7~8%였다. 이는 최근 주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05% 하락하며 202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주간 디플레이션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누적 물가상승률은 4.56%로 전년 동기의 5.06%를 하회하고, 연율 기준 인플레이션도 3월의 정점(10.3%)에서 9.17%로 둔화됐다.
■ 성장률 전망 유지
중앙은행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과 동일한 1~2%로 유지했다. 지난해 러시아 경제는 4.3% 성장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이 향후 투자와 소비를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 기업계의 압박과 대통령의 메시지
러시아 재계는 작년 중앙은행이 2000년대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강도 높은 완화책을 요구해 왔다. 기업인들은 “연 20% 안팎의 차입 비용으로는 투자가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중앙은행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경제를 과도하게 냉각시키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 루블화 동향
올해 초 달러 대비 45% 급등했던 루블화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25일 장 초반 루블/달러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간주되는 1달러=80루블을 터치했다.
■ 용어 해설: ‘bp(베이시스 포인트)’
금융시장에서 금리 변동 폭은 종종 ‘bp(basis point)’로 표기된다. 1bp는 0.01%p이며, 200bp는 2%p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인하 폭은 2%포인트다.
■ 전문가 관전 포인트
첫째, 러시아 중앙은행이 추가 완화에 나설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에 근접한다면 하반기에도 단계적 인하가 이어질 수 있다.
둘째, 국내 수요와 루블화 환율의 상호 작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루블 약세가 수입물가를 자극할 경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다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서방 제재와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 역시 성장 및 물가 흐름을 결정짓는 외생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결론
러시아 중앙은행의 이번 2%포인트 인하는 인플레이션 둔화라는 거시 환경이 뒷받침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고금리의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당국은 성장 부양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