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9월물과 RBOB 가솔린 9월물 가격이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각각 –0.81달러(–1.24%)와 –0.0011달러(–0.05%)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특사 윗코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자, 대(對)러시아 에너지 2차 제재가 추가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매수세가 대량 청산(롱 리퀴데이션)으로 돌아섰다.
2025년 8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 러시아가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 에너지 수입국에 대해 ‘세 자릿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전날에도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 새로운 ‘징벌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달러 인덱스(DXY)가 1주 최저치를 기록하자, 장 초반 유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가 9월 아시아향 ‘아랍 라이트’ 공식판매가격(OSP)을 배럴당 1달러 인상, 시장 예상치(0.90달러)를 웃돈 점도 유가를 밀어올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재고 보고서 역시 휘발유·디젤 재고 급감 소식으로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JPMorgan Chase는 “러시아산 원유에 세 자릿수 관세가 실제로 적용될 경우, OPEC의 여유 생산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공급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공급 과잉 우려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OPEC+는 1일 회의에서 9월 1일부터 하루 54만7000배럴 추가 증산을 승인했다. 이는 2년간 단행했던 감산을 단계적으로 되돌려 2026년 9월까지 총 220만 배럴을 복원하는 수순의 일환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고가 하루 100만 배럴씩 쌓이고 있어 2025년 4분기에는 소비 대비 1.5% 초과 공급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EU는 최근 20개 러시아 은행을 SWIFT에서 추가 차단하고, ‘그림자 선대(船隊)’ 105척에 제재를 확대했다. 인도 로스네프트 합작 정유시설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보텍사(Vortexa)는 8월 1일 기준 7일 이상 항구에 계류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15% 감소한 7912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운송·저장 비용 상승에 따른 선박 비축 물량 축소로 해석된다.
EIA 주간 통계에 따르면, 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303만 배럴 감소(시장 예상 –260만 배럴)했고, 휘발유 재고는 130만 배럴 감소(예상 –100만 배럴)를 기록했다. 중질유(디젤·난방유) 재고도 56만5000배럴 줄어 예상치(+81만1000배럴 증가)와 달리 감소했다. 반면 쿠싱(Cushing) 허브 재고는 45만3000배럴 늘었다.
8월 1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6.5% 낮고, 휘발유는 0.3% 낮으며, 디젤 재고는 16.1% 낮다. 미국 주간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2% 줄어 하루 1328만4000배럴을 기록했으나, 2024년 12월 6일 사상 최고치(1363만1000배럴)에는 다소 못 미쳤다.
글로벌 에너지서비스 기업 베이커휴스는 8월 1일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원유 시추 rig(굴착 장비)가 5개 줄어 410개로 3.75년 만의 최저치라고 발표했다. 2022년 12월 627개(5.25년 최고치) 대비 2년 반 만에 급감한 수준이다.
※용어 해설
• RBOB(리폼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은 미국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선물로, 실제 주유소 판매용 완제품에 에탄올을 혼합하기 전 중간 단계 제품을 의미한다.
• 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는 미 에너지부 산하 정보·통계 기관으로, 매주 수요일 미국 에너지 재고와 생산량을 공표한다.
• 쿠싱(Cushing)은 오클라호마주에 위치한 대형 석유 저장·인수도 허브로, WTI 선물의 실물 인도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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