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 추가 제재 가능성에 국제유가 1주일래 최고치 경신

[국제유가 동향]
9월물 WTI 원유 선물(CL U25)은 1.45% 상승한 배럴당 +0.97달러를 기록했고, 9월물 RBOB 가솔린 선물(RB U25)은 1.90% 오른 갤런당 +0.0399달러에 마감했다. 두 상품 모두 전일 랠리를 이어가며 1주일 만에 새로운 고점을 작성했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핵심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10~12일 내에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세컨더리 제재(Secondary Sanctions)”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세컨더리 제재란 제3국 기업‧기관까지 거래를 막는 2차적 제재로,

“러시아 원유에 세 자릿수 관세가 부과될 경우 OPEC의 여유 생산 능력만으로는 공급 충격을 흡수하기 어렵다”JPMorgan Chase라는 경고가 나왔다.

같은 날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기 낙관론을 강화한 점도 원유 수요·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DXY 지수가 5주 만의 고점으로 치솟아 유가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WTI선물차트


EU·인도·OPEC+ 동향

유럽연합(EU)은 최근 러시아산 석유 및 정제제품에 대한 새로운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이 패키지에는 20개 러시아 은행을 국제결제망 SWIFT에서 추가 배제하고, 러시아가 제3국에서 정제한 석유까지 규제하는 조치가 포함됐다. 또한 로스네프트(Rosneft PJSC)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인도 정유공장과 러시아 ‘그늘 함대(Shadow Fleet)’ 소속 유조선 105척이 제재 목록에 올랐다. 이로써 제재 대상 선박은 400척을 넘어섰다.

OPEC+는 오는 일요일(현지시간) 회의를 앞두고 10월부터 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9월 54만8천 배럴(bpd) 증산 후 수요 둔화가 예상되자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고가 1일 100만 배럴씩 늘고 있고, 2025년 4분기에는 글로벌 수요 대비 1.5%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공급 과잉 전망도 여전히 상존한다. OPEC+는 8월 1일부터 하루 54만8천 배럴, 7월 1일부터 하루 41만1천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비(非)준수 회원국에 페널티를 주려면 추가 증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6년 9월까지 220만 bpd 감산을 점진적으로 회복하겠다는 2년간의 로드맵의 일환이다.


미국·이라크·탱커 재고 변수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 자치구 원유 수출 재개를 승인하면서 글로벌 공급 증가 가능성이 부각됐다. 쿠르드 측은 이라크 시장에 하루 23만 bpd를 투입할 계획이며, 이는 2023년 3월 이후 중단됐던 이라크-터키 파이프라인 가동 재개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해상에 묶인 원유도 늘었다. 글로벌 조사업체 Vortexa는 7월 25일 주간 기준, 일주일 이상 이동하지 않은 유조선 적재 원유가 전주 대비 23% 급증8,499만 배럴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 단기 공급 압력으로 작용한다.가솔린선물차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7월 18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8.6%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0.2% 높았으며, 난방유·경유 등 중간유분 재고는 18.5% 부족했다. 같은 주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0.8% 감소해 1,327만3천 bpd를 기록, 2024년 12월 사상 최고치(1,363만1천 bpd)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 셰일 생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베이커휴스(Baker Hughes) 주간 자료에서 7월 22일 기준 미국 내 가동 중인 유전 시추기는 415기로, 3.7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12월 627기에서 2년 반 만에 34% 감소한 수치다.


전문 용어 해설

RBOB 가솔린은 Reformulated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무연휘발유 선물이다. 산소첨가제를 섞기 전 기초 휘발유를 의미하며 실제 소매 휘발유 가격의 지표로 활용된다.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는 전 세계 11,000여 개 금융기관이 이용하는 메시징 시스템으로, 제재 대상이 되면 국제송금·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면책 조항

본 기사 작성 시점 현재 필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문서에 언급된 어떠한 종목·선물에도 직·간접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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