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랴브코프, 푸틴-트럼프 정상회담 가능성 ‘의제에 올라 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2025년 8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위해 회동했다. 사진: Kevin Lamarque | Reuters

2025년 11월 22일 10시 52분 39초GMT,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차관 세르게이 랴브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이 공식 의제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특정 시기나 장소를 못박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상회담 가능성 ‘의제에 포함’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 랴브코프는 토요일에 발간된 러시아 국영지 International Affairs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푸틴-트럼프 간 또 다른 회동이 실제 정책 검토 테이블에 올려져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앞길을 모색하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여, 실무선에서의 접촉이 살아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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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채널은 ‘작동 중’
랴브코프는 러시아와 미국 간 접촉이 중단된 적이 없으며, 대화 채널이 계속 기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운영 방식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식·비공식 소통 라인이 동시에 존재함을 내비쳤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잘 확립된 형식과 채널이 있다. 이들 채널 모두가 눈에 보이거나 들릴 필요는 없고, 모두 공개적으로 논의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알래스카 회동 이후, 부다페스트 계획은 무기한 중단
두 정상이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25년 8월 알래스카였다. 그러나 당시 회담은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결하거나 일시 중단시키는 합의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계획되었던 부다페스트 회동무기한 보류되었다.

그럼에도 랴브코프는 양국 간 대화 구축에서의 진전을 “인상적”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즉각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러시아-미국 간 실무 접촉이 누적되고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과의 3자 논의 가능성: 러시아는 ‘압박 의도 없다’
랴브코프는 핵 안정성(nuclear stability)을 둘러싼 중·미·러 3자 회담 가능성에 대해, 모스크바가 베이징을 그 논의에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군비통제와 전략적 안정성 문제에 관해 중국에 제기할 질문은 없다”고 말하며, 해당 주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뉘앙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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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와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어떠한 공식 제안도 받지 않았다.”

트럼프의 입장: 중국 참여를 포함한 핵 감축 모색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및 미국과 함께 중국을 핵 전력 감축 노력에 참여시키는 데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달 그는 푸틴 대통령이 양자 간 핵 디에스컬레이션(bilateral nuclear de-escalation)의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여기에 중국이 추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미·러 양자 프레임에서 다자 프레임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암시한다.


핵심 개념 설명: 전략적 안정성·군비통제·디에스컬레이션
전략적 안정성은 핵 억지체제의 예측 가능성과 위기 관리 능력을 포함해, 의도치 않은 충돌이나 오판을 방지하는 구조적 조건을 뜻한다. 군비통제(arms control)는 핵탄두, 운반체계, 시험, 배치, 검증 등에 대한 제한과 규범을 설정해 군비 경쟁을 완화하려는 일련의 제도를 말한다. 디에스컬레이션(de-escalation)은 군사적 긴장이나 충돌의 수준을 낮추는 조치를 지칭하며, 핵 분야에서는 배치 수준, 경보태세, 훈련 빈도, 위험통신(hotline) 운용, 투명성 확대 등 다양한 수단이 포함될 수 있다.

이번 발언에서 주목할 점은, 러시아가 중국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와 동시에 미·러 간 대화는 유지·진전 중이라는 두 축이 병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3자 대화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양자 채널을 통해 리스크를 낮추는 접근이 병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의제에 올랐다는 표현의 의미
‘의제에 올라 있다’는 표현은, 구속력 있는 합의나 일정 확정과는 거리감이 있으나, 정책 당국 간 검토 및 실무 준비가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특히 알래스카 회담이 가시적 성과 없이 끝났고 부다페스트 구상이 무기한 중단된 이후에도 러시아 측이 “채널은 작동 중”이라고 밝힌 대목은, 백채널과 실무그룹이 여전히 교신을 이어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랴브코프가 대화 진전을 “인상적”이라고 평가한 것은, 공개 장면에서 드러나지 않은 포맷 정비·의제 정렬·리스크 완화 수단 협의 등이 일정 수준 진척되었음을 넌지시 보여 준다. 이는 향후 국가안보 보좌진 간 실무협의 → 고위급 접촉 → 정상 간 회동으로 이어질 잠재 경로가 살아 있음을 뜻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맥락에서의 함의
알래스카 회동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휴전 합의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현실의 난제를 보여 준다. 그럼에도 정상회담 가능성이 재차 의제화된다는 사실은, 전장의 조건 변화와 무관하게 정치·외교적 출구를 탐색하는 시도가 병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개 합의가 당장 도출되지 않더라도, 위험관리, 오판 방지, 인도적 사안 등 주변 의제에서 부분적 진전을 도모할 수 있다.

특히 핵 안정성과 관련된 논의는 전쟁 당사국과 그 주변국 모두에게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다. 위기 상황에서의 통신 라인 유지경보태세 관리는 작은 오해가 큰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핵심 안전판이다. 이번 인터뷰가 바로 그러한 안전판을 복구·유지·개선하는 실무 노력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 변수와 다자 프레임의 난점
러시아가 “중국을 압박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북경의 자율적 입장을 존중한다는 신호다. 중국의 참여를 전제로 한 3자 프레임은 핵전력 규모·구조의 비대칭성, 기존 양자 조약의 법적 연속성, 검증·투명성 메커니즘 등에서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다자 협상으로의 도약이 어렵더라도, 미·러 양자 간 신뢰조치부터 축적하는 접근이 경로 의존적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중국 참여’ 구상은 장기 과제이지만, 양자적 위험감축 조치에 중국을 점진적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단계화될 수 있다. 예컨대 정보교류의 범주 설정, 군 통신 라인의 기술적 표준, 통합 위기관리 연습의 절차 등 비정치적·기술적 항목부터 공감대를 쌓는 접근이 가능하다.


요약 및 전망
정리하면, 랴브코프의 메시지는 ① 푸틴-트럼프 정상회담 가능성은 살아 있고, ② 미·러 대화 채널은 중단 없이 작동하며, ③ 중국 문제는 강요하지 않되 핵 안정성 의제는 열어 두겠다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공개 회담의 일정이나 지리적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의제 설정과 포맷 설계가 계속되는 한, 정상 간 직접 대면 혹은 고위급 대체 포맷으로의 진입 가능성은 유지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부다페스트 구상의 재개 여부 또는 대체 장소·형식의 부상이다. 둘째, 핵 디에스컬레이션과 관련한 검증 가능한 위험감축 조치가 의제에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다. 셋째, 중국의 반응과 미국의 공식 제안 여부가 3자 프레임의 현실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다.


직접 인용

랴브코프: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

랴브코프: “앞길을 모색하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랴브코프: “우리는 지속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 모든 것이 작동 중이다.”

랴브코프: “군비통제와 전략적 안정성 주제에 관해 중국에 제기할 질문은 없다. 미국으로부터 3자 회담과 관련한 공식 제안도 받지 않았다.”

참고: 본 보도는 로이터 통신이 전한 러시아 외무차관 세르게이 랴브코프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핵심 사실과 직접 인용을 정리·번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