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12월물(티커: CLZ25)이 배럴당 +1.64달러(+2.79%) 급등했고, RBOB 가솔린 12월물(티커: RBZ25)은 +0.0526달러(+2.68%) 상승 마감했다. 전일 급락을 일부 만회하는 흐름이다.
공급 차질 우려가 재부상하면서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핵심 원유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에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고, 러시아 볼가 지역의 로스네프트(Rosneft) 사라토프 정유소(일일 약 14만 배럴 처리 규모)를 타격한 소식이 공급 불안을 증폭시켰다. 2025년 11월 14일 19시 11분 10초(UTC) 기준, 나스닥닷컴에 게재된 바차트(Barchart)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지정학 리스크와 공급 차질이 이날 시장을 견인했다.
추가로, 오만만(Gulf of Oman)에서 이란이 유조선 1척을 나포했다는 소식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을 한층 고조시키며 유가 상단을 떠받쳤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 감소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3개월 동안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았고, 이로 인해 러시아 내 연료 수급난이 심화되며 원유 수출 여력이 제한됐다.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및 수출 터미널 타격 이후, 러시아의 총 해상 연료 선적 규모는 11월 9일까지 4주 동안 하루 345만 배럴로 집계됐으며, 전주 대비 13만 배럴 감소해 최근 2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 능력의 13%~20%가 10월 말까지 일시 불능 상태가 되었고, 생산이 최대 일 11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러시아 원유 기업·인프라·탱커에 대한 추가 제재가 더해지며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추가로 제약받고 있다.
한편, 수요·공급의 상반된 신호도 존재한다. 수요일에는 OPEC이 3분기(7~9월) 글로벌 석유시장을 ‘공급 부족’에서 ‘공급 과잉’으로 수정 발표하면서 유가가 3주 저점까지 급락한 바 있다. OPEC은 이달 수정치에서 3분기 세계 원유시장이 하루 50만 배럴의 공급 과잉 상태였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지난달 발표한 하루 40만 배럴 공급 부족 전망에서 크게 뒤집힌 수치다. 또한 EIA(미국 에너지정보청)는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1,359만 배럴/일로 상향(전월 1,353만 배럴/일)하며 공급 확대 기대를 키웠다.
약세 재료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향 주력 원유의 내달 인도분 공식 가격을 11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점이 거론된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수요 민감도를 감안한 가격 전략으로 해석되며, 단기적으로는 유가의 상승 탄력을 일부 제어할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중국의 원유 수요는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1~10월 누적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억7,100만 톤으로 집계됐다.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의 견조한 수입 흐름은 글로벌 수요 펀더멘털을 뒷받침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정학 변수도 엄존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군의 베네수엘라 공습 임박설이 제기되며 원유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2위 산유국으로, 만약 실제 군사행동이 발생할 경우 산유·수출 차질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하루 13만7,000배럴 증산하기로 발표했고,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공급 과잉 조짐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10월 중순 2026년 세계 석유시장이 하루 400만 배럴 규모의 기록적 공급 과잉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현재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하루 220만 배럴 감산을 단계적으로 환원 중이며, 아직 하루 120만 배럴의 복원이 남아 있다. 10월 OPEC 산유량은 전월 대비 하루 5만 배럴 증가한 2,907만 배럴로, 2년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텍사(Vortexa) 집계에 따르면, 11월 7일로 끝난 주간 기준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적재된 원유(소위 ‘부유식 저장’)는 주간 +11% 증가한 9,518만 배럴로 늘었다. 이는 해상 재고의 누적을 시사하며, 단기 현물 타이트니스와 선물 커브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목요일 EIA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7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4.1%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4.0%, 중간유(디젤 등) 재고는 -7.9% 낮았다. 같은 주에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1.5% 증가해 하루 1,386.2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지난주 금요일 발표에서, 11월 7일로 끝난 주간 미국 가동 중 원유 시추기 수가 414기로 전주와 동일했다고 밝혔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내 최저치 410기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시추기는 2022년 12월의 5.5년 내 최고치 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핵심 포인트 요약
• 러시아 수출 차질(정유·항만 타격), 중동/베네수엘라 리스크 → 유가 상방 요인
• OPEC의 3분기 ‘공급 과잉’ 수정, 사우디 가격 인하, 美 생산 상향 → 유가 하방 요인
• 중국 수입 증가, 美·EU 제재, 해상 재고 변화, 시추기·재고 지표 → 단기 변동성 확대
용어 설명 및 배경
•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미국 내 대표적 원유 벤치마크다. 선물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며 달러/배럴로 표시한다.
• RBOB 가솔린: 미국 휘발유 선물의 표준 규격으로, 산소혼합 전 기초 가솔린을 뜻한다. 달러/갤런으로 거래된다.
• bpd: barrels per day의 약자로, 일일 배럴 단위 생산/소비/수출입 규모를 의미한다.
• OPEC+: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다. 공동 생산 정책을 통해 시장 균형을 도모한다.
• EIA/IEA: 각각 미국 에너지정보청과 국제에너지기구로, 원유 수급 통계·전망을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 노보로시스크: 러시아의 핵심 원유 수출항으로, 수출·해상 물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 부유식 저장: 유조선에 원유를 실은 채 장기간 정박시키는 것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재고 조절·가격 전략 수단으로 활용된다.
시장 해설: 무엇이 가격을 흔드나
현재 유가는 공급 차질 리스크(러시아 정유·항만 타격, 이란의 유조선 나포, 베네수엘라 리스크)와, 공급 확대 신호(OPEC 3분기 과잉 수정, 사우디 가격 인하, 미국 생산 상향), 그리고 수요 변수(중국 수입 증가)가 교차하며 변동성을 키우는 전형적 ‘혼조 국면’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물리적 공급 차질 뉴스가 나올 때마다 현물 프리미엄과 근월물이 받쳐지기 쉬우나, 중기적으로는 2026년 공급 과잉 전망과 주요 산유국의 증산 기조가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재고·시추·부유식 저장 등 실물 지표는 이러한 줄다리기 속에서 가격의 민감도를 높이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사상 최고 생산은 하방 경직성을 약화시키는 상수로 작용한다.
투자 관점에서는, 지정학 이벤트의 빈도·강도가 단기 스프레드와 변동성(V) 지표를 자주 자극하는 만큼, 근월-원월 커브와 정제마진(특히 디젤) 동향을 병행 점검하는 것이 유효하다. 다만, 본 기사에 제시된 수치·사실을 제외한 추가 가정이나 전망을 덧붙이지 않고, 확인된 데이터를 중심으로 동향을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시 및 면책
게재일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유가 증권에 대해 직접·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관련 바차트 공시 정책(Disclosure Policy)을 참조하라는 안내가 덧붙었다. 본 문서의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반드시 나스닥(Nasdaq, Inc.)의 입장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