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이란발 지정학 리스크에 국제유가 상승

국제유가가 주 후반 반등했다. 12월물 WTI 원유 선물(CLZ25)은 금요일 +1.40달러(+2.39%) 상승 마감했고, 12월물 RBOB 휘발유(RBZ25)+0.0519달러(+2.65%) 올랐다. 수요일 급락 이후 일부 낙폭을 회복한 흐름이다.

WTI 선물 개요

2025년 11월 16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가격 반등의 직접적 동인은 공급차질 우려였다. 우크라이나가 금요일 러시아의 핵심 원유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를 드론·미사일로 공격했는데, 이 항만은 9~10월에 하루 약 70만 배럴의 원유가 선적된 곳이다. 같은 날 러시아 볼가 지역의 로스네프트 사라토프 정유소(일일 처리능력 약 14만 bpd)도 공격을 받았다. 이 같은 사건은 글로벌 원유 수급 불안을 자극하며 가격에 상방 압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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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중동 리스크가 겹쳤다. 금요일 이란이 오만만에서 유조선 1척을 나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졌고, 이는 원유 선물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렸다.

RBOB 휘발유 선물 개요

러시아의 원유·정제품 수출 감소는 유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최근 석 달 동안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 내 연료 부족을 심화시키고 원유 수출 능력을 제약했다.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정유시설과 원유 수출 터미널 가동이 제한되면서, 11월 9일까지 4주 동안 러시아의 해상 유류 총 선적량은 일 345만 배럴로 집계됐고, 이는 전주 대비 -13만 배럴 감소이자 최근 두 달 내 최저였다. 우크라이나의 타격으로 러시아 정제능력의 13%~20%가 10월 말까지 상실되어 생산이 최대 일 110만 배럴까지 줄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가 러시아 석유 기업·인프라·탱커에 적용되며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추가로 억제하는 양상이다.

반면, 주중에는 약세 요인도 두드러졌다. 수요일 원유 가격은 3주 저점으로 밀렸는데, OPEC이 3분기 글로벌 석유시장의 수급 전망을 적자에서 흑자로 수정했기 때문이다. OPEC은 이번에 3분기 글로벌 잉여일 50만 배럴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달 제시한 일 -40만 배럴 적자 전망에서 대폭 상향된 수치다. 또한 EIA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1,359만 bpd로 상향(전월 1,353만 bpd)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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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데이터
— OPEC 3분기 수급: +50만 bpd 잉여 (종전: -40만 bpd 적자)
— EIA 2025년 미국 생산 전망: 1,359만 bpd
— 러시아 해상 유류 선적: 4주간 일 345만 bpd, 전주 대비 -13만 배럴

약세 재료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주 목요일 아시아 인도분 주력 유종의 공식판매가격(OSP)11개월 내 최저로 인하한 점도 지목됐다. OSP 인하는 통상 아시아 수요 환경을 반영하며,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 압력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의 견조한 물동이 유가 지지로 작용했다. 지난 금요일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1~10월 원유 수입4억7,1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중국은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으로, 수입 증가세는 글로벌 수요 견조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군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공격에 착수할 가능성이 거론되며, 세계 12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공급 차질 위험이 부각되어 유가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OPEC+ 정책 변화도 주목된다. 11월 2일 회의에서 OPEC+는 12월 +13만7,000 bpd 증산 후,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잉여 확대 조짐을 반영한 결정이다. IEA는 10월 중순 2026년 기록적 글로벌 잉여일 400만 배럴로 전망한 바 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했던 일 220만 배럴 감산의 완전 복원을 시도 중이며, 아직 일 120만 배럴을 추가로 복원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OPEC의 10월 원유 생산+5만 bpd 증가한 일 2,907만 배럴로, 2년 반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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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식 저장 지표도 늘었다. 보텍사(Vortexa)에 따르면,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는 11월 7일로 끝난 주 기준 주간 +11% 증가한 9,518만 배럴로 집계됐다. 부유식 저장의 증가는 단기 수급 완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목요일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7일 기준 미국 재고는 원유계절 5년 평균 대비 -4.1%, 휘발유-4.0%, 디스틸레이트(경유·등유류)가 -7.9%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주간 +1.5% 증가한 일 1,386.2만 배럴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추 활동은 다소 회복됐다. 베이커휴스(Baker Hughes)에 따르면, 11월 14일로 끝난 주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 수+3기 늘어난 417기로 집계됐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내 최저치 410기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 2.5년 동안 시추기는 2022년 12월의 5.5년 내 최고치 627기에서 가파르게 감소한 바 있다.


용어 설명과 맥락
WTI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기준 선물이다. RBOB는 개량 블렌드 휘발유로, 미국 휘발유 선물의 표준 규격을 뜻한다. bpd는 하루 배럴 수(배럴/일) 단위를 의미한다. OSP(공식판매가격)는 산유국이 지역별·유종별로 공시하는 기준 가격으로, 아시아 정제사들의 구매 지표가 된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다. EIA(미 에너지정보청)와 IEA(국제에너지기구)는 각각 미국 정부와 주요국 에너지 연합의 통계·전망 기관이다. 보텍사(Vortexa)는 해상 에너지 물류 데이터 분석 회사로, 부유식 저장 등 실시간 흐름을 집계한다. 베이커휴스의 시추기 집계는 미국 내 원유 생산 추세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전문가적 해설
지정학 리스크공급·수요 펀더멘털엇갈리며 유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이란 이슈가 단기 상방 압력을 형성하는 반면, OPEC의 흑자 전환 전망과 사우디의 OSP 인하, 그리고 미국의 사상 최고 생산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중국의 수입 증가는 수요 측 지지를 제공하지만, 해상 부유식 저장 증가시추기 저점 부근은 수급 균형이 미세하게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요컨대 단기 방향성은 사건 리스크에 민감하나, 중기로는 OPEC+의 증산 복원 속도와 미국 생산 추세, 그리고 제재·공격 등 공급 차질의 지속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시 및 면책] 본 보도에 따르면, 기사 게재일 현재 필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해당 증권에 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사 내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바차트의 공시 정책에 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본문에 담긴 견해와 의견은 필자의 견해로, 나스닥(Nasdaq, Inc.)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