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중질유(WTI) 9월물 가격이 8월 18일(현지시간) 배럴당 0.62달러(0.99%) 오른 63.12달러에 마감했다. 9월 RBOB 휘발유 선물도 0.0262달러(1.26%) 상승해 2.10달러선을 기록했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단기간에 종결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됐다. 시장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2차 제재가 강화돼 글로벌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 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으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이를 상쇄하며 유가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쟁이 조기에 끝나면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가 해제되고 거래가 정상화돼 유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간에 2차 제재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시사하면서 매도 압력은 제한됐다.
OPEC+ 증산 계획과 공급 현황
유가 상승폭은 OPEC+의 증산 움직임으로 일정 부분 제약됐다. OPEC+는 8월 2일 회의에서 9월 1일부터 하루 54만 7,000배럴의 추가 증산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 2년간 시행한 감산 조치를 단계적으로 철회해 2026년 9월까지 총 220만 배럴을 복원하는 로드맵의 일환이다. 현재도 166만 배럴이 2026년 말까지 계획상으로 감산 상태에 남아 있다. 7월 OPEC 산유량은 전월 대비 2만 배럴 감소한 2,831만 배럴로 집계됐다.
“OPEC+ 증산이 진행 중이지만, 전쟁 리스크와 제재 이슈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하며 단기적으로는 상승 모멘텀이 우세하다.”
글로벌 재고 및 미국 에너지 지표
영국 조사업체 Vortexa는 8월 15일 기준 7일 이상 정박 상태인 전 세계 유조선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2% 감소한 8,249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체 재고 축소는 공급 타이트닝을 의미해 유가에 우호적인 신호다.
한편, EIA(미 에너지정보청)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8월 8일 주간 미국 원유 재고는 304만 배럴 늘어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5년 평균 대비로는 여전히 5.1% 낮은 수준이다. 휘발유 재고는 0.25% 초과, 디스틸레이트(난방유·경유) 재고는 15.45% 부족했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은 일 1,332.7만 배럴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으나, 2024년 12월 첫째 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363.1만 배럴)에는 못 미친다.
서비스 기업 Baker Hughes는 8월 15일로 끝난 주간 미국 석유 시추 장비(리그) 가동 수가 411기로, 8월 1일 기록한 3.75년 최저치 410기보다 한 기 많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2022년 12월 627기에서 2년 반 만에 급감한 모습이다.
용어 해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텍사스 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중질유를 말하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대표적 원유 벤치마크다. RBOB는 Reformulated Gasoline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로, 미국 환경 기준에 맞춰 배합된 휘발유 선물을 의미한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의 약자로, 원유·가스·전력 등 에너지 통계를 제공한다. Baker Hughes 리그 카운트는 미국 내 원유·가스 시추 장비 가동 수를 주간으로 집계해 업계의 투자 및 생산 의지를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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