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 요약] 중국 팝마트(Pop Mart International Group)가 2025년 매출 200억 위안(약 2조7,800억 원) 목표 달성에 탄력을 받고 있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왕닝(王寧)은 "올해 300억 위안(약 4조1,800억 원) 정도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애니메이션·테마파크·글로벌 확장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2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팝마트는 전날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공개한 직후 진행된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회사는 주력 상품인 ‘어글리-큐트(ugly-cute)’ 캐릭터 라부부(Labubu)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400% 가까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홍콩 증시에서 팝마트 주가는 21일 오전 한때 5% 이상 뛰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230%를 상회해 바비 인형 제조사 마텔과 헬로키티 지주사 산리오 등 전통 완구 대기업을 시가총액 기준으로 앞질렀다.
▶ 고성장 견인하는 해외 시장
팝마트 임원진은 중동·중부유럽·중남미 등 신흥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왕 CEO는 "해외 시장은 여전히 매우 긍정적이며 성장 여력이 광범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4년에는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을 합친 규모가 중국 내 매출과 맞먹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재 4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향후 1~2년 동안 비교적 빠른 속도로 신규 매장을 열겠다"며 올해만 최소 10개 매장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 팝마트 비즈니스 모델: ‘블라인드 박스’
회사의 핵심 사업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컬렉션형 피규어를 ‘블라인드 박스(Blind Box)’ 형태로 판매하는 것이다. 가격은 개당 10~20달러 선이지만, 구매 시 내부에 어떤 디자인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랜덤 요소’가 구매욕을 자극한다.*
* 용어 설명 — 블라인드 박스는 상자를 뜯기 전까지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는 포장 방식을 뜻한다. 소비자는 ‘뽑기’ 개념의 재미와 희소성에 가치를 두고, 기업은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 중국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라부부’의 글로벌 돌풍
홍콩 출신 아티스트 카싱 룽(Kasing Lung)이 디자인한 ‘The Monsters’ 시리즈의 주인공 라부부는 리한나·데이비드 베컴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의 사랑을 받으며 순식간에 완판 행진을 이어 갔다. 팝마트는 이번 주 핸드백 장식으로 주로 쓰이던 라부부를 휴대폰에 걸 수 있는 미니 버전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The Monsters’ 시리즈는 올 상반기에 48억1,000만 위안(약 6억6,998만 달러)을 벌어들여 전체 매출의 34.7%를 차지했다. 이 밖에 ‘몰리(Molly)’·‘크라이베이비(Crybaby)’ 등 네 개 시리즈가 각각 10억 위안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 펀더멘털 vs. 밸류에이션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제프 장은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도 기존 시리즈 재입고와 신규 에디션 출시가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사업 리스크가 큰데 투자자들이 이를 간과해 주가가 과대평가된 상태"라고 경고했다.
▶ 디즈니를 넘어서는 ‘팝마트 유니버스’ 청사진
임원진은 자사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영화·테마파크 사업에서도 가능성을 낙관했다. 단기적으로 당장 큰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즈니에 버금가는 지식재산권(IP) 생태계 구축을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환율 주석 — 기사에 사용된 달러-위안 환율은 1달러=7.1866위안이다.
▶ 기자의 시각
팝마트의 고성장 배경은 단순히 캐릭터의 귀여움에만 있지 않다. 가챠(Gacha)식 랜덤 판매·SNS 바이럴·한정판 전략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소비자 참여형 컬렉션 문화를 창출했다. 다만 과열된 주가와 IP 의존도, 신규 라인업의 성공 여부는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