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예상 밖 급등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14일(현지시간)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09% 상승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2% 하락했다. 나스닥100지수는 보합으로 거래를 마치며 주요 지수 간 방향성이 엇갈렸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08%,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24% 하락 마감하며 장중 변동성을 반영했다. 증시는 장 초반 약세로 출발했으나, 일부 낙폭을 만회하며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혼조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요인은 PPI의 충격적 상승이다. 7월 미국 최종수요 PPI는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3.3% 급등해 시장 예상치(각각 0.2%, 2.5%)를 크게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0.9% m/m, 3.7% y/y로 예상을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이는 기업들이 이미 도입된 관세 비용을 도·소매 단계에 빠르게 전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준 완화 기대감 급속 냉각
PPI 쇼크 직후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9월 FOMC에서 50bp(0.50%p) 인하 가능성을 0%로 반영했고, 25bp 인하 확률은 93%로 후퇴했다. 이는 1일 발표된 부진한 고용보고서와 13일 발표된 온건한 CPI 이후 한때 50bp 인하확률을 11%까지 반영했던 것과 대비된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비둘기파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노동시장에 긴급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50bp 인하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 역시 “현 경제 여건으로는 50bp 인하를 지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무장관 발언 번복과 국채금리 상승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전일 “정책금리가 150~175bp 낮아야 한다”고 언급하며 9월 50bp 인하를 거론했으나,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연준에 지시한 것이 아니며 특정 모델의 중립금리 추정치를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의 후퇴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10년물 국채금리는 5.4bp 상승한 4.287%로 마감했다.
유럽 채권시장도 동조세를 보였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3.2bp 오른 2.712%, 영국 10년물 금리는 5.1bp 오른 4.641%로 마감했다.
경제 지표·무역 변수
실업 지표는 혼재됐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천 건 감소한 22만4천 건으로 예상(22만5천 건)과 유사했으며, 계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만5천 건 줄어 195만3천 건으로 노동시장의 견조함을 시사했다.
무역 전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11월까지)했고,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예고했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대(對)인도 관세는 25%에서 50%로 상향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관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로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기업·섹터 동향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아마존이 +2.9%로 가장 큰 폭 상승했고, 테슬라가 -1.1%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반도체주는 혼조였는데, 인텔은 +7.4% 급등했으나 AMD·어라인테크·글로벌파운드리스는 1% 이상 하락했다.
가상자산 약세로 비트코인이 -4% 급락했으며, 마이크로스트레티지(-4.4%)·코인베이스(-0.7%) 등이 동반 하락했다. 반면 라이엇플랫폼스는 +5.7% 상승으로 차별화됐다.
그 외 시스코시스템즈(-1.5%)는 보수적 연간 가이던스로, 디어(-6.8%)는 농가 설비투자 둔화 우려로 급락했다. 다우(+2%)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의견 상향으로, CVS헬스(+2.4%)는 베어드의 ‘아웃퍼폼’ 제시로 상승했다.
향후 일정·전망
시장은 15일(금) 트럼프–푸틴 정상회담과 7월 미국 소매판매(+0.6% m/m 예상), 제조업·산업생산 지표(각각 0% m/m 예상),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62.0 예상)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10월 회의에서 두 번째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은 53%로 가격에 반영됐다.
S&P500 2분기 실적은 82%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전년 대비 9.1% 증가해 사전 전망치(2.8%)를 크게 능가하며 4년 만에 최대폭 성장을 기록했다.
용어 설명※
1 PPI(Producer Price Index): 생산자가 거래 단계에서 받는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2 FOMC: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의 주요 회의체다. 3 매그니피센트 7: 미국 대형 기술주 7개(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메타·테슬라)를 일컫는 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