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PPI에도 뉴욕증시 혼조…S&P 0.09%↑·다우 0.02%↓

뉴욕증시가 14일(현지시간) 뜨거운 생산자물가지수(PPI) 충격에도 불구하고 강보합권에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9% 상승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2%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같은 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5bp(0.05%포인트) 올라 4.287%를 기록했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8% 떨어졌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24% 내렸다. 장 초반 PPI 서프라이즈와 국채 금리 급등으로 매물이 출회됐으나, 장중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요 지수는 혼조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지표는 7월 미국 PPI였다. 헤드라인 기준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3.3% 올라 시장 예상치(각각 0.2%, 2.5%)를 크게 상회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3.7% 급등해 예상치(0.2%, 3.0%)를 뛰어넘었다.

PPI(Producer Price Index)는 기업이 재화·서비스를 생산할 때 받는 도매단가를 측정한 지표로,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CPI)에 1~2개월 선행한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PPI가 급등하면 생산단계에서의 비용 압력이 ‘소비자 단계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표 충격에 연방기금(FF) 선물시장에서 9월 FOMC에서 50bp 인하 가능성이 0%로 사라졌고, 25bp 인하 확률은 93%로 후퇴했다. 이는 8월 1일 부진한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 전(40%)과 비교하면 여전히 완화적이나, 전일 재무장관의 비둘기파적 발언 직후(50bp 인하 확률 11%)보다는 덜 완화적인 수준이다.


연준발(發) 코멘트: ‘50bp 인하는 시기상조’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의 견조함을 감안할 때 50bp 인하는 시급하다는 시그널을 줄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올해 두 차례(각 25bp) 인하를 지지하지만, 노동시장이 추가로 둔화될 경우 세 번째 인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현 경제 여건과 전망을 볼 때 50bp 인하는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9월 회의 결정은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전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립금리가 더 낮다는 모델 결과를 언급했을 뿐 연준에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9월 50bp 인하뿐 아니라 일련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이날 시장은 그의 발언을 일단 보수적으로 재해석했다.


무역·관세 변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확대

무역 전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11월까지)했다. 그러나 지난주 그는 반도체 수입품에 100% 관세, 인도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예고했고, 제약품 관세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새 관세가 모두 발효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15.2%로 올라 2024년(2.3%) 대비 일곱 배 가까이 뛴다고 추산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15일 예정된 트럼프–푸틴 정상회담(동부시간 오후 3시 30분 개막)을 주시하고 있다.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지정학 리스크와 무역 관련 발언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경제지표 일정

16일(현지시간) 공개될 7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 자동차 제외 소매판매는 0.3% 증가가 전망된다. 같은 날 발표되는 7월 산업생산·제조업 생산은 전월과 같은 수준이 예상된다. 미시간대학교 8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2.0으로 0.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 실적·종목 동향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할 전망이다(어닝시즌 전 예상치 2.8%↑). 82%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고, 그 가운데 82%가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중 아마존(AMZN) 2.9%↑, 테슬라(TSLA)는 1.1% 하락해 대비됐다. 반도체주도 혼조를 보였다. 인텔은 7.4% 급등했으나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 글로벌파운드리스(GFS), 얼라인 테크놀로지(ALGN)는 1%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4% 가까이 급락하면서 암호화폐 관련주도 약세였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4.4%, 코인베이스(COIN)·마라홀딩스(MARA) ‑0.7%였으나, 라이엇 플랫폼스(RIOT)는 5.7% 상승하며 흐름을 거스렸다.

시스코시스템즈(CSCO)는 보수적 가이던스로 1.5% 하락했고, 디어(DE)는 농가 설비투자 둔화 우려로 6.8% 급락했다. 반면 다우(化학사) 2%↑, CVS헬스 2.4%↑ 등 업종별 차별화가 부각됐다.

한편 15일(미국 기준) 장 마감 후 딜라즈(DDS), 세일포인트(SAIL), 플라워스푸드(FLO) 등 3개사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용어 속풀이

PPI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이 제품·서비스를 생산해 도매시장에 판매할 때 책정되는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FF 금리 연방기금금리는 미국 은행 간 초단기(하루) 자금거래 금리로, FOMC가 목표 범위를 설정해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bp(basis point)는 0.01%p(퍼센트포인트) 단위로, 금리 변동폭을 세밀하게 표현할 때 사용한다.

이처럼 핵심 경제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 그리고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뒤섞이면서 증시는 단기 방향성 모색 국면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관세·정책 변수에 반응하는 전형적인 헤드라인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