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오션, <0%> 전환우선채 5억5,000만 달러 발행…2026년 만기 채권 11억3,000만 달러 규모 현금 매입 추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디지털오션 홀딩스(DigitalOcean Holdings, Inc.)가 0% 금리로 2030년 만기 전환우선채(Convertible Senior Notes) 5억5,000만 달러어치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채권은 초기 투자자(Initial Purchasers)에게 배정되며, 기존 발표했던 5억 달러에서 5,000만 달러(10%) 증액됐다.

2025년 8월 12일, RTT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미 증권법 규정 Rule 144A에 따라 기관 전용으로 진행되며, 채권 발행 대금 정산(Closing)은 8월 14일로 예정돼 있다.

전환우선채는 보유자가 일정 조건에 따라 발행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를 뜻한다. 통상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또는 무이자)를 제공하는 대신 주식 전환 권리를 부여해 투자자에게 잠재적 주가 상승 이익을 돌려주는 구조다.

디지털오션은 초기 인수자에게 13일간 최대 7,500만 달러어치 추가 매입(그린슈) 옵션도 부여했다. 옵션이 전부 행사될 경우 총 발행 규모는 6억2,500만 달러로 늘어난다.

회사는 발행 후 순조달액 5억3,240만 달러(옵션 미행사 기준)를 확보할 전망이다. 옵션 전액 행사 시 순조달액은 6억560만 달러로 증가한다. 디지털오션은 이 가운데 7,381만 달러를 상한(call) 거래(Capped Call Transactions)에 투입하고, 나머지 금액과 기존 보유 현금·기한대출(Term Loans)을 활용해 2026년 만기 0% 전환우선채 원금 11억9,000만 달러어치를 약 11억3,000만 달러 현금으로 조기 매입(Repurchase)할 계획이다.

상한 거래는 전환주식 가치 상승에 따른 희석을 방어하기 위한 옵션 전략으로, 주가가 계약 상한가를 넘어설 경우 회사가 주주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구조다. 옵션이 전부 행사될 경우 추가 순조달액 역시 상한 거래 확대 및 일반 기업 목적(자금운용·추가 채권 매입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동시에 회사는 2026년 만기 채권 11억9,000만 달러어치를 11억3,000만 달러에 매입하기로 초기 투자자와 합의했다. 채권 가격이 액면 대비 할인된 것은 무이자 채권 특성상 이자비용이 없고 전환권 가치가 남아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디지털오션은 “채권 구조 단순화와 장기 자본비용 절감, 주주가치 극대화가 이번 자금 조달·조기 상환의 핵심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2027년 7월 31일 만료되며, 기존 주가 흐름과 유동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주가 동향도 눈길을 끈다. 발행 전날(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디지털오션 주가는 10.56% 하락한 29.56달러에 장을 마쳤다. 시간외(overnight) 거래에서는 0.78% 추가 하락한 29.33달러를 기록했다.

기업 개요 및 시장 맥락
디지털오션은 중소 규모 개발자·스타트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IaaS(서비스형 인프라) 클라우드 기업이다. AWS·MS 애저·구글 클라우드 등 대형 사업자와 달리 간결한 요금체계·개발자 친화적 UX를 앞세워 차별화한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중소 스타트업 지출이 위축되자, 비용 구조 개선과 자본 재편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 시각
전환우선채 발행→채권 조기상환→자사주 매입이라는 일련의 자본구조 최적화 전략은 무이자 조달로 차입비용을 억제하면서도, 단기적으로 희석 압력을 낮추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한(call) 가격을 상회할 경우 주식 전환이 이뤄져 총주식수 증가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와 같은 선택은 최근 금리 고점 논쟁 속에서도 우량 클라우드 기업이 제로 쿠폰(0%)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시장 유동성이 건실하다는 방증이자, 기관투자자가 여전히 성장형 SaaS 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 해설

전환우선채(Convertible Senior Note) : 만기 시 현금 상환 또는 발행사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이자율이 낮거나 0%인 경우가 많다. 보통주로 전환되면 주식수(지분)가 증가해 기존 주주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

상한(call) 거래(Capped Call) : 전환우선채 발행사가 옵션 매입을 통해 주가가 특정 가격 이상으로 상승했을 때 발생하는 희석 효과를 상쇄하는 구조. 옵션 가격과 상한가(cap)가 사전에 정해진다.


향후 관전 포인트

우선, 2026년 만기 채권을 대규모로 조기 매입함으로써 디지털오션의 단기 부채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둘째, 2030년 만기 채권의 전환 가격·상한가가 구체적으로 공개되면 희석 가능성을 보다 명확히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셋째, 1억 달러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실제 집행될 경우 주가 방어 및 주당순이익(EPS) 개선도 기대된다.

디지털오션은 8월 14일 정산 이후 구체적인 전환 조건, 상환 일정, 주식 매입 계획 등을 순차적으로 공시할 예정이다. 시장은 매출 성장률 회복과 함께 이번 자본 재편이 현금흐름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